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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차를 현실로, DS 2도어 쿠페 만들기

오토카코리아 2020.02.14 12:57

스타일리스트 제라르 고프로아는 시트로엥이 전혀 만든 적 없는
DS 2도어 쿠페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멋진 그랑 팔레를 만나보자

우리에게는 모두 ‘이런 것이 있었다면’이라고 생각하는 차들이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절대로 만들 수 없었던 차들 말이다. 말하자면 ‘꿈의 프로젝트’ 같은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아주 우연히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재능과 수단을 가진 용감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제라르 고프로아(Gérard Godfroy)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화려해 보일뿐 아니라 시트로엥 생산 라인에서 그대로 출고된 차처럼 보이는 필러 없는 2도어 DS 쿠페를 만들었다.

여러분이 짐작하듯, DS 그랑 팔레(Grand Palais)는 아마추어의 작품이 아니다. 고프로아는 유명한 자동차 및 산업 디자이너다. 그는 푸조에서 일한 2년 반 동안 205의 초기 디자인을 확립한 데 이어, 코치빌더 울리에즈(Heuliez)에서 5년간 일하면서 알피느 V6을 담당했고,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시트로엥 비자 II(Visa II)를 되살렸다. 1983년에 그는 벤투리(Venturi) 디자이너로서 11년간 이어진 활동을 시작하면서 수륙양용차인 호비카(Hobbycar)와 같은 다른 프로젝트 작업도 병행했다. 그의 산업 디자인으로는 프랑스 구석구석에서 볼 수 있는 빨간색 차체의 마니투(Manitou) 지게차 및 건설기계 등이 유명하다.

그랑 팔레에는 1961 DS 대시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노르망디에서 일하고 있는 고프로아는 그랑 팔레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간단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동료 코치빌더이면서 오랫동안 협력해온 크리스토프 비흐(Christophe Bihr)는 DS 세단을 샤프롱(Chapron)이 만든 카브리올레의 복제차로 만들고 싶어했다. 고프로아는 “우리가 가진 능력을 함께 활용하면 훨씬 더 독창적인 것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카브리올레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저는 쿠페를 만들자고 그를 설득했죠.”

“시트로엥은 쿠페를 만든 적이 없어요. 저는 샤프롱이 만든 하드톱 모델과는 다르면서 DS의 디자이너인 플라미니오 베르토니(Flaminio Bertoni)가 완성한 세단에 더 가까운 것을 만들고 싶었죠. 쿠페를 통해 저는 더 개인적이면서도 원형의 정신을 존중할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뒤 유리의 곡면이 아주 두드러지고 차체 뒤쪽 윤곽을 둥근 형태로 만들 생각이었죠. 아울러 필러가 없는 유리 부분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유리를 내렸을 때 완전한 오픈카보다 실제로 몰기에 더 쾌적한 차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보다 긴 후면 데크 뚜껑은 콤팩트한 뒷유리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였다

첫 도면이 나온 때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프로아가 컴퓨터로 디자인을 작업한 뒤의 일이다. 그 뒤로 그는 가느다란 파이프 프레임 구조로 기본 형태를 잡고 난 뒤에 틀을 잡아 나갔다. 최종 형태는 폴리우레탄 폼을 힘들게 손으로 다듬어 블록들로 만들었다. 베르토니가 썼던 석고 조각 기법을 반영한 것이었다.

“저는 저 스스로를 조각가라고 생각합니다. 차체 뒤쪽 작업을 하면서 두 개의 면 안에 정확한 곡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기 때문이죠.” 고프로아의 말이다. “그뿐 아니라, 저는 뒤 펜더의 곡면을 좀 더 두드러지게 만들고 싶었어요. 차체 뒤쪽을 훨씬 더 둥글게 만들면 선이 더 유연해지고 빛을 더 우아하게 반사할 수 있으니까요. 공장에서 생산된 카브리올레의 펜더는 훨씬 더 평평한 반면, 이 차에서는 허리선 주름 아래로 꺾입니다. DS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수준을 더 높게 끌어올리려는 생각이었죠.”

원래 스케치를 충실히 따랐다

‘돌묵상어’라는 별명의 1968년형 DS21 카뷰레터 엔진 세단을 가지고 차를 만드는 작업은 비흐의 몫이었다. 탑승공간 뒤쪽으로 새로 만든 차체는 모두 유리섬유 소재로, 1963년 모델의 앞쪽 철제 차체와 결합했고 10cm 늘린 도어는 철재로 보강한 유리섬유로 만들었다. 좀 더 현대적인 경첩과 손잡이가 쓰였고, 고프로아는 특히 도어를 닫을 때 나는 ‘덜컥’ 소리의 질감을 특히 자랑스러워한다.

