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상 "연기 재미없어지면 바로 은퇴…그 순간 최대한 늦게 오길"(인터뷰)

박원상 "연기 재미없어지면 바로 은퇴…그 순간 최대한 늦게 오길"(인터뷰)

조이뉴스24 2020-07-07 17:27:52 신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촬영장 가는 것이 재미없어지면 뒤도 안 돌아보고 연기를 그만둘 생각인데, 은퇴하는 순간이 최대한 늦게 오길 바란다."

배우 박원상의 현재 목표다. 연극이 좋아서 연극을 시작했고, 여전히 연극이 꿈이라는 그의 진심은 묵직했다.

영화 '불량한 가족'(감독 장재일)은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박초롱 분)가 우연히 다혜(김다예 분)의 특별한 패밀리를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 드라마다. 에이핑크 리더 박초롱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주연으로 관심을 모은 '불량한 가족'에서 박원상은 유리의 아빠 현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불량한 가족'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오는 9일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원상은 "불특정 다수의 분들이 극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대놓고 얘기를 하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다"라며 "세상에서 관객을 가장 모르겠더라.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계시더라. 바라는 건 '불량한 가족'의 좋은 부분들을 만나셨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원상이 '불량한 가족'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들 때문이다. 그는 "제 아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를 했다"며 "극중 유리와 같지는 않지만, 힘들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3 무렵에 힘들었던 것이 넘쳤던 것 같은데 누구나 사춘기 때 그런 시간을 겪게 되지 않나. 그런 친구들에게 어떤 의미로든지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현두와 '못난 아빠'라는 점이 같다고 말한 박원상은 "개봉 시점이 되니 '가족이 무언가'라며 곱씹어봤는데, 서로 잘 바라봐주고 잘 들어주는 것인 것 같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렇게 한다면 좋은 부모, 좋은 가족 사이가 될 텐데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보고 싶은 거만 보다 보니 갈등이 생긴다. 현두 역시 '나는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유리를 보상 심리로 대하지는 않았나 싶다. 유리가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더라"라고 자신이 바라본 현두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속사에 권해효 선배와 둘이 있다. 권해효 형은 아들과 딸을 자유롭게 대안학교에 보냈다. 서로 합의가 됐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인데, '자식 가지고 시험하지 말라'고 하더라. 물론 모두가 답안지를 가지고 살지는 않는다. 그 답을 찾아가는 것뿐이다. 잘 찾아가나 하면 미치지 못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라고 아들의 입장에서, 또 아버지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불량한 가족'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활약해온 박원상은 1996년 영화 '세 친구'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박원상이라는 이름과 얼굴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리며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였지만, 처음 봤던 연극 '관객모독'에 끌려 자연스럽게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박원상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반대로 연극영화과 진학을 하지 못했다. 숭실대학교 독어독문과에 들어갔는데 그 때 연극반이 있었다. 그렇게 대학 4년 동안 1년에 연극 3편씩을 했다"라며 "연극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극이 꿈이었을 뿐, 배우가 목표는 아니었다. 극단 차이무를 만나고 그렇게 배우로 출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20년 넘는 시간 동안 직업 배우를 하고 있다. 그렇게 꼬리 물기로 생겨난 인연들이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다"라고 배우로 활약하기까지의 지난날을 되새겼다.

1996년 영화 '세 친구'로 스크린 데뷔를 한 박원상은 4년 후 '와이키키 브라더스', '범죄의 재구성'으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리며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직업 배우이기 때문에 쉼 없이 작품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박원상은 "여전히 마음속에는 연극이 있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잊지 말고 해야지,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열심히 만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다"고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매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정은, 염혜란, 전혜진, 전미도 등 연극, 뮤지컬에서 활약하던 배우들이 스크린,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박원상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송강호 형도 그렇고 그런 경계를 깨버린 선배들이 많다. 연극 출신이라는 말도 애매한 것 같다"라며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강호 형 같은 배우들이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그걸 대중들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거다. 박정민 같은 친구들을 영화나 TV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원상은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은퇴하는 순간이 늦게 오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인데, '나는 극장이나 연습장, 촬영장에 가기 싫은 순간이 오고, 연기가 1도 재미없어지면 뒤도 안 보고 끝낼 거다'라고 한다. 그런 순간이 최대한 늦게 왔으면 좋겠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리고 "아내로부터 이틀 휴가를 받아 자전거를 탈 생각"이라고 전하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불량한 가족'은 오는 9일 개봉된다.

박진영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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