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죽던지, 보호자가 죽던지" 처절한 절규…'그것이 알고 싶다' 간병살인을 말하다

"환자가 죽던지, 보호자가 죽던지" 처절한 절규…'그것이 알고 싶다' 간병살인을 말하다

아이뉴스24 2020-02-15 00:10:01 신고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간병살인을 선택해야 했던 사람들과 어려움에 부닥친 간병가족의 고백을 들어본다.

2015년 9월 12일 토요일 아침. 차에서 여자가 죽은 것 같다는 신고가 112로 들어왔다. 사망한 여성이 발견된 곳은 고속도로 옆 인적이 드문 시골길 차 안. 앞 유리는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었고, 차량 내부에는 수면제와 양주 등이 발견됐다. 정황상 자살로 보였던 여자의 죽음.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형사의 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남편이 신고했었어요, 남편이. 거기가 좀 외진 데라 거기를 알지 못하면 올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서"라고 말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간병살인 [SBS]

신고자는 사망한 여성의 전 남편이었다. 사망한 부인 명의의 보험이 발견되면서 신고자였던 그는 순식간에 용의자로 전환되었다. 수개월 뒤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 남편.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 남편은 "그 상황을 갖다가. 뭐 어떻게 인위적으로 조작을 해서, 더 열심히 해서 극복할 수 있는 상황도,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라고 고백한다.

전 남편 변호인은 “만일 내가 피고인의 처지였다면 나는 피고인과 다르게 행동 할 수 있었을까? 음.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제작진을 만난 전 남편은 자신이 부인의 자살을 도왔다고 고백했다. 유방암 3기로 팔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던 전 부인은 12년 전 이혼한 그에게 연락해 자신의 자살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노모를 간병하던 전 남편은 말기암환자인 부인이 키우던 장애인 딸마저 보살펴야 하는 상황. 그런데도 10개월 동안 부인을 설득하던 그는 결국 그날 그녀의 바람대로 차에서 자살을 도왔다고 털어놨다.

새해를 맞이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1월 5일에는 치매 어머니가 아들이 숨을 거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두 달이나 함께 지내다 집주인에게 발견되었고, 1월 7일에는 파킨슨병을 앓던 어머니와 그 옆에서 뇌출혈로 사망한 딸이 요양보호사에게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집에서 환자만 간병을 하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굉장히 고립되고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지인들과의 관계도 끊기고." 서울신문 임주형 기자의 말이다.

서동민 사회복지학 교수 역시 “돌봄이라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이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관계가 끊어지고, 단절되고, 상실되는 과정들을 경험을 해왔던 것 같아요”라고 진단한다.

제작진은 2달간 간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심층 취재했다. 가족이 치매나 장애를 겪게 되면서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나머지 가족들은 하나같이 환자가 죽던지, 보호자가 죽던지, 지금의 상황을 끝낼 수만 있다면 죽음이 차라리 더 나을 거라 입을 모았다.

15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간병가족들의 현실. 살인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절규는 과연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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