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시민력 키우는 허승 판사의 법 이야기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지대폼장] 시민력 키우는 허승 판사의 법 이야기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독서신문 2020-03-28 11:38:25 신고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대립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최후의 보루는 법원입니다. 어떻게 해도 다툼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법정으로 달려가지요. 그래서 법정은 수많은 이들의 억울한 사연과 사활을 건 다툼이 한곳에 모이는 현장입니다. 이곳에서는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와 개인, 기업과 개인, 국가와 기업 등이 수많은 사건을 두고 치열한 법적 논쟁을 벌입니다. 법정에 선 양측의 주장을 들어 보면,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갈등과 대립의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법과 제도가 실제 사람들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어떤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지 엿볼 수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쳐야 할 법과 제도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법정으로 초대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은 <고교독서평설>에서 2년간 연재한 ‘교과서 속 법 세상’을 일부 수정하고 다듬은 것입니다. 지금 현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크게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를 법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재의 목적이었습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박제돼 있는 지식을 실제 사회의 모습과 연결시켜, 교과서 속의 이야기가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내심 있었고요. 단행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청소년 독자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의 눈높이까지 고려해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추가했습니다. 

이 책에 각색된 24개의 법정 풍경은 대부분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해당 법의 쟁점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법 개정 전이나 후를 가정하고 각색한 사건도 있고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분쟁과 갈등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법정은 분쟁과 갈등을 평화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고안한 발명품입니다. 법정에 선 양측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보고, 자신이 법대에 앉은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판결이 법정에 선 당사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후 사건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유심히 살펴보길 바랄게요. 나아가 현행법에 따른 결론이 부당하다면 법을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할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어떤 정책과 법률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와 같은 고민이 쌓이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가는 시민력(市民力), 즉 시민의 힘이 더욱 성장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허승 지음│북트리거 펴냄│348쪽│16,5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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