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인간 장재석’의 숨은 이야기 “농구보다 육아가 힘들어요”

[인터뷰①] ‘인간 장재석’의 숨은 이야기 “농구보다 육아가 힘들어요”

한스경제 2020-05-26 17:41:49 신고

장재석이 20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장재석이 20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농구보다 육아가 더 힘들더라고요.(웃음)”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5년 계약(보수총액 5억2000만 원)을 맺은 센터 장재석(29)은 요즘 육아에 한창이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그는 “아내와 함께 각각 36개월과 18개월 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운동할 땐 낮잠을 잘 수 있는데 육아를 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아이들 밥을 먹이고 나면 정작 저는 밥을 먹을 시간도 부족하고 그래서 샌드위치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고된 육아 생활은 그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래도 육아를 해본 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안 해봤다면 육아를 쉽게 봤을 텐데 막상 해보니 ‘어머니들이 힘드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존재는 ‘가족’

한 농구 관계자는 장재석의 성격을 두고 “겉보기엔 키도 크고 강한 느낌이 나지만 막상 대화를 해보면 부드럽고 유쾌한 면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장재석은 “어릴 땐 활발하고 까불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예전엔 정말 낯을 안 가렸는데 요즘은 조금 조심한다. 성격도 계속 바뀌더라”고 부연했다.

가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특히 진지했다. 그는 “인생에서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어린 시절 제가 오전에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을 생각해봤다.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효도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2016년 팀(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했을 때 받은 보너스로 부모님과 3박 5일간 싱가포르로 여행을 다녀왔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더라. 그때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했지만 결혼한다며 본의 아니게 집 전세금에 보태기 위해 그 돈을 다시 받았다. 효도를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재석은 “요즘엔 좋은 농구 선수가 돼 돈을 많이 벌어 딸들과 함께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지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놓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물론 지금은 농구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석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장재석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키 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어린 시절

장재석은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42경기에 출전해 평균 18분51초를 뛰면서 8.0득점 4.7리바운드 1.0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훌륭한 농구 선수가 되기 위해 일단 키부터 크는 노력을 해왔다. “어렸을 때 탄산음료, 커피를 입에 대지 않고 하루 1000ml씩 우유를 마셨다. 멸치도 많이 먹으며 오전과 저녁에는 20분씩 스트레칭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 진학이 결정된 후 잠도 늦게 자고 노력을 다소 게을리 했더니 그땐 조금 밖에 키가 크지 않았다”며 “키가 204cm인데 만약 210cm까지 컸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됐을 것 같다. 215cm까지 컸다면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에 도전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 NBA 당대 정상급 파워포워드였던 크리스 웨버(47)를 좋아했다. ‘3점슛의 달인’ 레지 밀러(55)를 동경해 똑같이 등번호 31번을 달기도 했고 고등학생 땐 스티브 내쉬(46)도 닮고 싶었다.

이전 팀인 오리온의 한 관계자는 “장재석은 공익 근무요원 시절 매일 출근 전인 오전 7시 고양체육관을 찾아 슈팅 200개 정도를 던졌다. 약 1시간 정도를 연습한 후 출근했다”고 전했다. ‘본인은 노력파인가’라는 질문에 장재석은 “그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저만큼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 저보다 노력을 더 많이 하는데 잘 안 풀리는 선수도 있고, 저보다 노력을 적게 하는데 잘 풀리는 선수도 있다. 자기만의 운동량에 따라 연습해야 한다. 저는 저만의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장재석(앞 왼쪽)과 이대성. /KBL 제공
맨 앞줄에 착석한 장재석(왼쪽)과 이대성. /KBL 제공

◆함께 성장해 가고 싶은 ‘절친’ 이대성

장재석은 “저는 슛이나 패스 등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현대모비스에서 적응하는 것과 관련해선 책임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이)대성(30ㆍ오리온)이에게 원정 경기할 때 선수단 이동이라든지, 식사라든지 등에 대해 사소한 것도 다 물어봤었다”라며 “팀원들과 잘 지내고 모범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등 팀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지만 현대모비스 훈련이 힘들다는 얘기를 듣긴 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경기 부분에서 책임감을 보여야 할 것 같다. 고액 연봉을 받는 만큼 팀에서 원하는걸 미리 찾아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었다.

자신과 함께 ‘FA 최대어’로 꼽히며 전주 KCC 이지스에서 오리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대성에 대해서도 “잘 적응할 것 같다. 폭발적인 3점슛이 강점이며 가드진에선 리더가 될 것으로 본다. 이승현(28) 등 좋은 포워드들 있으니 그들과 잘 맞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장재석은 “대학생 때는 대성이와 도서관 가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빌려봤다. 그런데 프로에 와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에 책보단 오히려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했다. 낮에 하는 취미가 없어서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고 배웠지만 26세 때 일찍 결혼해서 그 이후론 취미 생활도 끊겼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농구로 먹고 살아야 하는 만큼 지금은 계속 농구를 연구하고 생각하고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선수 본연의 일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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