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다이슨, 왜 전기차 플러그를 뽑았나?

[단독 인터뷰] 다이슨, 왜 전기차 플러그를 뽑았나?

오토카코리아 2020-07-02 13:50:25 신고

제임스 다이슨 경은 왜 전기차의 플러그를 뽑았을까? 무슨 계산이었을까?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가 이 독특한 창조주의 생각을 독점적으로 들어봤다

지난 10월 다이슨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의 갑작스러운 폐기가 알려졌다. 전후 영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였다. 예상치 못한 것도 있지만 영국 최고 부호인 제임스 다이슨 경의 개인 투자금이 25억 파운드(약 3조8000억 원)나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만들려고 했던 7인승 럭셔리 순수전기차가 대부분의 다이슨 프로젝트들처럼 밝은 미래를 비춰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1일, 프로젝트는 폐기됐으며,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그는 “이 프로젝트를 더는 상업적으로 이어갈 수 없게 됐다”라고 밝혔다. 

감맥(왼쪽)과 다이슨(오른쪽)은 자동차를 디자인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현행 전기차들이 제조사에 손실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기존에 만들던 차들을 계속해서 팔기 위해서다. CO₂ 배출량을 평균치로 조절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들은 전기차 개발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다이슨이 설명한 것은 15만 파운드(약 2억2815만 원)짜리 다이슨 전기차를 수년 안에 시장에 내놓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결국 “마음은 아프지만” 결정을 내렸다. 다이슨의 나머지 사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당시, 다이슨 EV에 대해 외부에 알려진 것은 별로 없었다. 사이즈, 파워트레인, 러닝 기어, 그리고 기술적 레이아웃 등 추측이 난무하는 ‘가능성’에 대해서만 알려졌다. 콘셉트에 대한 이슈들은 모두 특허 출원 6개월 전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액션 목업(모형)은 점토를 이용해 제작된다
이 차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autocar.co.uk를 방문해보세요

그러나 <오토카>는 최근 월트셔 주 훌라빙턴에 위치한 연구센터에서 원격으로 제임스 다이슨 경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다이슨의 자동차부 부사장인 이안 미나르드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안은 2016년 팀에 합류하며 다이슨에게 자동차 제작에 대해 알려준 인물이다. 또 다른 핵심인물은 이안 로버트슨이다. 2018년 중반까지 다이슨의 디렉터였는데, 이전에는 BMW의 주요 임원이었으며 BMW의 ‘i’ 전기차 프로그램을 지원했던 주요 인물이다. 

다이슨의 차는 특허 삽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놀라웠다. 7인승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차체는 컸다. 5m에 달하는 길이에 짧은 앞뒤 오버행, 그리고 유별나게 높은 지상고와 전통을 뒤집어엎는 것처럼 큰 24인치 휠/타이어를 신고 있었다. 휠과 타이어의 지름은 대략 1m에 달했다. 차체의 크기도, 그리고 주행 높이도 다이슨이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이다.

주행 포지션은 높았지만, 실제 차체의 높이는 1690mm로 레인지로버보다 낮다. 급진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어떻게 보면 이게 옳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스펙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닥 아래 붙은 150kWh 리튬이온 배터리였다. 휠베이스가 3275mm인데, 이 부분을 배터리가 대부분 차지했다. 덕분에 이 차의 주행 가능 거리는 600마일(약 965km)에 달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치다. 

다이슨은 싱가폴에서 정식 생산 모델을 내놓기 전 자동차를 설계, 개발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훌라빙턴에 있는 비행장 격납고와 활주로를 사들여 다듬었다. 이 비행장은 1937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 훈련 기지로 사용된 월트셔 말메스베리의 구 RAF 비행장이다. 5000명의 다이슨 엔지니어들이 여기서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한다. 그렇다. 실제 비행장 시설은 그룹을 이미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에 목적을 둔 것이었다. 

