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신생 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보여준 자신감의 근거는?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신생 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보여준 자신감의 근거는?

오토카코리아 2020-07-10 18:32:41 신고

“우리의 라이벌은 포드 F-150이다.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은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16년 역사의 포드가 판매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를 ‘저격’했다. 그에게 테슬라는 안중에도 없었다. 니콜라는 고작 2015년에 설립된 회사다.

신생 회사인데다 아직 단 한 대의 차량도 정식으로 생산, 판매하지 않은 회사가 어떻게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했을까? 지난 6월 4일 니콜라는 정상적인 기업공개(IPO) 절차가 아니라 GM 출신들이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만든 서류상 회사(SPAC) 벡토IQ를 인수한 뒤 자사의 이름인 니콜라로 변경하면서 우회상장을 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 정식으로 기업공개에 필요한 나스닥 요건에 충족하지 않아도 상장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니콜라가 상장을 위해 벡토IQ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는 6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설립된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를 표방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1회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 공장도 없지만 한국의 한화(지분율 6.13%) 외에 독일의 보쉬, 트랙터, 버스, 건설 장비를 만드는 유럽의 다국적기업 CNH인더스트리얼(지분율 7.1%) 등으로부터 거액을 투자 받았으며,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와 미국 트럭회사 Xpress를 포함해 여러 기업으로부터 100억 달러(약 12조2800억 원) 수준의 선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론 업체들은 아직 정식 발주를 하지 않았고, 예약도 취소될 수 있다.

니콜라는 6월 29일부터 픽업트럭 배저(BADGER, 오소리)의 선주문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며 이 차량엔 전기배터리와 수소전지가 모두 장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6만 달러(약 7368만 원)부터 시작해 9만 달러(약 1억1052만 원)까지로, 테슬라 사이버 트럭의 최저가 3만9천900달러(약 4899만 원)보다 적어도 50%는 비싼 수준이다. 니콜라는 이 차량의 생산을 위해 합작 투자할 자동차회사를 찾는 중이며, 현재 3개 자동차 업체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니콜라 트레 클래스 8’을 내놓고, 2023년부터 ‘니콜라 투 클래스 8 FCEV’를 출시할 계획이다. 니콜라는 애리조나 주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지만 첫 세미트럭 생산은 CNH의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가 운영하는 독일 울름의 공장에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블룸버그 뉴스는 “니콜라의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이 회사와 협력할 자동차 제조사를 찾지 못하면 배저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업 자료에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블룸버그 뉴스에 “이 트럭은 운행이 불가능하고 기어와 모터 등 동력을 공급할 핵심 부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차량에 ‘H2 누출 제로’라는 문구가 있지만 탑재된 연료전지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선 뜨거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나스닥 상장 첫 날 니콜라는 주당 33.75달러(약 4만1445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6월 9일 장중 93.99달러(약 11만5420원)까지 치솟아 판매 대수 기준 미국 2위 자동차 업체인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니콜라를 테슬라와 비교하기도 한다. 세르비아계 미국인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과 성을 나눠가진 회사이기도 하지만, 전기차 업체 중에서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유이’한 미국 업체인 이유도 있다. 하지만 니콜라는 ‘전기차 공룡’ 테슬라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도 못 뗀 업체다. 니콜라가 주식 시장 상장을 통해 풍부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능성이 무한하지만, 장미빛 계획과 비교해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또한 전기 트럭 시장엔 테슬라 말고도 리비안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시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니오(NIO)도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게 아직 없다. 밀턴 니콜라 창업주의 계획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앞으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운송계의 아마존이 되겠다고 한다. 니콜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지, 아니면 테슬라와 필적할만한 회사가 될 지 자동차 업계 참여자들은 두 눈 뜨고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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