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세계 곳곳 말산업 지탱 위해 ‘비대면 경주’ 이어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세계 곳곳 말산업 지탱 위해 ‘비대면 경주’ 이어가

이뉴스투데이 2020-03-28 16:49:54 신고

세계 경마 현황. [사진=한국마사회]
세계 경마 현황. [사진=한국마사회]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일본, 홍콩 등은 온라인 발매가 수반되는 무관중 경마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경마를 중단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경마시장이 흔들리면 연관된 1차(생산·사육), 2차(사료·설비제조), 3차(경마, 승마, 관광) 말산업이 함께 흔들리기 때문이다.

28일 말산업계에 따르면 산업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비대면‘ 경마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발매가 바로 그 해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켄터키주, 플로리다주는 온라인 발매에 기반한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3월 28일에 개최될 플로리다더비는 상금규모를 100만 달러에서 75만 달러로 축소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대상경주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지역경제는 한숨 덜었다.

경매시장도 비대면 시대에 맞게 변신했다. 텍사스 2세마 경매는 취소됐지만, 텍사스더러브렛협회는 온라인에 카탈로그를 올려두고 잠재적 구매자가 개인적으로라도 좋은 말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맞서 오프라인 중개자에서 온라인 구매 플랫폼으로 발 빠르게 진화한 것이다.

일본 무관중 경마 시상식. [사진=한국마사회]
일본 무관중 경마 시상식. [사진=한국마사회]

농축산업을 국가 근간으로 인식하는 일본도 온라인 발매 기반 무관중 경마를 시행 중이다. 경마시행이 차질을 빚게 되면 경주마 능력을 측정하는 데 차질이 생기고 우수마 선발이 어려워진다. 우수한 말을 선별해낼 수 없으니 말에 대한 투자수요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생산 의욕이 감소해 생산기반이 약화된다. 1차 산업이 흔들리면 사료생산과 같은 2차 산업이 주춤하고 수의, 수송, 발매와 같은 3차 산업도 동력을 잃는다. 따라서 일본은 관중이 없는 경마라도 시행하고 있다.

대신 경마전용 채널이 있어 경주를 생중계하고, 경마팬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마권을 살 수 있다. 일본은 지난 2018년 총 매출 중 68.8%(22조원)가 온라인을 통해 발생했다. 넓게 온라인으로 구분되는 계좌발매 매출 약 20%까지 합하면 더 많다.

일본 중앙경마회 관계자는 “경마산업이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본 농축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마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며 “다행히도 온라인 발매 덕분에 매출이 종전대비 90%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BMW대회. [사진=한국마사회]
올해 개최된 BMW홍콩더비. [사진=한국마사회]

홍콩과 마카오 역시 ‘비대면’ 발매로 ‘대면’ 발매 감소를 보완하고 있다. 홍콩은 무관중 경마 시행 초기에는 매출이 25% 감소했으나 최근 20% 정도로 감소폭이 줄었다. 오프라인 발매 감소분을 온라인 발매가 견인하고 있다. 그 덕택에 홍콩자키클럽은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BMW홍콩더비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코로나19로 학교에 갈 수 없는 홍콩 아이에게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 가장 성대한 경마 축제인 “골든슬리퍼데이”도 관중 없이 진행됐다. 2세마가 뛰는 지구상의 가장 비싼 경주 골든슬리퍼데이는 총상금이 26억원에 달한다. 말산업뿐만 아니라 레저산업, 패션산업 등 호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다. 경마팬은 화면으로만 경주를 볼 수 있었지만 9억원 이상을 베팅했다. 전년대비 15% 감소했으나 위축된 경기를 감안하면 아쉽지 않은 매출이다.

반면에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한 지역과 온라인 발권이 불허된 지역은 속수무책이다.

28일 미국 확진자수가 10만명을 넘긴 가운데, 뉴욕에서만 4만4000여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경마협회는 이달 19일 이후 뉴욕주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열리는 모든 경주를 무기한 연기했다. 250년 남짓한 미국 역사에서 145년 역사를 가진 켄터키더비도 5월 2일에서 9월 5일로 변경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처음이다. 75년 동안 흔들림 없던 켄터키더비 일정을 세계대전과 비견될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코로나가 바꿔버린 것이다.

무기한 연기, 잇따른 경주취소는 플로리다주의 오칼라 브리더스 경매(OBS)에도 영향을 미쳤다. 291마리 말이 경매장에 나왔지만 40%가 새 집을 찾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갔다. 올해 OBS 총 경매 매출액은 349억. 작년은 무려 553억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자들은 좋은 말을 팔 수 있어 다행이라고 여긴다.

경마 종주국 영국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다. 이달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영국 내 모든 경주가 취소됐다. 영국경마협회는 경주 취소가 20조원 경마시장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를 우려해 경주 재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일랜드는 경마 산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발매 기반 무관중 경마를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확진자 급증으로 결국 4월 19일까지 경주를 취소했다.

9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도 4월 중순까지 경주를 전면 취소했다. 11조 경마 매출이 반 토막 날 위기에 처했다.

[자료=한국마사회]
[자료=한국마사회]

국내 말산업도 전면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국내 역시 온라인 발권이 금지돼 있고, 비관중 경기가 불가능해서다.

경주가 중단됨에 따라 경주수출도 막혔다. 마사회는 4개 대륙 8개 국가에 우리 경주를 수출하고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761억원 치 경주를 수출했다. 올해는 전 대륙 850억원 규모 수출을 목표로 세웠으나 신규 수출은커녕 경주가 중단돼 기존 국가에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벌써 경주 수출액이 11%가 감소했다.

말산업 관계자는 “당장의 손실은 잠시 접어두고라도 경주 수출을 해야 우리가 생산한 말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상품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텐데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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