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맛, 기아 쏘울 부스터 EV

전기차의 맛, 기아 쏘울 부스터 EV

모터트렌드 2020-03-26 10:02:50 신고

가뜩이나 고속도로 연비가 나쁜 전기차인데 긴 오르막까지 시작되니 꿈쩍 않던 전비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집에서 250km 떨어진 강원도 강릉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집에서 배터리를 100% 충전하니 계기반에 뜬 주행가능거리는 386km. 왕복 주행은 어려울 것 같아 돌아오는 길에 평창에서 충전할 계산으로 길을 나섰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고속도로에 오르자마자 HDA를 켰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내가 가장 애용하는 옵션이다. 처음엔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아 불안했는데 차츰 익숙해졌다. 원주까지는 날씨도 춥지 않고 큰 오르막도 없어 전비가 나쁘지 않았다. 영동고속도로는 대관령을 기준으로 인천 방향은 긴 내리막, 강릉 방향은 짧고 급격한 내리막이다. 그렇다 보니 하행보다 상행의 연비가 더 좋다. 가뜩이나 고속도로 연비가 나쁜 전기차인데 긴 오르막까지 시작되니 꿈쩍 않던 전비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평창을 지나면서 눈앞에 설경이 펼쳐졌다. 제설 작업이 신속하기로 유명한 구간이지만 혹시나 모를 블랙아이스에 운전대를 잡은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미끄러운 노면도 두렵지만 앞차 뒷바퀴에서 튀는 눈탕물(?)이 레이더 센서에 묻으면 준자율주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심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조건이 좋지 않은 길을 별 탈 없이 올라 대관령 정상에 다다랐다.

강릉에 도착해서 볼일 보고 출발 전 주행가능거리를 확인하니 130km였다. 첫 번째로 맞이하는 휴게소(강릉휴게소)에 들러 충전하면 여유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북강릉IC로 올랐고 영동고속도로가 아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탈 수밖에 없었다. 첫 휴게소까지 거리가 약 70km, 주행가능거리는 110km였다. 약 40km의 여유가 있으니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인제 내린천휴게소를 향했다. 기온이 뚝뚝 떨어지자 배터리 용량을 나타내는 숫자 또한 경쟁하듯 떨어지기 시작했다. 인제양양터널에 들어서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열선과 히터를 끄고 가입한 보험회사를 확인한 뒤 긴급출동 서비스 요건을 떠올렸다. 머릿속에선 한겨울 새벽 고속도로 갓길에서 비상등 켜고 떨고 있을 상황이 그려졌다. 하필 11km나 되는 국내 최장 길이의 터널 속이니 중간에 빠질 방법도 없다. 눈으로 하염없이 줄어가는 숫자를 주시했다. 수십 년 운전 경력 중 이토록 발끝을 민감하게 움직이며 주행한 적도 없었다. 길었던 터널을 나와 휴게소 표지판을 발견했을 때 남은 숫자가 4%. 히터를 끄고 달렸던 탓에 안도의 한숨과 입김이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계기반 숫자만 믿다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충전비로 9000원을 지출했다. 서울–강릉 왕복 톨게이트 통행료는 2만3400원이 나왔는데 전기차 50% 할인받으니 1만1700원을 아낀 셈이다. 충전비 9000원을 빼도 2700원이나 남는다. 이 맛에 전기차 탄다.
글_김수현(디자이너)

기아 쏘울 부스터 EV
가격
 4630만원
레이아웃
 앞 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모터
 영구자석 AC, 204마력, 40.3kg·m
변속기
 1단 자동
충전 규격
 DC 콤보
무게
 1696kg
휠베이스
 2600mm
길이×너비×높이
 4195×1800×1605mm
연비(복합)
 5.4km/kWh
주행가능거리
 386km

구입 시기
 2019년 6월
총 주행거리
 1만7000km
평균연비 5.8km/kWh
월 주행거리
 20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만4000원(충전비)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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