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이 최근 2경기 연속으로 슈팅 수 0개에 그쳤다. 그중 나중 경기가 3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었는데, 토트넘은 1-3으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후반 45분 도움 1개를 기록했을 뿐, 웨스트햄전에 이어 한 개의 슈팅도 하지 못했다. 왜일까.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공격수다. 그런데 윙어보다는 윙백처럼 수비에 많이 가담했다. 히트맵(지역별 활동량을 표시한 지도)으로도 활동 범위가 제한된 게 드러났다. 최전방보다 왼쪽 측면과 하프라인 부근에 더 오래 머물렀다.
조세 모리뉴(57·포르투갈) 토트넘 감독은 공격수의 수비 가담을 중요시한다. 첼시(잉글랜드)와 인터밀란(이탈리아) 감독 시절에도 그랬다. 왼쪽 측면을 많이 오르내리다 보니 손흥민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와 슈팅이 사라졌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전 감독 시절, 윙 포워드 외에 최전방 공격수로도 뛰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가 하면, 폭발적인 역습을 선보였다. 모리뉴 감독 밑에서는 그런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지 못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모리뉴는 201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포그바와 충돌했다. 포그바의 수비 가담이 적다고 지적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현 맨유 감독은 공격 성향이 강한 포그바가 공격에 집중하도록 해준다. 포그바도 팀도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리뉴는 토트넘에서도 수비 가담을 주문했고, 손흥민의 활약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모리뉴 축구는 ‘클래식’하다. 바꿔 말하면 ‘구식’이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다양한 전술 변화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게겐 프레싱(전방압박)을,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역습을 활용한다. 모리뉴는 공수 밸런스를 중시하는데, 상대와 관계없이 늘 비슷한 형태다.
토트넘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토트넘은 현재 10위(12승9무11패·승점 45)인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위 이상 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 4위 첼시(승점 57)에 승점 12 뒤졌다. 남은 6경기에서 뒤집기는 솔직히 어렵다. 심지어 유로파리그 진출도 쉽지 않다. 유로파리그에는 프리미어리그 5위와 FA(축구협회)컵, 리그컵 우승팀이 나간다. 토트넘은 5위 맨유와 승점 10 뒤졌고, FA컵과 리그컵에서는 탈락했다.
토트넘은 7일 오전 4시(한국시각) 홈에서 에버턴과 3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로부터 10일간 4경기를 치르는 ‘살인적 일정’을 앞뒀다. 모리뉴 축구는 주전 의존도가 높아 손흥민이 선발로 나올 가능성은 크다. 올 시즌 리그 9골(전체 16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네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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