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프라다 레이디

리사, 프라다 레이디

엘르 2020-04-04 17:00:00 신고

반짝이는 골드 스커트 수트를 입고 등장한 리사가 밀란을 들썩이게 만들며 프런트 로에 착석했다.


인비테이션은 새롭게 선보이는 컬렉션을 짐작하게 하는 힌트와 같다. 쇼 시작 전 호텔로 도착한 프라다 인비테이션은 사각 박스로, 케이스를 열자 블랙과 레드가 컬러 매치된 하드 카피가 들어 있었다. 쇼장에 들어서는 순간, 인비테이션이 무대의 축소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2020 F/W 프라다 컬렉션이 열린 ‘폰다지오네 프라다’가 렘 쿨하스가 이끄는 ‘OMA’에 의해 블랙과 레드의 강렬한 컬러 대비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 내부는 이탈리아의 작은 광장을 옮겨놓은 것처럼 무대 안의 무대가 자리했고, 벽을 따라 ‘빈 분리파’에서 파생된 플라워 아트가 장식되어 있었다. 이곳에 초대받은 관객들은 눈앞의 작은 프라다 광장을 지켜보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자리에 앉아 쇼를 기다렸다. 프라다 레이디로 초대받은 리사 역시 기대 속에 무대를 바라봤다. 리사가 도착하기 전부터 폰다지오네 프라다 앞을 지키던 팬들은 콘서트 현장처럼 엄청난 함성과 ‘떼창’으로 쇼의 열기를 고조시켰고, 리사는 골드 재킷과 골드 미디스커트, 골드 체인 백으로 연출한 바비 인형의 모습으로 등장해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사를 향해 쏟아지던 카메라 세례는 쇼를 앞두고서야 겨우 잠재워졌다. 창공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를 형상화한 조각상이 설치된 무대를 중심으로 프라다 모델들이 하나둘씩 등장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비현실적 글래머’라는 컨셉트 아래 여성의 힘과 여성 내면에 본질적으로 자리한 권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우리는 동시에 강하고 여성스러울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말대로 강인함과 여성미를 갖춘 레이디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상반된 대립 속에서 미학을 발견하는 디자이너는 남성성과 여성성, 클래식과 트렌드, 견고함과 유연함 사이의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그중 남성적인 테일러드 재킷에 피부가 드러나도록 물결치는 프린지 스커트, 여기에 벨트로 허리를 바짝 조여 완성한 모래시계 실루엣의 오프닝 룩이 대표적인 집약체다. 섬세함 속에 강렬함이 내재돼 있다고 믿는 디자이너의 철학처럼 프라다를 관통한 프린지는 리드미컬한 움직임 속에 쇼에 힘찬 에너지를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모래시계 실루엣을 입은 테일러링의 변주, 실크 타이를 멘 여인들, 아이코닉한 리네아 로사의 진화, 역동적인 프린지, 찰랑찰랑 춤을 추는 비즈 장식, 투박한 부츠를 활용한 믹스매치 등 남성미와 여성미가 균형을 이룬 미우치아 프라다의 진보적인 페미닌 룩이 런웨이를 통해 다시 탄생했다. 그리고 며칠 뒤, 프라다는 놀랄 만한 뉴스를 발표했다. 라프 시몬스가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해 다음 시즌부터 프라다를 함께 전개하기로 한 것. 기념비적인 만남에 전 세계의 이목과 기대가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 프라다는 시대상을 반영한 여성성을 재정의하며 여자들에게 ‘태도’와 ‘스타일’을 부여한 패션 문화이자 상징적인 브랜드로 자리했다. 여기에 프라다를 사랑하는 라프 시몬스가 합류한 것이다. 변화의 물결이 가져올 긍정적인 파장으로 프라다가 다시 패션 월드를 들썩일 날이 머지 않았다.


‘아틀라스’ 조각상이 설치된 무대 속 피날레 현장.

미우치아 프라다와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리사.




사진 박종하/COURTESY OF PRADA 에디터 이혜미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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