콘셉트 카 개발

다이슨은 그의 회사가 만든 가장 완벽한 테스트 차량을 보여줬다
스케이트보드 스타일의 플랫폼이 5m 길이의 자동차를 받치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 경이 전기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은 테슬라가 EV를 진지하게 밀어붙이던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전기차에 대해 업계 대부분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압력, 규제, 그리고 친환경 이슈 등에 이끌린 사람들은 반대 의사를 표현할 겨를도 없이 구매를 시작할 것이다”고 과거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 회사는 이미 전기 모터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배터리도 개발했다. 차든 따뜻하든 깨끗하게 하든지 간에 공기를 다루는 기술도 있었다. 이 분야는 우리가 전문가다. 따라서 디자인적, 상업적인 요소가 눈에 뻔히 보였다.”

다이슨은 큰 바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말했다. 이는 이상하게도 그와 친한 알렉스 몰튼과도 관련이 있다. 알렉스 몰튼은 작은 자동차 바퀴(미니를 뜻한다)와 자전거(그가 성공적으로 디자인했던)에 열정적인 사람이다. 다이슨은 “몰튼에게서 종종 작은 바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낮은 탄성과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논쟁이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내 아이디어는 결국 커다란 전기차로 갔다. 커다란 전기차가 중국에서는 인기가 많다. 전기차의 소비가 많은 곳이니까. 중국에서는 많은 오너들이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항상 자동차를 애용할 수 있길 바란다. 주중에는 직장에, 그리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거주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150kWh 배터리 팩은 600마일(약 965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커다란 바퀴는 높은 지상고를 만든다. 그리고 긴 휠베이스와 각 바퀴의 구석 자리를 뺀 나머지 공간들은 바닥 아래쪽 배터리팩을 위한 공간이 됐다. 그 위로 7명이 탑승한다. 2열 시트는 조절할 수 있다. 중국의 오너들은 뒷좌석에서 쇼퍼 드리븐을 즐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배치가 커다란 정면으로 공기저항이 심한 보통 SUV의 단점을 극복하고 에너지 손실 없이 공간을 활용하는 데, 그리고 주행 높이를 최적화하는 데 적합하다고 다이슨은 느꼈다. 

모터 하나는 앞쪽에, 다른 하나는 뒤쪽에 배치된다
배터리 팩은 추후 고체 방식으로의 전환도 염두에 둔 것이다
디지털 모터는 다이슨이 디자인 한 것으로, 268마력을 낸다

다이슨에게 시간을 더 줬더라면 그는 큰 바퀴의 장점을 수없이 늘어놓았을 것이다. 조용한 주행, 낮은 쏠림(아마 8% 정도 이점이 있을 거 같다), 그리고 거기다 요철과 포트홀 등에 대응하는 능력 등 말이다. 우리는 사실 런플랫 타이어로 놀라운 결과를 얻었던 적이 있다. 딱딱한 표면에도 불구하고 주행 느낌은 괜찮았다. 또한, 여기에는 공기역학적, 그리고 눈길과 젖은 노면에서의 접지력과 트랙션에서도 모두 이점을 가진다는 것을 안다. 극한 상황에서는 바퀴로, 그리고 전기차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실내 공간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서라도 살려야 한다는 것이 해결책이 됐다.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그리고 몇몇 타이어 제조업체들은 이 아이디어를 연구목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다이슨이 생각한 거대한 바퀴의 장점은 대부분 비주얼적인 요소일 뿐이다. 큰 바퀴는 그저 시각적인 부분에서 이점을 가진다는 것을 디자이너들도 안다. 다이슨은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저 멋져 보일 뿐이다. 우리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우리 차를 계속 보여줬다. 나도 레인지로버를 갖고 있어서 괜한 소리를 할 생각은 없다. 레인지로버를 오래 타니 다른 차들의 바퀴는 멍청해 보일 정도로 작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다.“

다이슨은 15만 파운드(약 2억2815만 원)의 가격에 초기 연간 판매량 5000대를 목표로 정했다. 싱가포르로 생산지를 옮기기 전 훌라빙턴에서 몇 대를 먼저 만들 수도 있었다. 디자이너는 목표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적어도 초기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많았을 것이다. 다이슨은 “상상만으로 판매 물량을 기대하고 사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진공청소기 사업을 시작할 때 매우 보수적으로 생각했고 처음 2년 동안은 내 예상이 적중했다. 그러고는 사업 규모를 축소했고 그 선택은 옳았다”고 밝혔다.

