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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두 개?

모터트렌드 2020.06.30 11:00

같은 차인데 이름이 다르다? 두 가지 이름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자동차들의 속사정

현대 그랜저 / 아제라
현대 그랜저는 처음 등장했던 1986년부터 단 한 번의 변경 없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진출했을 땐 다른 이름을 썼는데, 바로 아제라다. 아제라는 하늘색을 의미하는 ‘아주어(Azure)’와 시대를 뜻하는 ‘에라(Era)’의 합성어로, ‘하늘빛 시대’라는 뜻이다. 그랜저(Grandeur)는 ‘장엄하다’는 뜻인데, 미국 실생활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고풍스러운 단어라 아제라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참고로 현대차는 2017년 북미 시장에서 그랜저 HG를 끝으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현대 아반떼 / 엘란트라
엘란트라는 아반떼의 이전 모델명으로, 열정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엘랑(Elan)’과 운송을 의미하는 영어 ‘트랜스포트(Transport)’가 결합된 이름이다. 국내에서는 엘란트라에서 아반떼로 바뀌며 그 이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북미에서는 아반떼를 아반떼라 부르지 않고(?) 여전히 엘란트라를 사용한다.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고, 현대 역시 그동안 다져놓은 엘란트라의 입지를 그대로 가져가기 위한 전략이다. 유럽에서는 로터스 엘란과의 상표권 문제로 한때 일부 국가에서 란트라로 판매되기도 했다.

현대 코나 / 카우아이
현대 코나는 서핑과 커피로 유명한 하와이의 지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여느 나라에서는 코나라는 이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포르투갈은 달랐다. 포르투갈에서 ‘코나’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와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 그래서 현대차는 포르투갈에서만 코나 대신 하와이의 이웃 섬인 카우아이의 이름을 사용한다.

기아 K9 / K900
미국에서 불리는 K9의 이름도 특이하다. 합성어나 지역 이름이 아닌 숫자 ‘0’ 두 개를 더해 이름 끝에 헌드레드(Hundred)’를 붙였다. 미국 공식명은 ‘케이 나인헌드레드’다. 숫자 ‘0’을 두 개 더한 이유는 코나와 마찬가지로 발음 때문이다. ‘케이 나인’은 개를 뜻하는 형용사 ‘케이나인(Canine)’과 비슷해 기아차에서 자동차의 이미지를 위해 이름을 바꾼 것이다. K9은 K900 이전에도 다른 이름으로 수출된 적이 있다. 그때는 유럽과 중동 지역을 노리고 ‘쿠오리스(Quoris)’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이스라엘과 중국 합작 기업인 코로스(QOROS)가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면서 독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 결국 패소하면서 유럽에서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기아 카니발 / 세도나
내수용 차 이름이 해외에서 부정적인 의미이면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단어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기아 카니발이 그 단적인 예다. 카니발(Carnival)은 본래 기독교에서 육식을 하지 않는 사육제를 뜻하는 단어지만 인육을 먹는 풍습 ‘카니발리즘(Cannibalism)’과 발음이 비슷해 사람들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기아는 북미 시장을 위한 이름으로 카니발 대신 미국 애리조나주 휴양지인 ‘세도나’라는 이름을 달았다.

르노 탈리스만 / SM6
다른 자동차들과는 달리 국내에 들어오며 이름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르노삼성에서 나오는 SM6가 대표적이다. 르노삼성은 2016년 탈리스만 출시를 준비하면서 기존에 있던 SM3, SM5, SM7 같은 라인업과의 병행 판매를 고려해 SM6로 모델명을 확정 지었다. 르노삼성에서 판매하는 모델들을 보면 로컬 네이밍을 하는 경향이 잦다. 콜레오스는 역시 국내에서는 QM6로 판매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분위기도 조금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QM3로 판매됐던 1세대 캡처가 2세대 신형으로 출시되면서 자신의 본명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토요타 아쿠아 / 프리우스 C
우리에게 토요타 아쿠아는 생소하다. 우리뿐만이 아닐 거다. 미국 사람들도, 유럽 사람들도, 중국 사람들도 아쿠아는 낯설다. 이유는 간단하다. 토요타 아쿠아는 오직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이름으로, 일본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프리우스 C로 판매되고 있다. 토요타가 자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놔두고 프리우스 C로 수출하게 된 건 이미 성공한 프리우스 시리즈의 하나로 판매하는 게 브랜드 전략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역시 마케팅의 토요타다.

쌍용 티볼리 / 티볼란
소형 SUV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쌍용차 SUV 티볼리가 중국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티볼리의 이름은 바로 티볼란이다. 끝에 있는 i를 빼고 an으로 바꾼 것이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100여 국가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중국에서 상표권을 등록하지 못했던 것. 중국에선 경쟁 회사인 GM이 티볼리 상표권을 갖고 있었다. 이에 쌍용차는 오랜 고민 끝에 GM에 로열티를 주는 대신 ‘티볼란’이란 이름을 중국에서만 사용한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50 / S 680
중국은 세계에서 럭셔리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 그중의 하나가 중국만을 위한 특별한 네이밍이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는 S 650을 중국에 출시할 때 650이 아닌 680 이름을 달았다. ‘돈을 벌다’라는 뜻의 ‘발(發)’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숫자 ‘8’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이름을 바꾼 것이다. 참고로 2014년 자동차 번호 경매에서 ‘B8888R’, 8이 네 개나 있는 번호가 172만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억원에 낙찰됐다. 중국인들의 숫자 8 사랑은 유별나다.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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