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주행의 즐거움, KTM 1290 슈퍼듀크 R

코너 주행의 즐거움, KTM 1290 슈퍼듀크 R

모터트렌드 2020-07-02 08:30:21 신고

중속으로 코너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슈퍼듀크 R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쿼터급, 미들급 모터사이클과 비교해도 오버리터급인 슈퍼듀크 R은 다루기 쉬웠다

슈퍼듀크 R의 가속력과 속도는 무시무시하다. 나처럼 경력이 미천한 라이더는 일반도로에서 그 힘과 속도를 제대로 쓸 수 없다. 슈퍼듀크 R의 매력은 단순히 곧은길을 빨리 달리는 게 아니다. 진짜 매력과 재미는 코너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무게중심이 차체 중앙에 낮게 배치된 이상적인 구조,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우수한 성능의 WP 서스펜션, 강력한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강한 힘을 분출하는 V 트윈 엔진 덕분에 슈퍼듀크 R은 코너를 빠르고 재미있게 달린다고 알려져 있다. 슈퍼듀크 R을 구매한 뒤 좀처럼 코너를 달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주말에 경기도 양평으로 라이딩을 가곤 했지만 날씨가 춥고 도로에 제설용 모래가 남아 있어 본격적인 달리기 환경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런데 4월이 되자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졌다. 주말마다 슈퍼듀크 R의 코너링 성능을 느끼기 위해 근교로 라이딩을 떠났다. 아직까지 슈퍼듀크 R이 몸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난이도 있는 곳을 찾지는 않는다. 그래서 간 곳이 바로 강원도 양구시와 춘천시에 걸쳐 있는 ‘소양호 옛길’이다. 소양호를 따라 구부러진 코너가 이어진 이곳은 빠른 속도로 코너를 달릴 수는 없지만 적당한 속도로 모터사이클의 특성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소양호 옛길에서 슈퍼듀크 R의 코너링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부담스럽거나 무섭지도 않았다. 이곳에서 시속 100km를 넘길 일은 많지 않다. 직선주로가 짧고, 코너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기어 단수도 2단과 3단만을 왔다 갔다 한다. 덕분에 속도와 기어 변속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슈퍼듀크 R의 코너링 성능에만 집중할 수 있다. 짧은 직선주로에서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린 뒤 코너 진입 직전에 엔진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고 슈퍼듀크 R의 무게중심이 전후, 좌우로 이동하는 것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코너를 달리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몸과 슈퍼듀크 R이 따로 노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나가 되어갔다. 누군가 나의 주행 모습을 봐주거나 피드백을 주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나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스로틀을 감았다가 놓고 엔진 브레이크를 건 뒤 좌우로 몸을 적극적으로 넘겼다. 같은 과정을 반복하자 코너링에 자신감이 붙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주행 속도가 빠르지 않은 탓에 고속 코너링 특성까지 느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중속으로 코너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슈퍼듀크 R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전에 경험했던 쿼터급, 미들급 모터사이클과 비교해도 오버리터급인 슈퍼듀크 R은 다루기 쉬웠다. 코너링 라이딩을 마치고 난 뒤, 처음으로 슈퍼듀크 R을 손으로 세차했다. 슬쩍 봤을 땐 더러운 것을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휠 안쪽과 차체 밑에 오염물질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구석구석 두 손으로 슈퍼듀크 R을 닦아주니 더 친해진 것 같다. 슈퍼듀크 R은 몰라보게 깔끔해졌고, 내 맘까지 깨끗해졌다. 하지만 멀끔해진 슈퍼듀크 R의 상태가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곧 떠날 다음 라이딩 코스를 이미 정했기 때문이다.
글_김준혁(회사원)


KTM 1290 슈퍼듀크 R
가격 2750만원
엔진 수랭식 4스트로크 V2, 177마력, 14.4kg·m
배기량 1301cc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195kg
시트 높이 835mm
휠베이스 1482m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탱크 용량 18ℓ
서스펜션(앞, 뒤) 도립식 텔레스코픽, 싱글쇼크 싱글스윙암

구입 시기 2020년 2월
총 주행거리 3845km
평균연비 17km/ℓ
월 주행거리 1418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6만원(유류비), 12만원(머플러 거치대)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김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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