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 은퇴까지 생각했던 롯데 김대우가 쏘아올린 2.1이닝의 희망

"읽는 만큼 돈이 된다"

은퇴까지 생각했던 롯데 김대우가 쏘아올린 2.1이닝의 희망

스포츠경향 2020.07.01 09:48

롯데 김대우(36)는 지난6월30일 NC전을 앞두고 갑작스레 선발로 등판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노경은이 가벼운 손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됐고 허문회 롯데 감독은 고심 끝에 김대우를 선발로 낙점했다. 사실상 ‘오프너’였다. 허문회 감독은 “5이닝을 버텨주면 좋겠지만 2~3이닝 정도 맡기려고 한다”고 했다.

김대우는 올 시즌 불펜으로만 경기에 나섰다. 한 경기 최다 이닝은 지난달 20일 KT전에서 기록한 2이닝이 다였다.

그의 최근 선발 등판은 2010년 5월16일 잠실 LG전이었다. 당시 2.2이닝 6안타 7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은 3898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그리고 김대우는 2.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3회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전 안타 하나를 맞았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진명호가 주자를 불러들여 1실점이 돼 아쉬웠지만 ‘홈런 1위’인 NC 타선을 상대로 나름 선전했다. 롯데는 이날 김대우를 포함해 총 11명의 투수를 쏟아부었고 연장 11회 접전 끝에 결국 10-8로 승리했다. 김대우가 잘 꿴 첫 단추가 ‘불펜 데이’를 를 무사히 넘기게 해 준 것이다.

사실 김대우는 시즌을 시작하기 전까지만해도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광주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김대우는 고교 졸업 후 롯데에 지명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꾸며 고려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에 실패했고 2006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대만리그 진출을 고민하다 결국 2008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입단 후 2009년 4월25일 LG전에서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5타자 연속 볼넷’이라는 치욕스런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어깨 통증까지 그를 괴롭혀 결국 2011년 타자로 전향할 결심을 굳혔다. 팀의 4번타자가 될 재목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2017년 다시 투수로 전향했다. 그러나 김대우가 투수 전향 후 1군 마운드에 오른 경기는 2018년 5경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육성 선수로 신분이 전환됐다. 최저 연봉을 받으면서 야구 인생을 이어가던 김대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야구를 관둘 결심까지 했다.

김대우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안타까움을 적지 않게 표현했다. 워낙 기본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매 시즌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막상 시즌이 들어가서는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갔고 그의 나이는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김대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성민규 롯데 단장과 상담을 한 끝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팀 자체 청백전에서 150㎞ 강속구를 꽂아 넣기도 한 김대우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들었다.

처음에 추격조로 시작해 최근에는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이 잦아진 그는 갑작스레 올라가게 된 마운드에서도 제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안함을 표했다.

김대우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긴장은 되지 않았다”며 “감독님과 고참 동료들이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간다 생각하고 마음 편히 던지라고 조언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미리 2~3이닝을 던지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2아웃만 더 잡아서 3이닝을 채웠다면 동료 투수들이 덜 고생했을거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강판 뒤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바라보던 그가 팀이 역전에 성공하자 가장 좋아했던 이유였다.

김대우는 “시즌 초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있었다”며 털어놓은 뒤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상태라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항상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만 되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은 시즌 지금처럼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댓글 0

0 / 300

댓글 0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스포츠경향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인기 영상

인기뉴스 더보기
댓글 작성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