기술적 디테일

다이슨은 초기 모양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개선 방안을 연구했다

일단, 자동차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자 논리가 필요한 설계의 문제가 따라왔다. 8500개의 원통형 셀을 두 개 층으로 쌓은 150kWh짜리 배터리를 지탱할 무척 견고한 ‘알루미늄 강성’의 모노코크 바디/섀시가 필요했다. 배터리는 174mm 높이로 바닥 아래 설치했다. 제자리에 고정되면 배터리 하우징은 25kN/deg라는 놀라운 구조 강성을 가진다. 

초기 시도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층의 특징은 명확했다. 의도적으로 납작한 쟁반처럼 디자인했는데, 12년에서 14년 정도의 플랫폼 수명이 다하는 동안, 기대한 대로 더욱 작고 가벼운 고체 배터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고체 배터리가 생산되면 대략 2500kg 정도의 현행 자동차 중량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이슨은 테슬라와 비교해도 주행 가능 거리는 분명히 길 것이라 믿었다. “연구 결과 우리 모두 얼마나 긴 거리를 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많은 운전자가 통근용으로 하루에 30마일(약 48.2km) 정도만 달린다. 여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모두 한 해에 한 번씩, 혹은, 종종 600마일(약 965km) 정도의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분명 뉴캐슬로 떠나는 여정에서도 충전을 위해 멈추지 않았으면 할 것이다.”

268마력의 출력을 내는 두 개의 똑같은 전기 모터는 단순한 구조에 최대 97%의 효율성을 가진다. 한 개는 앞쪽에, 한 개는 뒤쪽에 설치되며 네 바퀴를 모두 굴린다. 정교한 트랙션 컨트롤과 토크 벡터링 시스템도 운영한다. 총 66.4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부터 즉각적으로 토크를 끌어낸다. 최고시속은 201km이며 0→시속 100km 도달에는 4.6초가 소요된다. 하지만 두 대의 프로토타입이 주행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어떤 퍼포먼스 테스트도 진행하지 않았다. 

차체 디자인

디자인 프로토타입은 외부 세계로 나가 본 적이 거의 없다
다이슨은 휠의 크기(24인치)가 실질적인 이점을 준다고 말한다

제임스 다이슨 경과 피터 감맥은 오랜 동료다. 피터는 이 차의 디자인을 한 장본인이다. 다이슨은 “디자인에 있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외부 디자이너에게 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동차에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들어야 했다. 자동차에는 우리가 모르는 온갖 기교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테스트를 해보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팀은 EDV라고 부르는 첫 번째 시제차에서 발견된 오류들 중 하나에 대한 결과를 보여줬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덜 알려진 사실인데, 보디 측면에 도드라진 라인들이 모인 모습을 보면, 중간 부분에서는 축 처진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프로토타입 중 한 대가 그랬다. 그리고 공기역학적 요소도 어수선했다.

다이슨과 감맥은 일련의 단계를 거쳐 실수를 바로잡았다. 단순하고 믿을 수 있으며, 그리고 결국 제법 괜찮은 디테일을 만들어 냈다. 이런 디테일에는 전면 윈드스크린의 경사, 비교적 낮은 루프, 그리고 벌크를 가리는 거대한 휠 등을 사용한다는 솔루션이 있었다. 코치 리어 도어, 프레임이 없는 측면 유리 등과 같은, 이러한 럭셔리카 세부사항들이 다이슨 차를 프리미엄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다이슨은 이 차를 두고 “스스로 작다고 생각하는 큰 차”라고 딱 잘라 말했다. 

