[스토리뉴스] 흉물이 된 놀이동산, 어쩌다 이런 일이?

[스토리뉴스] 흉물이 된 놀이동산, 어쩌다 이런 일이?

베이비뉴스 2020-01-23 15:05:24 신고

【베이비뉴스 김재호 기자】

2015년부터 운영을 중단한 부천종합운동장 내에 위치한 경인랜드 놀이공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015년부터 운영을 중단한 부천종합운동장 내에 위치한 경인랜드 놀이공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해 있는 한 폐장 놀이공원을 찾았습니다. 2007년 6월 운영을 시작한 경인랜드 놀이공원입니다.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찾던 이곳은 토지 소유주인 부천시가 부천종합운동장 일대에 '역세권 융·복합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인랜드 측과 맺은 토지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면서 2015년 10월 운영을 멈췄습니다. 이곳은 5년째 방치되면서 녹으로 바랜 흔적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 추억의 공간에서 이제는 애물단지가 된 놀이공원

5년째 작동을 멈춘 채 녹이 슬어 있는 회전목마.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5년째 작동을 멈춘 채 녹이 슬어 있는 회전목마.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경인랜드의 관람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경인랜드의 관람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기자가 찾은 놀이공원은 이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모습이었습니다. 관리되지 못해 무성한 잡초에 텅 빈 상태로 녹슨 놀이기구들이 왠지 공포영화에 나오는 장소 같았습니다. 현재 이 놀이공원은 오랜 시간 방치돼 곳곳이 녹슬고 부서진 놀이기구들 탓에 주변 경관을 해쳐 지역의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의 흡연 지역으로 사용되고 있는 놀이공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의 흡연 지역으로 사용되고 있는 놀이공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놀이공원 안에 버려진 담배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놀이공원 안에 버려진 담배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금은 주로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의 흡연장소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청소년들의 일탈 공간으로 사용되어 우범지대가 되진 않을까 인근 주민들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밝은 낮 시간이었지만 천장이 찢어지고 운행을 멈춘 놀이기구들이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들게 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밝은 낮 시간이었지만 천장이 찢어지고 운행을 멈춘 놀이기구들이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들게 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창 운영 중일때 아이들과 몇번 왔었던 곳인데 어느샌가 갑자기 문을 닫았더라고요. 지금은 지나갈때마다 뭔가 섬뜩해요."

근처를 지나던 한 시민과의 대화에서 지난 경인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좋았던 추억에 대한 얘기와 지금은 동네의 흉물로 변한 경인랜드의 현재 처지를 알 수 있는 말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부천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놀이공원의 갑작스런 폐업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경인랜드의 예전 모습. ⓒ경인랜드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경인랜드의 예전 모습. ⓒ경인랜드

갑작스럽게 폐업해 흉물로 전락한 놀이공원에 대해 경인랜드 대표이사에게 얘기를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부천시의 정책사업으로 부천종합운동장 내에 놀이공원조성이 계획되고 부천시는 부천무역개발주식회사라는 회사를 설립해 처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조성 금액으로 그 당시 필요했던 금액을 전액투자를 하기엔 자금적 여유가 없어 부천무역에서 놀이공원 경영을 하되 부족한 자금을 민자유치를 통해 충당했고 동업 제안을 받아 계약을 체결해 부천시와 같이 사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부천무역개발주식회사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적자로 감사가 시작됐고 결국 부천시에서 본인에게 놀이공원의 인수를 제안 그때부터 놀이공원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됐습니다."

◇ 부천시의 갑질? 경인랜드측의 주장

5년째 흉물로 방치되어 있는 부천 경인랜드.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5년째 흉물로 방치되어 있는 부천 경인랜드.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부천무역이 놀이공원 경영에서 물러날 때 우리도 같이 나갔으면 투자금이라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었을 텐데... 부천 인근에 놀이공원이 없어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부담 없이 와서 놀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나름의 사명감으로 계속했는데... 착잡합니다."

놀이공원을 완전 인수한 경인랜드 측은 내부적인 구조조정과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다듬는 노력을 했고 힘겹게 많은 부천 시민들이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10년째 부천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운영이 되던 어느날 부천시에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역세권융복합개발을 할 예정이니 기한연장을 해 줄 수 없다, 자진철거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이었습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의 보상이 이뤄질 줄 알았고 부천 시민들을 위해서 부지 개발을 하겠다는 부천시의 의견이니 동의하고 모든 의견을 받아들였지만 그날로 농이공원은 아무 계획도 없이 멈추게 됐다는 게 경인랜드 대표의 주장입니다.

그 후 토지보상법상 시의 보상조치가 이뤄질 거라 생각했지만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보상받을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철거 놓고 부천시-경인랜드 계속되는 갈등

흉물로 남아 있는 놀이시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흉물로 남아 있는 놀이시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종합운동장 역세권개발을 한다고 그러더니... 이렇게 5년동안 시설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경인랜드는 부천시를 상대로 보상을 촉구하며 놀이기구 등을 매입해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2심까지 진행했지만 패소했습니다. 행정 재산은 언제든지 행정 목적에 따라 바뀔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경인랜드 측은 "부천종합운동장 개발계획으로 부천시가 같이 하자고해서 투자했는데 인제 와서는 다른 사업을 이유로 무작정 철거하라니 이게 갑질이 아니고 뭔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전혀 문제될 게 없는 계약이었는데... 부천시의 입장

많은 부천 시민들이 찾았던 경인랜드의 예전 모습. ⓒ경인랜드 많은 부천 시민들이 찾았던 경인랜드의 예전 모습. ⓒ경인랜드

"철거 관련한 사전 공지를 6개월 전에 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전혀 문제 될 거 없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경인랜드는 부천시 땅을 임차해 만든 시설이고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는 임차 기간이 종료돼 업체가 스스로 놀이기구를 철거해야 합니다. 지장물 대상으로 보기 힘들기에 보상은 힘듭니다."

부천시 측은 부천종합운동장을 관리하고 있는 부천 도시공사와 부천시 체육 관련 부서에 경인랜드 놀이시설을 철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경인랜드 측이 반발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경인랜드 측이 '선보상 후철거'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땅이 부천종합운동장 역세권 융복합개발사업에 포함되면서 토지 임대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행정 재산은 언제든지 행정 목적에 따라 바뀔 수 있다"라는 법의 범위 안에서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는 사항이라는 게 부천시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부천시를 상대로 놀이시설을 매입해 달라는 지상물 매수 청구권 소송을 경인랜드 측에서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이처럼 경인랜드와 부천시의 긴 갈등이 계속되는 동안 흉물이 돼 버린 놀이시설을 두고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변경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서 탈선 장소 혹은 우범지대가 되진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추억의 장소가, 흉물로 변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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