차체 하부 구조는 턱 부분을 두텁게 만든 강화 섀시에 뿌리를 두고 있고, 도어가 열리는 부분 뒤쪽은 양쪽으로 철재를 꺾어 만든 A자 모양의 튼튼한 프레임이 있어 센터 필러와 C자형 기둥을 이룬다. 트렁크가 닫히는 부분의 패널도 철재로 만들었다. 일반 DS 세단보다 낮은 옆 유리 부분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앞뒤 필러가 더 견고하고 지붕을 떠받치는 속이 빈 테두리 프레임이 있다.

고프로아는 “그 부분은 아주 단단해서, 창문을 모두 내리더라도 구조적으로 ‘덜덜’ 떨지 않는다”고 말한다. “원래 모델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기본형 DS는 사고가 나면 그냥 부서져 버릴 겁니다. 이 차는 훨씬 더 안전해요. 전복사고가 나더라도 지붕이 부서지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DS는 항상 부식이 심한데, 구조 보강을 마무리하고 난 뒤에는 부식방지라는 부수적 효과도 얻었죠.”

고드프루아(왼쪽)와 비어는 와이어 프레임으로 윤곽선을 만들었다
날개 형상
뒷 창문은 도전이었다

차의 강성이 높아졌음에도, 고프로아는 완성된 그랑 팔레와 공장에서 출고한 DS 세단의 무게 차이가 10~20kg 이내라고 밝혔다. “우리가 차를 보강하면서 추가한 것들의 무게는 가벼운 유리섬유 패널 덕분에 상쇄되었어요.”

차를 만드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크리스토프는 마감 일정 압박에 시달렸어요. 일이 끝날 때까지 제가 살아 있어야 했죠.” 73세인 고프로아가 농담을 했다. “우리는 2014년부터 2019년 사이에 프로젝트를 위해 수천 시간을 들였어요. 제가 설계에 전적으로 매달린 기간만 6개월이었으니 그것만으로도 5000시간이나 되는 거죠. 그리고 나서 차를 만드는 데에는 6000시간이 걸렸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비슷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실망할 것이 분명해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창이었다. 그리고 차체 뒤쪽에 쓰인 것을 포함해, 모두 필킹턴(Pilkington)이 만든 유리를 썼다. 비흐는 창이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중요한 도전이었다며, 모든 세부 사항에 신경을 써서 확실하게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광택 처리한 수제 알루미늄 보닛 경첩은 일반 DS의 경첩과 닮도록 설계했다. 고프로아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우리는 아이디어를 실행했고, 사람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한다.

베르토니는 1954년부터 DS 쿠페에 대해 제안했다

아나지(Arnage)에 있는 스테판 샴포(Stéphane Champeau)가 작업한 페인트 색은 셀레리 드브레즈(Sellerie Debraise)의 로랑 드브레즈(Laurent Debraise)의 유쾌한 토바코브라운 색 가죽과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라디오 위치를 운전자 쪽으로 옮긴 것이나 파워 윈도우 조절장치를 대시보드 가운데에 통합한 것을 비롯해 모든 곳에 영리한 손질이 이루어졌다.

“실내 전부를 다시 생각했다”고 고프로아는 설명한다. “저는 늘 DS의 도어 트림 디자인이 겉모습과 같은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느꼈고 - 조금 엉성했죠 - 뭔가 조금 다른 것을 원하기도 했어요. 도어 포켓은 오리지널 DS 대시보드 스타일을 닮았고, 뒤쪽 곡면에 있는 측면 패널은 안쪽으로 파고들어 좌석 등받이와 만납니다. 크롬 띠는 약간 뒤쪽을 향해 내려가며 차의 허리선을 반영하죠.”

그는 운전석에 원형 계기들을 새로 달아 더 개선하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에 선보인 세 개의 원형 계기로 이루어진 계기판을 다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고, 영국 슬러(Slough)가 만든 차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게 원형 계기 두 개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저는 뭔가 멋지게 통합되는 것을 원합니다. 값비싸면서도 액세서리처럼 보이는 애프터마켓 재거(Jaeger) 계기 같은 것은 필요 없어요.”

그렇다면 그랑 팔레는 한 대뿐인 차로 남을까? 고프로아는 원래 그럴 생각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저희가 재미있자고 시작한 일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차에 상당한 노력을 들이고 보니, 한 대 이상 만드는 것이 이치에 맞겠어요. 특히 차에 쏟아 부은 열정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아마도 연간 네다섯 대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완벽하겠죠. 대략 15만 유로(약 1억9400만 원) 정도가 되겠지만 확실하진 않아요. 손해를 보며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죠.”

사실, 우리가 그랑 팔레를 촬영한 뒤에 두 번째 차에 대한 주문을 받았다. 프랑스 시장에 알맞은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고, 그래서 고프로아는 규제가 더 호의적인 영국에서 들어오는 문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한편, 이 차를 만든 그는 이 차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저는 사람들이 이 차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제 직업 관점에서 보면,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이 감정은 많은 사람과 공유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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