서스펜션

다이슨: “좌석의 디자인은 우리가 한 것 중 가장 대담한 것이었다”

자체 개발한 이 서스펜션은 독립 에어 스프링을 달고 있다. 교차 연결식 안티롤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미나드가 말했던 것처럼, 몰튼의 선구적인 하이드롤라스틱 시스템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철재 안티 롤 바를 대신한 것.

앞쪽 서스펜션은 넓은 간격의 더블 위시본이, 뒤쪽은 멀티링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레인지로버보다 지상고가 높다. 미나드의 설명에 따르면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270mm 높이를 갖추고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235mm까지 내려오며, 거친 지면을 달리고 물길을 건널 때는 선택적으로 290mm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 이렇게 세 가지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인테리어 

페시아는 낮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실내는 매우 미니멀했다
모든 조작 관련한 스위치들은 스티어링 휠 주변에 위치해있다
중앙의 혁신적인 컵홀더는 패브릭 재질로 만들어졌다

다이슨의 이 크로스오버 내부는 넓고 미래지향적이다. 전면, 그리고 위아래 디자인이 매우 단순하다. 조심스럽게 선택한 색상과 소재들은 비싸 보이는 티가 났다. 15만 파운드(약 2억2815만 원)의 가격을 쏟아 부어야 하는 합당한 이유처럼 급진적인 모양새와 견고한 시트커버 등이 적용됐다. 3열 시트도 마찬가지다. 이 차에는 어른 일곱 명이 타도 공간이 충분하다. 2열 시트를 뒤로 밀면, 쇼퍼 드리븐을 즐기고 싶은 욕구도 생기게끔 한다. “이 차는 자신이 몰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운전해주는 걸 타도 좋다”고 다이슨이 말했다. 

시트 전체가 전위적인 조각상을 보는 거 같다. 다이슨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면, 시트 디자인에 가장 신경썼는지도 모르겠다. 1930년대 안락의자처럼 생긴 시트는 싫어한다. 우리가 디자인한 시트는 정반대다. 인체공학적 특성, 특히 효과적인 허리 지지대는 물론, 시각적으로도 좋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과 그의 기술자들은 센터페시아를 낮은 위치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높은 주행 포지션을 잡기 위함이다. 다이슨의 생각은 이러하다. “어떤 차들은 페시아가 거의 눈높이까지 올라와 있는데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을 필요는 없지 않나?” 

설계의 단순성은 제어장치 및 계측기로도 이어진다. 미나드는 이 디자인의 핵심이 스티어링에 얹은 손에,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 운전하는 마음에 있다고 했다.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제어장치가 운전대 중앙에 위치해 있고 이를 만지는 느낌, 그리고 손끝이 닿는 곳에 신경을 썼다. 제임스 다이슨 경이 만족할 때까지 말이다. 이 차에는 또한, 정사각형의 다기능 스크린이 대시보드 중앙, 센터콘솔 위쪽에 있다. 하지만 다이슨과 미나드는 이 부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법률로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로토타입에서는 정보들은 잘 구성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되며, 앞으로 1~2년 안에 허공에 떠 있는 홀로그램 같은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계획도 있었다고 했다. 

EDV 프로토타입은 독창적인 디자인의 ‘오류’를 보여준다

내부 공간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혁신적인 HVAC(히팅, 통풍, 그리고 공기청정, Heating, Ventilation and Air-Conditioning)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영역 설정’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전반적인 내부 공기를 변화시키도록 한다. 다이슨은 이 시스템을 위한 시제품도 만들었다. 트윈 히팅 펌프가 자동차 전면에서부터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를 걸러준다. 배터리와 드라이브 모터가 하나로 통합되며 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자동차의 HVAC 시스템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기술자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매우 특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봤다.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해서 말이다”라고 미나드가 말했다. 

