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볼턴發 폭탄발언 변수…태풍? 미풍?

[글로벌pick]볼턴發 폭탄발언 변수…태풍? 미풍?

이데일리 2020-01-28 06:22:48 신고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이틀 연속 존 볼턴(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이름을 거명했다. 작금의 탄핵정국을 불러온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자칫 자신에게 치명타를 안길 폭탄 증언을 내놓자, 연일 ‘거짓말’이라며 반박을 이어간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이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 무죄’로 굳어지는 지금의 분위기는 확 바뀔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두 사람 사이가 사실상의 ‘견원지간’이 된 만큼, 볼턴의 발언에 신빙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볼턴發 변수에 긴장했나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볼턴에게 그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그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전날(26일) 뉴욕타임스(NYT)·더 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볼턴은 오는 3월17일 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 ‘그것이 일어났던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초안에서 “지난해 8월 트럼프가 나에게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父子) 등 민주당에 대한 조사를 도울 때까지 군사 지원금 3억9100만달러의 군사 원조를 동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부인한 셈이다. 트럼프는 NYT의 첫 보도가 나온 전날에도 “나는 바이든 부자를 포함해 민주당원 조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연계하라고 존 볼턴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며 “존 볼턴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건 단지 책을 팔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했었다.

현재 볼턴의 저서 초안은 수주 전 백악관 NSC에 제출됐다. 전·현직 관료들이 책을 쓸 경우 국가안보에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는지 검토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이날 “(볼턴이 쓴 책의) 원고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볼턴의 발언을 부정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볼턴 증인 채택 요구에도 한마디 거들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도 결코 볼턴에게 증언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 그것은 상원이 아니라 하원에 달렸던 문제”라는 것이다. 실상은 하원의 요청에도 트럼프의 증언 불가 명령에 따라 볼턴이 출석을 거부하자, 탄핵조사가 너무 길어질까 봐 소환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인데, 마치 하원이 증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곡해한 것이다. 볼턴의 증언 여부에 트럼프가 적잖게 긴장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사진=AFP
◇“복수국 이상 파장 없을 것” 관측도

문제는 볼턴의 폭탄 발언이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상원의 탄핵심판에 ‘변수’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탄핵소추안의 핵심인 트럼프가 군사원조를 지렛대로 정적(政敵) 비리 수사를 압박했다는 이른바 ‘권력남용’의 정당성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미 볼턴은 지난 6일 “작금의 탄핵 논란 중에 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나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상원이 나의 증언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다면 나는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인 민주당 측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꿰뚫고 있는 볼턴을 비롯해 믹 멀베이니 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4명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 측은 지난 22일 전원(53명)이 반대표를 던져 증인 채택을 막은 바 있다. 그러나 민심이 ‘증인 채택’으로 기울면, 아무리 공화당이라도 향후 진행될 추가 투표에서 일부 이탈을 막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와 각을 세워왔던 밋 롬니을 비롯해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라마 알렉산더 상원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태다. ‘4표’의 반란표가 나와 과반이 무너질 경우 볼턴의 증인 채택이 가능하다.

볼턴의 증언이 ‘복수극’ 이상으로 파장이 일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트럼프와 볼턴은 지난해 9월 소위 ‘트윗 경질’ 이후 사실상 ‘견원지간’이 됐다는 게 미 워싱턴 정가에서의 정설인 만큼, 그의 증언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논객인 션 데이비스는 “볼턴이 기자들에게 정보를 누설하면서 자신이 해고된 데 대한 복수의 각본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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