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는 28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 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7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마르티네스를 세트스코어 4-3(15-7 8-15 13-15 15-8 15-6 1-15 11-7)으로 이겼다.
이로써 김병호는 PBA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1억원도 챙겼다. 이 대회 전까지 시즌 순위 60위 권에 머물렀던 김병호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순위를 7위로 끌어올리며 다음 달 열릴 왕중왕전 출전권도 획득했다.
4강전에서 ‘3쿠션 4대천왕’으로 불리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를 3-1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던 김병호는 결승전에서도 첫 세트를 15-8로 쉽게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첫 이닝에서 5득점을 연속 올리는 등 엄청난 몰아치기 실력을 뽐내며 불과 5이닝 만에 15점을 따냈다.
하지만 2세트부터 마르티네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마르티네스는 2세트를 15-8로 이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르티네스는 1이닝과 2이닝에서 각각 5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김병호도 1이닝에서 2점짜리 뱅크샷 2개 포함, 6점을 올리며 반격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매 이닝 득점을 올리며 추격을 뿌리쳤다.
3세트도 마르티네스의 차지였다. 마르티네스는 자신의 4이닝 후공 전까지 4-1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4이닝 공격 때 2점짜리 뱅크샷 2개 포함, 8점을 뽑아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고 15-13 역전극을 완성했다.
PBA 출범 후 처음으로 우승 기회를 잡은 김병호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병호는 4세트와 5세트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15-8, 15-6으로 잇따라 따냈다. 김병호는 3, 4세트에서 초반 무섭게 점수를 쓸어담았다. 반면 마르티네스는 손쉬운 공을 놓치는 실수를 쏟아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6세트에서 15-1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고 흐름을 반전시켰다. 승부는 마지막 7세트로 이어졌다.
김병호는 7세트에서 대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김병호는 3이닝까지 1-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4이닝 선공에서 무려 연속 10득점을 올려 뒤집기 우승을 달성했다.
김병호의 딸인 김보미도 현재 여자 프로당구 선수로 활약 중이다. 아직 딸은 우승을 이루지 못했지만 아빠가 먼저 첫 우승을 맛봤다. 김보미는 관중석에서 조용히 응원을 하다가 아빠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병호는 우승 인터뷰에서 “보미가 ‘아빠는 우승 많이 못했다’고 많이 놀렸는데 이제 보미에게 자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 우승하기는 했지만 저는 아직까지 ‘보미 아빠’라고 불리는게 좋다”고 말했다.
김병호는 결승전을 돌아보며 “상대 선수가 너무 잘 치는 바람에 반포기하고 쳤는데 갑자기 집중이 확 되더라”며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쳤다. 보미야 사랑한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무명 노장에서 일약 PBA 챔피언으로 우뚝 선 “이번 우승이 운이 아니라 실력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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