프로토타입 주행 

완성된 자동차는 성인 7명이 탑승할 수 있고 무게는 2600kg이다

다이슨은 프로젝트를 폐기하기 전에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기로 했다. 멀리, 또는 빠르게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는 솟구쳐 오르는 드라이빙 시트와 낮은 페시아 너머 바라볼 수 있는 풍경에 만족했다. “비록 멀리 가지 못했고, 빠르지 않았지만, 드라이브는 즐거웠다. 하지만 이 차를 몰았던 시간 대부분이 교통정체 속에 있었다. 그래도 스튜디오 바깥에 나오니 기분은 좋았다. 콘셉트 모델은 올바른 방향을 선택한 거 같다”고 말했다. 

두 시간이 지나며 주어진 시간이 다해가고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디자이너의 비서가 디자이너에게 다른 모임 참석을 독촉했다. 사실 그의 미팅은 오랫동안 미뤄져 온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가 한 행동은 이 프로젝트가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줬다. 하지만 갑자기, 스크린이 깜빡거리더니 그는 가고 없었다. 

다이슨 일렉트릭 크로스오버 프로토타입은 분명히 미완성이지만, 양산에 대한 큰 그림은 그렸을 것이다. 차의 모습, 그리고 스펙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양산에 이만큼 가까워졌는데, 눈물을 머금고 포기를 해야 했다는 사실, 그리고 양산이 된 차를 우리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제임스 경은 진심을 담아 나에게 말했다. “클럽에 가입해, 클럽에.” 

다이슨이 애장하는 차는 시트로엥

억만장자가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를 만들 때, 다른 무엇보다 궁금한 점이 있었다. 바로 현재 보유한 자동차는 무엇인지에 관한 것. 제임스 다이슨 경은 가장 좋아하는 차에 대해 “가장 즐겨 탄 페라리 시대”와 “랜드로버의 작은 콜렉션”을 제외하고는 1970년대 시트로엥 SM을 꼽았다. 흥미롭게도 이 역시 긴 휠베이스를 가진 차로, 훌라빙턴에서 만든 다이슨 전기차 프로토타입과 마찬가지로 큰 휠과 상호 연결된 서스펜션을 갖췄다.

다이슨은 “1960년대 후반에 설계됐으며, 멋진 외관과 서스펜션, 회전식 헤드라이트로 매우 미래지향적인 모델이다. 훌라빙턴의 여러 도로에서 교통 단속을 위해 숨은 경찰들이 있지만, 시트로엥은 최고시속 50마일(약 81km)까지 달릴 수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여기에도 멋진 요소들이 있는데, 멋진 사운드를 만드는 V6 엔진이고, 다른 하나는 처음 그랬던 것처럼 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Q&A  제임스 다이슨 경에게 묻다

차에 부여된 이름이 있는가?

 우리는 그 문제로 골치를 썩었지만, 결국 ‘다이슨’이라 부르기로 결정했다. 여러 가지 버전들이 있었고 그 중 제일 낫다고 생각했지만, 처음엔 이름이 마케팅에 방해 요소처럼 느껴졌다.


자동차를 생산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훌륭했고, 우리는 목표를 향해 갈 모든 준비가 된 상태였다. 문제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것이었다. 이안 미나드는 500명으로 꾸려진 강력한 팀을 구축했고 제 시간에 맞춰 운영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2014년에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아이디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거뒀나?

문제의 핵심은 이제 대형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를 배출가스 감축의 방안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전기차가 비현실적으로 저렴해졌다. 이는 테슬라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일론 머스크의 자산은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린 그렇지 않다.


결정을 내린 후 소감은?

마음이 무척 아팠다. 우리는 그동안 훌륭한 작업을 수행해왔고,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아낌없이 헌신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자동차 제조가 장기적 사업으로 갈 수 있다고 봤는가?

가격을 좀 더 절감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배터리 비용도 적지 않았지만, 다른 부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도입하면 공급업체에서 적잖은 비용의 청구서가 날아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업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생산 포기가 전기차 산업에 악영향을 줄까? 아니면 CO₂ 감축에 영향을 줄까?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대중이 그 가치를 보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해 도움을 주었지만, 최근에 이를 삭감한 것은 유감이었다. 우리에게 지원되는 것들은 큰일을 하는 걸 쉽게 만든다.


