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끝나도 출근 못한 윤종원‥기업銀 노사 '물밑대화'

설연휴 끝나도 출근 못한 윤종원‥기업銀 노사 '물밑대화'

이데일리 2020-01-28 05:50:00 신고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과 노동조합의 ‘낙하산 논란’ 갈등이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노사는 물밑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행장은 노조의 저지에 가로 막혀 지난 3일 이후 이날까지 서울 을지로 본점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14일 출근 저지를 훌쩍 넘어선 금융권 최장 기록이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피켓을 든 노조원들이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설 연휴 전날인 23일 집회에서 윤 행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여당과 정부, 청와대에서 낙하산 인사 재발방지대책을 내놓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당정청에서 답을 제시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며 낙하산 인사 주장을 일축했지만 노조는 대외적으로 강경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기업은행 노사는 정부와 여당의 중재 하에 갈등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접점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직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회사 직원 구조조정과 직무급제 도입 등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윤 행장이 최근 업무보고에서 이러한 내용을 언급했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사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곧바로 반박했다. 영업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의 경우 부사장 2명이 필요한 지에 대한 내부보고를 받았을 뿐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언급하지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직무급제 도입도 선을 그었다. 기업은행 측은 “직원과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할 사항”이라며 “직무급제와 관련해 (윤 행장이)언급한 적이 없으며 직원 의사에 반해 추진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지난 2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와 여러 채널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까지 합류하며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김동명 신임 한국노총 위원장은 당선 직후 지난 22일 기업은행 본점의 농성장을 찾아 “기업은행 노조의 낙하산 반대 투쟁뿐 아니라 노조의 현안과 요구가 관철되는 승리의 순간까지 엄호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인 사무금융노조와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노조 등도 기업은행 투쟁 현장을 찾아 연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국노총과 외부기관 노조 등의 가세로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노동계와 정부 간 대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기업은행 내부의 부정적 기류도 적지 않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내부 직원 사이에선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 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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