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포' 조절해 뇌졸증 후유증 치료한다

'별세포' 조절해 뇌졸증 후유증 치료한다

이데일리 2020-07-08 00:00:00 신고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 후유증을 유발하는 ‘기능해리’의 발생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뇌졸중 후유증 치료를 위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이 김형일 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과 ‘별세포’의 이상변화가 뇌졸중 후 발생하는 기능해리의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8일 밝혔다.

뇌졸중으로 인한 기능해리 현상 발생 원리와 기능해리 역전 원리. <자료=기초과학연구원>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손상되는 뇌 부위에 따라 운동·언어·의식 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는 질환이나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뇌졸중은 발생한 뇌 부위뿐 아니라 멀리 있는 다른 부위에도 기능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를 ‘기능해리(Diaschisis)’라 한다. 기능해리가 나타나면 뇌신경세포들의 활동성이 낮아져 뇌 대사와 기능이 낮아지지만, 그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연구에서 뇌 백질부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운동피질 부위에 점진적인 손상인 초미세 신경 변성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 변성 부위에서 뇌 신경세포의 한 종류인 별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해 기능해리를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

별세포(astrocyte)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해 주변 신경세포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반응성 별세포’라 한다.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중풍 등 다양한 뇌질환의 원인이다. 반응성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과도하게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연구팀은 반응성 별세포가 뇌졸중의 병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백질부에 뇌졸중을 유도한 생쥐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멀리 있는 운동피질에 가바가 과생성돼 뇌 기능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해 뉴로바이오젠에 기술이전한 약물인 마오비 억제제 ‘KDS2010’의 효능도 확인했다. 약물을 사용한 결과, 별세포의 가바 분비가 줄어 운동 피질의 기능해리 현상을 완화하고, 운동·감각 기능도 회복시켰다.

이창준 단장은 “뇌졸중뿐 아니라 편두통, 뇌종양, 뇌염 등 다양한 뇌질환에 동반되는 기능해리 유발 원리를 규명했다”며 “별세포 조절로 다양한 뇌 질환 후유증 치료에 새길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셀 리포트(Cell reports)’ 온라인 판에 8일 0시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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