전기차 제조에서 수익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것은?

단연 배터리다. 배터리와 이를 냉각하는데 필요한 구조는 내연기관보다 훨씬 비싸다. 경험상 배터리 셀의 비용이 전기 장치의 2배가 된다. 그리고 우리 차에는 이러한 배터리셀이 무려 8500개가 장착된다. 모든 셀에는 2개의 레이저 용접 커넥터가 있다. 미칠 일이다. 그리고 이를 냉각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냉각은 충전 단계에서만 필요하다. 배터리 관련 기술 문제를 극복하고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만큼 저렴해지는 것도 언젠가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이슨 자동차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부분은?

큰 바퀴다. 알렉스 몰턴의 말에 의하면 이론이 완전히 직관적인 것은 아니나, 우리는 큰 바퀴에 대해 많은 장점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것들이 우리 차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리라 본다.


이 프로젝트에서 고체형(솔리드 스테이트)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체형 배터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전기차를 출시하려면 현재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충전을 쉽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고체형 배터리를 목표로 했다.


고체형 배터리의 연구 진행 정도는?

우리는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한동안 실험실에서 연구와 개발이 이뤄져 왔으며, 현재는 적은 수지만 생산을 하고 있다. 우리는 목표에 거의 도달했다. 준비가 되면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하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말할 수 없다.


다이슨 자동차를 다시 만든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애초에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다르게 할 점이 프로젝트에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독특한 장거리용 자동차를 만들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든 다이슨 자동차다.


긴 주행거리가 중요한 부분이었는가?

그렇다. 그것은 우리와 테슬라간의 차이점을 만드는 부분이다. 그리고 여전히 여행 과정에서 잠깐 달리고 멈춰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급속 충전 배터리를 항상 유지할 수는 없다. 이 말 자체도 잘못된 것이지만. 20분 동안 빠르게 충전하면 모든 것이 과열되고 속도가 느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이 포르쉐 타이칸을 선호하는 것은 짧은 충전으로 긴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주행거리에 덜 신경써도 되지 않나?

하이브리드는 합리적이다. 그러나 두 종류의 전원에 대한 비용에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은 친환경 차량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잘못 알고 있다. 나에게는 콤팩트하고 효율적인 내연기관을 갖춘 작고 가벼운 자동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더 나은 대안이다.


제작한 자동차는 어떻게 되는가?

프로젝트를 판매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관심을 갖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자동차와 관련한 내용들을 담아 둘 박물관을 열 생각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구매를 원할 수 있는 항온항습기 역시 제작하고 있다. 혹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보관할 수도 있다. 다이슨이 성장함에 따라 항상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


다른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가? 아시안 시장을 겨냥한 간단한 차량이 예상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만 시장에 진출한다. 그러나 우리가 변화를 이룰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아니면 좀 더 심사숙고할 수도 있다. 운송 분야에는 많은 관심이 있다. 이번이 다이슨의 이동성에 대한 관심의 끝은 아니다.

 OPINION  

좋은 차였을까?

우리가 다이슨의 자동차 프로젝트와 이를 둘러썬 비밀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자동차에 대해 약간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것이 실제 현실에서 가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진공청소기 분야 강자의 허황된 프로젝트였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의 실패를 감안해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그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베일 뒤에서 내가 본 것은 상실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잘생기고 유능하며 영리해보이는 인상적인 자동차였다.

다이슨이 처음으로 24인치 휠을 달았을 때 이는 테슬라를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미국차와 함께 실내 공간의 개념과 모습이 완전히 달랐다. 6년이 지난 지금, 상업적인 면에서 상황은 바뀌었고 더욱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 차는 재정적인 문제만 아니었다면 생산 과정을 거쳐 주목받기에 충분한 차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패로 인해 매우 안타깝지만 정말 훌륭한 자동차였다.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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