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g Art to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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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2020-01-26 17:00:00 신고

12월 23일부터 2017년 1월 21일까지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위치한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윤미선 작가의 전시가 열립니다.


윤미선(1979년~)
삶 속에서 겪은 수많은 감정과 느낌을 패치워크 기법을 통해 자화상으로 표출해온 윤미선 작가는 원단을 염색하고 수없이 자르고 붙이며 내적 상처를 치유해왔다. 타인이 느꼈을 수많은 감정에 이입한 자화상 작품은 각 인물에게 깊이 각인된 상흔을 서로 공유한 기록이다.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에 앞서 작가에게 작품의 탄생 배경과 작업 방식 등에 대해 물었다.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위치한 노블레스 컬렉션에서는 12월 23일부터 2017년 1월 21일까지 그의 회화와 드로잉 작품 17점을 선보인다.






섬유를 이용한 패치워크로 자화상을 만든 윤미선 작가

사람의 얼굴을 소재로 자화상 작업을 해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얼굴에 나타난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이 제게 큰 만족감과 해방감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 보도자료에서 본 ‘타인의 거죽을 빌린 자화상’이라는 말이 인상 깊어요. 본인의 자화상이 아닌 타인의 거죽을 빌려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저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타인의 얼굴에서 저와 동일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겉모습이 다를 뿐 불안함과 두려움 같은 느낌이 서로 비슷하게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해요.
초기에는 일반적 상황이 아니라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의 피해자를 피사체로 삼았다고 들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처음엔 전쟁, 시위, 자연재해 같은 불가항력적 상황에 내던져진 피해자에게 집중했어요. 제가 그 일을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오래도록 심취해 있었던 걸 보면 그들이 느낀 아픔과 두려움을 공감하지 않았나 싶어요. 수많은 인물의 감정을 주목해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면서 ‘어쩌면 내가 편협한 시각으로 인물을 바라보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군요. 극단적 상황에 놓이지 않은 사람들도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내면적 불안과 두려움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이제는 특정 인물을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다채롭게 그려보고 싶어요.
자화상 작업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에 주목했나요? 가족들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존중하기보다 그들이 바라는 딸과 누나의 모습을 저에게 강요하곤 했어요. 그 틀에 맞지 않을 때 가해지는 폭언 등이 저 자신을 옥죄게 만들었죠. 예를 들어 성장기부터 성적, 외모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서 남들과 비교하며 멸시하는가 하면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감시하는 등 가족의 폭력적 행위가 제게 고스란히 내적 상처로 남았어요. 그때 스스로를 지키지 못해 느낀 자괴감과 불안감 등이 자화상 작업의 시발점이 되었어요.





천을 염색하고 잘라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완성하는 자화상

섬유를 이용한 패치워크로 회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데, 어떻게 지금의 작업 방식을 고안하게 되었나요?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실과 원단을 많이 다루긴 했지만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어요. 2005년 졸업 후 천을 이용해 조각보처럼 붙이는 등 시행착오를 거치다 2010년에 지금의 작업 방식에 이르게 됐어요. 천이라는 재료는 제가 가장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물감과 캔버스이면서 색감, 다양성, 입체감까지 두루 충족시키는 훌륭한 재료예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천을 이용한 회화 작품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섯 살 무렵부터 꾸준히 그림을 그렸지만 마음속에는 도무지 해소되지 않는 상처의 편린이 남아 있었어요. 그러다 천이라는 물성을 이용해 자화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희열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겐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고, 작품을 완성했을 때 드는 만족감이 계속 다음 작업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멀리서 보면 일반적 회화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한 땀 한 땀 이어 붙인 공예 같은 독특한 작품이에요. 어떤 작업 방식으로 완성하는지 궁금해요. 회화와 패션 기법을 이용한 작업 방식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먼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대략적으로 스케치한 후, 인물의 느낌에 맞게 원단을 염색하고 자르고, 재봉틀과 손바느질을 통해 붙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요. 컬러나 형태 등을 명확하게 계산하기보다는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성에 맡기는 편이에요.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 에선 연필을 이용한 드로잉과 패치워크로 만든 회화 작품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이는데, 둘을 나눠 작업한 기준이 있나요? 드로잉과 패치워크로 만든 회화 작품은 상호 보완적이에요. 많은 재료를 사용해 오랫동안 해야 하는 패브릭 작업은 때로 답답한 순간이 있거든요. 반면 연필 하나로 짧은 순간에 완성하는 드로잉 작업은 재미있는 면 분할을 체득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면서 머릿속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그릴 수 있어서 정신적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2012년 첫 솔로전 , 2015년 , 그리고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 까지 어떻게 변화해왔다고 생각하세요? 색감과 느낌은 조금씩 변했지만 자화상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동일해요. 그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제목처럼 작품과의 대면을 통해 관람객이 다양한 감정을 환기했으면 해요. 제가 그린 인물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아요. 슬픈 자화상이 기쁜 일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Untitled 16-1, Painted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145.5×112.1cm, 2016, \8,000,000




1 Portrait 15-4, Painted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72.7×60.6cm, 2015, \2,000,000
2 Face 15-13, Painted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53×45.5cm, 2015, \1,000,000




1 Face 15-12, Painted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53×45.5cm, 2015, \1,000,000
2 Portrait 16-2, Painted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90.9×72.7cm, 2016, \3,000,000





Untitled 10-10, Fabric and Thread(Sewing) with Canvas, 162×112cm, 2010, \10,000,000




1 D 15-57, Pencil on Paper, 36.4×25.7cm, 2015, \300,000
2 D 15-121,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2 D 15-41, Pencil on Paper, 36.4×25.7cm, 2015, \300,000




1 D 15-122,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2 D 15-125,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3 D 15-123,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1 D 16-7, Pencil on Paper, 29.7×21cm, 2016, \300,000
2 D 15-133,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3 D 15-127, Pencil on Paper, 29.7×21cm, 2015, \300,000

※전시 일정 : 12월 23일~2017년 1월 21일(일요일 휴관), 노블레스 컬렉션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최윤정(amych@noblesse.com)
진행 조윤영 사진 안지섭(인물), 박원태(작품) 디자인 마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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