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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썼다고 고발…민주당은 무얼 얻으려던 걸까

이데일리 2020.02.15 06:1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교수의 칼럼 고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내부서부터 비판이 쏟아져 고발을 취하하면서 쓸데없는 논란만 만든 셈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임 교수가 지난달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문제삼아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이 선거법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발 사실이 알려진 지 크게 논란이 일었고 하루만인 14일 고발을 취하했다.

사진=뉴시스
당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극히 민감한 상황이긴 하나, 사실보도도 아닌 칼럼을 두고 고발에 나선 것은 지나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낙연 전 총리를 포함, 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졌다. 정당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당에 대한 공격 자체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황당하지만, 결과적으로 고발을 철회하면서 실익도 없이 민주당의 이미지에만 손상이 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같은 당 지도부의 전략적 패착을 가장 잘 지적해준 것은 당내 인사인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의 글이었다. 홍 의원은 이날 논란이 계속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민주당의 이번 행동을 평가했다. 홍 의원은 “어쩌다가 이렇게 임미리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이어갔다.

홍 의원은 “하늘은 때로 흠없는 제물을 요구한다. 의로운 사람은 그럴 때마다 순응했다”며 “역사가 그것을 말하고 있다. 억울해도 참고 견디며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소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느껴지나, 민주당이 정치 현장의 ‘의인’으로서 남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야한다는 것이 홍 의원 논리다. 자유한국당이 하듯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행태는 제 살 깎아먹기일 뿐이라 주장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결정적으로 민주당을 대하는 유권자들의 태도가 야당과는 같을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민심은 민주당을 자한당과 비교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에게 온전하고 겸손하기를 원한다. 자한당에는 요구하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한국당에는 높은 도덕적 기준, 정치적 순리를 기대조차 하지 않으며 그것을 민주당에 바랄 뿐이라는 것이다.

홍 의원은 정부여당이 검찰 개혁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와중에 선거 관련 문제를 수사에 기대는 행태도 비판했다. “스스로 검찰을 하늘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지난해 초유의 법무부장관 임명 사태를 겪고, 검찰의 무분별한 수사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고발은 스스로 검찰에 사태 해결을 위임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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