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로빈슨, 펠러, 존슨…역대 개막전 최고의 선수들

[송재우의 포커스 MLB] 로빈슨, 펠러, 존슨…역대 개막전 최고의 선수들

일간스포츠 2020-04-03 06:10:07 신고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기약 없이 연기됐다. 사실 야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가 모두 멈췄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스포츠팬들에게는 잔인한 봄이 이어지는 중이다.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보니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선수를 꼽아봤다.  
 
1947년 4월 15일은 메이저리그의 역사적인 날이다. 리그 사상 처음으로 유색 인종인 재키 로빈슨이 브루클린 다저스 1루수로 데뷔했다. 이 일은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에 미친 영향이 컸다. 수많은 개막 경기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1974년 애틀랜타의 개막전도 잊을 수 없다. 당시 신시내티를 상대한 행크 아론은 빌 빌링햄을 상대로 개인 통산 714호 홈런을 때려 '전설' 베이브 루스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년을 더 뛴 아론은 기록을 755개까지 늘린 뒤 유니폼을 벗었다. 단 한 번도 시즌 50홈런(최다 47개)을 넘어본 적이 없지만 꾸준함의 화신이었다.
 
개막전에 멋진 투구를 선보인 투수는 많다. 그러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선수는 딱 한 명이다. 바로 클리블랜드 에이스였던 밥 펠러가 주인공이다. 펠러는 1940년 4월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카미스키파크에서 9이닝 5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개막전 노히트 노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투구수는 99개. 펠러는 개인 통산 3번의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는데 1940년 개막전 임팩트가 가장 강렬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베이브 루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베이브 루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앞서 짧게 언급된 루스다. 뉴욕 양키스 구단은 뉴 양키스타디움 이전 오리지널 양키스타디움을 홈으로 사용했는데 당시 홈구장의 별명은 '루스가 지은 집'이었다. 자신이 지은 혹은 자신을 위한 구장이라는 의미답게 1923년 4월 18일 개장 당시 루스는 보스턴과 개막전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왼손 타자인 루스가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게 양키스 구단이 오른쪽 펜스를 짧게 만들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얘기 중 하나다.
 
10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1919년 워싱턴 세너터스 월터 존슨은 영원히 깨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와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아 13회 완봉승을 따냈다. 투구수 제한이 철저한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는 투구수가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아 정확히 몇 구를 던졌는지 남아있지 않지만 상대한 타자만 무려 48명. 13이닝 동안 피안타 10개,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10개의 안타가 모두 단타. 결국 1-0으로 승리했고 그해 존슨은 20승 14패 평균자책점 1.49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2013년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개막전에서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펼친 클레이튼 커쇼

지난 2013년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개막전에서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펼친 클레이튼 커쇼

 
2013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개막전도 지나치기 어렵다. 이젠 예전의 위력을 많이 잃었지만, 당시 커쇼는 말이 필요 없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였다. 샌프란시스코와 개막전에 나선 커쇼는 상대 에이스 매트 케인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케인이 6이닝 무실점한 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커쇼는 혼자서 9이닝을 책임졌다. 활약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8회 선두타자로 나와 불펜 투수 조지 콘토스를 공략해 0-0 균형을 깨는 홈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을 기폭제로 다저스 타선이 터졌고 커쇼는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에이스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이 외에도 1998년 당시 보스턴 모 본이 시애틀과 홈 개막전에서 터트린 끝내기 만루 홈런, 200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개막전에서 8회까지 2-7로 뒤지던 캔자스시티가 9회 동점을 만든 뒤 나온 카를로스 벨트란의 끝내기 만루 홈런도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2020시즌 개막전이 열리길 기원하고 또 열린다면 얼마나 많은 추억을 남겨줄지 미리부터 기대해 본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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