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피어난 김무열

활짝 피어난 김무열

싱글즈 2020-07-06 19:00:00 신고

활짝 피어난 김무열

쑥스러운 듯 웃었지만 꽃과 김무열은 썩 잘 어울렸다. 만개한 김무열을 완연한 봄에 만났다.

셔츠 질 샌더.

노을이 예쁘게 지던 시간, 촬영 현장에는 김무열을 기다리는 꽃이 가득했다. 얼굴이 큰 꽃부터 연약하지만 굳센 들꽃까지 오늘 김무열의 파트너는 다름 아닌 꽃이었다. 작품을 통해 봐온 김무열의 모습은 밝음보다는 어두움에 가까웠고, 꽃과는 그리 가까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막상 꽃을 보자 해사하게 웃으며 꽃 이름을 하나씩 대기 시작한다. 집 뒷산에 핀 조팝나무가 얼마나 예쁜지까지 정성을 다해 설명하는 그는 누구보다 꽃과 잘 어울리는 사람, 그리고 배우였다.

수트, 셔츠 모두 우영미, 스니커즈 골든구스.

Q5월 개봉 예정인 [악인전]에서 마동석, 김성철과 호흡을 맞춘다. 나는 악과 악의 대결에서 유일한 선함을 연기한다. 남자 세 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많지만 조금은 독특한 설정이 재미있다. 남자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주로 시원함, 통쾌함을 다루는데 우리 영화는 달랐다. 무엇보다 형사를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다.Q마동석의 첫인상은 어땠나? 동석 형은 기억을 못하는데 사실 10여 년 전에 함께 작품을 한 적 있다. [인류멸망보고서]라는 영화였는데 그땐 우리 모두 단역이었다. 동석 형은 그때도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체구였다. 심지어 형은 고등학생, 나는 전경 역할이었다. 좀비들이 국회의사당으로 치고 올라오는 걸 막아서는 역할이었다.Q역할명이 경찰 10 정도? 참혹하게 죽는 전경 1 정도? 좀비로 변한 동석 형한테 찢겨서 죽었다. 그러니 잊을 수 없을 수밖에.Q갑자기 그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아마 나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때부터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항상 남다른 마음으로 지켜봤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는데 이번 작품에서 만나게 돼 정말 반가웠다. 단역 파트너를 지금은 한 작품의 주역으로 만난다니 신기했다.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너무 즐거웠다.Q[악인전]에서 악과 악의 대결의 중심에 있는 경찰을 맡았다. 영화 전반은 진지하고 무겁지만 연기를 하다 보니 사람 사는 이야기가 됐고, 그래서 생각보다 가벼워지는 지점도 있다. 그 점이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영화와 달라서 좋았다. 경찰 역할은 처음이라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범인을 잡는 순간의 CCTV 영상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봤는데 역시 실제로 만나뵙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가 장르 영화에서 봐왔던 터프한 경찰은 정말 일부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사건을 쫓을 때 경찰들의 병적인 심리 상태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범인을 잡을 때까지 잠들면 범인 잡는 꿈만 꾸고, 지나가는 사람이 범인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들었다.Q김무열에게도 그렇게 집착하게 되는 분야가 있나? 자기 전에 대본을 잘 안 본다. 보면 자꾸 생각이 나고 고민거리가 생긴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을 못 잔다.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몸만 힘들어진다.Q마동석의 별명은 마블리다. 갖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딱히 없다, 하하. 별명이 없다는 것은 대표적인 인상이 없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한데 계속 그렇게 무채색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별명이 안 붙을 정도로.Q캐릭터 때문에 15kg을 증량했다. 감량보다 증량이 훨씬 어려울 것 같은데. 살이 잘 붙는 편이라 평소에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 그런데 동석 형과 대등하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 캐릭터라 단순히 살만 쪄서는 안 됐다. 살과 근육이 동시에 붙어야 해서 밥과 찌개, 닭가슴살까지 모두 먹어야 했다. 소금을 먹다 보니 근육이 빠지는 것 같고, 근육에 신경 쓰니 지방이 부족한 것 같아서 정말 힘들었다. 동석 형과 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형과 나는 먹는 양 자체가 비교가 안 됐다. 지금은 사이즈가 커진 위를 다시 줄이는 중이다. 돌아왔던 입맛을 끊으려고 하니 가끔씩 짠 음식이 그리워서 ‘도도한 나쵸’ ‘도리토스’를 먹으며 달랜다. 살을 쪘다 뺐다 하는 덕분에 와이프가 가장 힘들어한다. 계속 “먹고 싶어. 먹을까?”라고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을 하니까, 하하. 그땐 내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다.

셔츠 오디너리피플, 팬츠 메종 마르지엘라.

Q[악인전] 개봉을 앞두고 있고, 지금은 [도터] 촬영 중이다. 소처럼 일한다.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나는 배우를 기술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술이 녹슬지 않기 위해서는 갈고닦으면서 계속 기름칠을 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자기만의 세계로 빠지는 것도 위험하다. 경계하면서 내 기술을 갈고닦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Q인간 김무열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나? 자연인이다, 하하. 집에서 청소하고 집안일을 한다. 부지런한 편은 아닌데 열심히 애쓰고 있다. 결혼을 하고 불규칙적이었던 패턴이 꽤 규칙적으로 변했다. 규칙적으로 사는 것이 가끔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편하다. 배우의 삶에 대해서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면서 잘 쉬는 게 배우 김무열을 위한 좋은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행 다니는 것도 결국은 그런 맥락이다.Q제작발표회에서 손가락 힘 대결을 했다. 조용하더니 갑자기 승부욕의 화신이 되던데. 정말 너무 후회된다, 하하. 승부욕이 발동한 나머지 기계에 두 번이나 헛손질을 했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결국 동석 형한테 지고 허탈함이 몰려왔다. 그제야 그냥 가볍게 하고 졌어야 하는데 왜 긴장해서 두 번이나 헛손질을 할 정도로 열심히 했는지 후회됐다.Q평소 승부욕에 발동 걸리는 순간은 언제인가? 농구를 좋아하는데 승부욕 때문에 다친 적이 몇 번 있다. 얼마나 잘하고 싶었냐면 장충체육관에서 김승현 코치가 하는 클래스에 가서 몇 번 배우고, 코치들한테 일대일 트레이닝도 받았다. 배웠는데 내 체력이 못 따라가는 것 같아서 심지어 집 옆 남산을 뛰어 올라갔던 적도 있다. 다리 힘을 키우려고.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하하.Q꽃은 싹이 트고 만개하기까지 긴 과정을 거친다. 지금 어디쯤 와 있나? 만개. 얼마 전에 땅에 떨어진 꽃도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땅에 떨어진 게 아니라 땅에 폈다고 생각을 하니 꽃이 더 예뻐 보였다. 지금 김무열은 만개여도, 떨어진 꽃이어도 괜찮다. 떨어졌다고 해서 꽃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Q평소 좋아하는 꽃은? 오늘 아침 뒷산을 산책하면서 본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그리고 조팝나무. 조팝나무 꽃이 정말 예쁘더라. 산책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꽃들에 정이 간다.Q가장 최근에 선물한 꽃을 기억하나? 프리지어. 인터넷에서 본 사진에 속아서 샀는데 안목의 실수였다. 차라리 조금만 줬으면 더 예뻤을 텐데 다발로 꽉 채워서 주니까 뭔가 이상했다. 꽃 선물은 망했다, 하하. 다음엔 좀더 분발해야겠다.

수트 르메르 바이 10꼬르소꼬모, 톱 비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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