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LIVE]최경주 “대견한 후배들…보기만 해도 웃음 나네요”

[캘리포니아 LIVE]최경주 “대견한 후배들…보기만 해도 웃음 나네요”

이데일리 2020-01-28 06:00:00 신고

최경주. (사진=임정우 기자)
[샌디에이고(미국)=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후배들 정말 대견하네요.”

올해 만 50세가 된 한국 남자 골프의 개척자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50만 달러)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 샷대결을 펼쳤던 최경주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PGA 투어 한 대회에 5명이 넘는 한국 선수들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후배들과 함께 PGA 투어에서 경쟁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경주는 한국 남자 골프의 전설이자 개척자이다. 그는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뤄내 2000년부터 올해까지 21년째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인 PGA 투어 1호 회원으로 이뤄낸 업적은 대단하다.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뒀다. 21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은 3264만9623달러(약 381억 3500만원)로 쟁쟁한 스타들이 많은 PGA 투어에서도 통산 상금 부문 28위에 올라 있다. 2008년에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남자골프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다.

비록 이번 대회에선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후배들과 함께하며 필드를 누빈 최경주는 “지난 21년 동안 8번의 우승을 하고 프레지던츠컵 출전하는 등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올해 50세가 된 만큼 골프 인생 제2막도 후회 없이 살아보겠다”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다.

최경주는 올해부터 만 50세 이상 활동할 수 있는 챔피언스 투어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잠시 미루고 PGA 투어에서 조금 더 뛴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125위 안에 들지 못해 시드 유지에 실패했으나 올해 통산 상금 26~50위 카테고리를 통해 1년 더 PGA 투어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

필드에 서면 20~30대 후배들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드러내는 최경주는 “투어 카드를 어렵게 받은 만큼 올해는 챔피언스 투어가 아닌 PGA 투어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올 시즌 정규투어 마지막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이 끝났을 때 페덱스컵 랭킹 125위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챔피언스 투어는 컷오프가 없이 치러지고 코스 조건 등이 PGA 투어에 비해 수월한 편이어서 훨씬 편안한 투어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경주는 올해 PGA 투어에 뛰면서 자신과의 또 다른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쉰의 나이로 패기 넘치는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거리도 줄고 체력적인 부담도 더 예전처럼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최경주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생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늦은 시간까지 후배들과 함께 연습하던 최경주는 후배들이 좋은 샷을 하면 어떻게 했는지 직접 물어보며 배우기도 했다.

최경주는 “골프에서 중요한 건 PGA 투어 경력과 나이가 아니다”라며 “골프를 잘 칠 수 있다면 어떤 선수에게도 배울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코리언 브라더스의 막내 임성재와 나이 차는 스물 여덞 살이나 난다. 후배지만 아들뻘이다. 최경주의 큰아들 호준 군의 나이가 올해 23살이다. 아들뻘인 후배들이 강자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아빠 미소’가 절로 나온다.

최경주는 “임성재가 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처럼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한국 골프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길”이라며 “후배들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로 활동해온 최경주는 올해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재단 활동은 물론 올해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대표팀 감독 그리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부회장을 맡게 됐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최경주는 “PGA 투어 선수로 뛰면서 올림픽 대표팀 감독, 재단 이사장, 협회 부회장 등을 병행하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다”며 “지금까지 골프를 하면서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중 가장 신경을 쓰는 건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남자 골프 감독을 맡았다.

그는 “4년 전 올림픽을 경험한 덕분에 이번에는 좀 더 노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임성재(34위)와 안병훈(47위)을 비롯해 강성훈(88위) 등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만큼 선수들과 함께 힘을 모아 보겠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매 대회 힘을 북돋아 주는 팬들에게 보내는 2020년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간으로 이른 새벽에 열리는 경기를 직접 보면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올 한해 기분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