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그녀, 이시아

친절한 그녀, 이시아

모터트렌드 2020-03-30 10:14:22 신고

이시아는 지금 자신이 무얼 하는지 잘 안다. 친절한 그녀에겐 계획이 다 있다
블라우스는 자라, 스커트와 이어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시아는 보기 드물게 예쁜 외모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미 호감인데, 굳이 왜 그러나 싶을 정도로 친절하다. 스케줄과 콘셉트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상냥한 말투는 기본이고, 주고받는 톡 끝엔 늘 하트를 붙였다. 금요일 저녁 촬영장엔 40분이나 일찍 도착해 막히는 도로 위에 있던 에디터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 “대체 왜 이렇게 친절해요?”

모델 일을 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녀의 꿈은 관제사였다. 국제학교를 졸업해 항공물류학과로 진학했고 영어를 복수전공 했다. 학업의 길을 꾸준히, 그것도 제대로 걸어왔기에 당연히 그걸로 먹고살 줄 알았다. 한국 공기업을 다니다 능력을 인정받아 중국의 한 회사에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뉴스 기사에는 넘쳐나고 일상에선 드문 ‘미모의 재원’이자, 시기와 질투를 부르는 ‘엄친딸’인 셈이다.

중국에서 회사를 다니던 중 지인이 모델 에이전시에 추천해 피팅 모델로 일을 시작했다. 그게 불과 2018년의 일이다. 이듬해인 2019년엔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예다. 레이싱 모델로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 챔피언십 라운드걸로 러브콜을 받았다.

[MT LADY] 3월의 그녀, 이시아

주변의 제안으로 모델 일을 시작하긴 했지만, 엉겁결에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그녀를 만나보면 알겠지만 이시아는 수동적인 부류의 사람이 될 수 없다(촬영장에서도 입혀주는 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온전히 업무 성과나 실적으로 평가를 받았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죠. 모델로 활동하면서 진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이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스케줄을 계획적으로 짤 수 있고 노력하는 만큼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오히려 이 방식이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목표 의식을 갖게 만들죠. 아무리 소소해도 1인 기업인 거잖아요?”(웃음)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변화를 줄 수 있는 삶.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직업. “그렇다면 이시아는 어떤 사람이에요?”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음… 뭐랄까, 저는 그냥 사람을 되게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배를 뒤집어 보이는 강아지같다고. 남에게 지나치게 친절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도 많이 샀다.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에 타성이 생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다른 ‘꿍꿍이’가 있어 그런다 생각했다. 그녀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과 입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 친절을 적당히 조절할 법도 한데, 왜 여전히 꾸준하고 지나치게 잘 하려는 것일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해서요. ‘세상은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다, 당신을 향한 나 같은 참사랑도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요.” 이건 마치 미스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저의 소망은 세계 평화’라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잠시 의심했다. 그런데 진지한 눈과 확신에 찬 입을 보니 지금 이 사람, 진심이다.

드레스와 이어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렇게 진지하다가도 금방 화사하게 웃는다. 말주변이 좋아 재밌고 심지어 털털하다. 평소 쉬는 날엔 엄마와 곱창을 먹고 사우나를 즐긴다. 그게 아니면 자취방에서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신다. 가장 좋아하는 술은 ‘진로 이즈 백’이다.

이시아는 미래에 대해 거창한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 지금껏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그게 뭐든 악착같이 해냈기 때문이다. 어떤 하나의 직업으로 섣불리 규정하기보다, 앞으로 뭐든 될 수 있다 믿는다. 계획이 없는 것이 이시아의 계획이다. 그녀는 어느 때보다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이시아는 확실히 뭔가 좀 다르다.

CREDIT
EDITOR : 장은지 PHOTO :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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