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험이 선물한 내려놓음…KT 전유수, 다시 도전자의 선상으로

[인터뷰] 경험이 선물한 내려놓음…KT 전유수, 다시 도전자의 선상으로

스포츠동아 2020-02-21 16:04:00 신고

전유수. 사진제공 | KT 위즈

승리와 홀드, 세이브 모두 두 자릿수 기록을 찍지 못했다. 그러나 단순한 지표들로 매길 수 없는 공헌도로 ‘음지의 영웅’ 역할을 해냈다. 성공적인 2019년을 보낸 전유수(34·KT 위즈)는 올해 스스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백지에서 또 한 번 경쟁하겠다는 각오다.

전유수는 2012시즌부터 7년간 입었던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지난 시즌에 앞서 벗었다. SK는 남태혁과 1대1 트레이드로 전유수를 KT에 보냈다. 영입 당시만 해도 기대치가 높진 않았지만 단 한 차례 1군 말소(열흘 후 콜업)를 제외하면 줄곧 1군에 머물렀다.

성적표는 62경기에서 66.1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39. 등판과 구원 이닝 모두 팀 내 2위였다. 6월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데뷔 15년 만에 첫 선발등판에 나서기도 했다. KBO리그 최초의 ‘정통 오프너’로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불펜에서 때로는 한 타자만 상대하는 ‘원 포인트’로, 때로는 3이닝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로 주어진 역할을 십분 수행해냈다. 이강철 감독도 거듭 전유수의 땀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종전 6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오른 연봉이 지난해 고생을 상징한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전유수는 “지난해 성적은 개인적으로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나도, 외부의 시선도 내게 기대치가 낮았다. 때문에 일종의 착시처럼 좋은 성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2017년부터 2년 합쳐 34경기 38.2이닝을 소화했는데 지난해에만 그 두 배에 달하는 기회를 얻었으니 반전은 반전이었다.

“최근 몇 년째 좋은 성적을 못 냈다. 심적인 압박이 심했다. KT로 이적하면서는 ‘마음을 비워보자’고 다짐했다. 잘하면 좋겠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려 애썼다. 잃을 게 없었으니까…. 경기장은 전쟁터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니 결과가 좋아지더라. 몇 년의 부진이 내려놓음이라는 교훈을 준 것 같다.”

자연히 올해도 결과보다는 과정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증 없이 던지는 지금의 캠프 진행 과정이 기쁘다. 전유수는 “잘하기 싫은 선수가 어디 있겠나. 하지만 잘하고 싶다고 잘해지는 게 아니다. 너무 의식하면 안 된다”며 “보직이나 기회에 대한 목표는 없다. 지난해 이맘 때 그랬듯 다시 경쟁선상에 서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픈 시절이 준 내려놓음이라는 선물은 올해도 전유수의 주머니를 가득 채우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