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개최한 지구종말 시계 공개 행사에 참석해 “북한이 기회를 잘 포착해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을 때,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북한을 끌어안고 한국이 그들을 뭐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을 때 북한은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는 눈을 넓혀서 북한도 어떻게 하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회원국이 되느냐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방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미국이 혼자 (제재)한 것이 아니고 안보리 전체, 국제사회가 제재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느 정도 국제사회가 수긍할 만한 역할을 할 경우 자연히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밖에 트럼프 정부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체결했던 이란 핵합의와 파리기후협약 등에서 탈퇴한 것을 비판하면서 향후 북한과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 내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견해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 협상을 10년간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가 어떤 사람보다 실망이 클 수 있다. 제가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니까 좀더 자연스러운 입장에서 비판적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며 “비판이 아니라 우정어린 충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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