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으로 결정된 것 없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키코(KIKO) 사태에 대한 은행들의 분쟁조정 수용 여부 통보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3개월 넘게 수용 여부를 미뤄온 신한·하나·DGB대구은행이 또다시 배상안 수락 결정을 연장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DGB대구은행은 이날까지 키코 분쟁조정안에 대한 결론을 금융감독원에 밝혀야 한다.
앞서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해 12월 12일 키코 투자로 피해를 본 기업들이 신청한 분쟁조정에 대해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액의 일부를 배상하라고 조정 결정했다. 대상 기업은 4곳, 배상비율은 15~41%이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우리(42억 원), 산업(28억 원), 하나(18억 원), 대구(11억 원), 씨티(6억 원) 순이다.
그중 우리은행은 지난 2월 피해기업 두 곳에 대해 배상금 지급을 끝냈다.
또한 지난달 초 산업은행은 법무법인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키코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씨티은행 역시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신한·하나·DGB대구은행 역시 분쟁조정안을 수요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난 사안에 대해 다시 배상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멸시효가 지나 법적 책임이 없는 사건에 배상하면 경영진이 배임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조차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흘러가는 분위기를 봐서는 배상안 수용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임 이슈가 불거지는 등으로 인해 은행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남은 시중 은행들 중 한 곳이 '거절'을 외치면 줄이어 수용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신한·하나·DGB대구은행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일정은 알 수 없다"며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대구은행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금감원 측에서는 이들 중 한 곳이라도 '재연장'을 요청할 경우 통보 시한을 다시 한번 연장해주는 방안을 열어뒀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입장을 밝힌 은행이 없어서 상황을 가정해 연장 여부를 답변하긴 어렵지만, 은행들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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