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에게 ‘에어 조던’이란?

나이키에게 ‘에어 조던’이란?

ㅍㅍㅅㅅ 2020-07-28 17:56:07 신고

아버지의 꿈은 개인택시를 장만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잔소리를 하면서도 은근히 같은 꿈을 꾸고 계신 것처럼 보인다.

제일 큰 형은 학교에서 (공부로) 1등을 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작은 형은 큰 형과 마찬가지로 (주먹으로) 1등을 소망했다. 누나는 언젠가부터 교회를 나가더니 예뻐지는 게 꿈인 듯 매일 같이 거울을 쳐다본다. “어여 죽어야지”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소망은 진짜일까? 그리고 어린 시절, 나의 꿈은 나이키 신발을 갖는 것이었다. 꿈에만 그리던 ‘내 나이키’.

※ 영화 <묻지마 패밀리> 중 ‘내 나이키’ 세그먼트를 참고로 했습니다. <묻지마 패밀리>는 3명의 감독이 3가지 에피소드를 각각 연출한 영화입니다. 2002년 당시 정재영, 류덕환, 신하균, 류승범 등이 출연했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 나이키

필자 역시 나이키를 사랑하는 ‘덕후’다. 사실 덕후라고 하기엔 조금 모자란 감이 있긴 하다. ‘덕후’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레어템’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수집한다고 하니, 필자가 나이키 브랜드를 사랑하는 단순한 ‘애정’과 분명 차이가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나이키를 좋아할까. 글쎄, 나이키의 ‘에어’가 주는 편안함과 두 발이 가벼워지는 느낌, 그리고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 때문은 아닐까?

특정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한 것 같다. 개인에게 던지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특정 구성원을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로 형성된 ‘집단’이라는 지점에 닿게 되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효과는 가히 폭발적일 것이다. (그래서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집단 즉 커뮤니티나 카페에 수많은 광고성 글이 올라오는 것인지도)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

1964년 설립된 나이키 브랜드의 로고는 사실 ‘나이키’가 아니라 ‘스우시(Swoosh)‘라고 한다. ”휙’하는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는 뜻을 품고 있다. 처음 이 로고가 탄생했을 당시, 로고 디자인 비용은 35달러 수준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이 로고의 가치는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스우시 로고를 보면 그 의미와 디자인이 묘하게 와닿는다. 과거 아디다스(Adidas)와 경쟁하던 나이키는 스우시 로고에 이어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까지 더해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 마케팅을 발판 삼아 점차 성장해 나가며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가히 6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베이비붐 세대를 넘어 Z세대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이라 할 수 있을 테니.

나이키라는 브랜드 키워드는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했던 승리의 여신 ‘니케(Nike)’를 의미한다. ‘헬레니즘 조각의 정수’라는 전문가들의 언급대로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한다. 니케의 등 뒤에는 거대한 날개가 달려있다. 지금의 나이키(Nike)는 승리의 여신 ‘니케’를 영어식으로 부른 것이다. 나이키의 로고인 스우시 역시 니케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나이키의 시그니처 브랜드?

운동화나 패션 분야에도 시그니처 또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는 제네시스(Genesis)가 있고, 닛산에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만든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Infiniti)가 존재한다. 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기존의 색깔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차별화’된 새로운 느낌을 전해 준다.

FnC(Fashion and Culture) 분야는 어떨까? 코오롱 FnC에서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에피그램(Epigram)을 론칭한 바 있고 신성통상에서 만드는 지오지아(ZIOZIA)는 고품격 라인으로 ‘ANDZ’라는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나이키는 YG의 지드래곤이나 미국의 힙합가수인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등과 콜라보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이키가 만들어내는 ‘에어 조던’ 또한 마이클 조던(Micheal Jordan)과 협업한 시리즈이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보면 좋겠다. 물론 에어조던 브랜드는 단순 콜라보레이션의 개념을 넘어 나이키가 만들어낸 시그니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마이클 조던과 에어조던 by NIKE 출처 : interbasket.net

전설적인 NBA 선수이자 전 세계가 인정하는 농구 선수인 마이클 조던의 명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교를 졸업한 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게 되는데, 그때가 바로 1984년이다. 그런데 에어 조던은 1985년도에 처음 발매되었다.

조던에게도 그러했겠지만 스포츠 선수들에게 ‘스폰서십’은 또 다른 수입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나이키와 같이 거대한 글로벌 브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또 하나의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어쩌면 서로에게)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까?

물론 스폰서십과 브랜드 론칭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나이키의 에어조던처럼 언더아머(Underarmour)에도 스테판 커리(Wardell Stephen Curry II)와 콜라보한 농구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공존했던 경쟁 구도가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양강 구도’로 변모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마찬가지로 아디다스에도 NBA 선수 제임스 하든(James Harden)의 이름이 새겨진 농구화 ‘아디다스 하든 3(Adidas Harden Vol. 3 “All-Star” PE)’ 같은 모델도 존재하고 있다.

Can you fly like Air Jordan? 출처 : sneakerhistory.com

뭐랄까, 스포츠 브랜드가 선수의 이름을 따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별도의 브랜딩을 하는 것은 사실 다른 개념의 이야기다. 가령 언더아머에서 커리의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면 ‘커리’라는 별도 브랜드가 나온다는 얘기겠지만(아주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 농구 역사를 뒤집을 수 있을만한 능력이라면 가능할까? NB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새기고 영구 결번이 되는 것이 더 쉬운 일은 아닐까? 물론 그 어느 것도 쉬운 일은 없다. 특히 스포츠 선수의 이름을 따서 상품을 판다는 것, 트렌드가 될 수 있도록 브랜딩 하는 것,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일은 수많은 인력과 비용, 시간이 필요한 거대한 프로젝트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던 브랜드’는 크게 성공했다. 어느 유튜브를 보니 “마이클 조던은 선수로서의 NBA 연봉보다 커머셜 광고를 통한 수입 그리고 조던 브랜드를 통해 이뤄진 로열티가 훨씬 높았다”고 전한다. 이 내용은 포브스 기사에도 있었다. 조던의 연봉이 그리 작았던 것도 아닌데, 로열티는 도대체 어느 정도였을까?

에어 조던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이 되는 사태는 그리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마이클 조던이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Forbes Billionaires List)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2015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조던 브랜드를 통한 수입의 비중이 꽤 컸다고 했다. 당연히 광고를 통한 수입도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농구가 시작된 기준을 1891년으로 잡는다면, 무려 130년이 지났다. NBA가 설립된 1946년 기준으로 따지면 NBA도 70년을 넘어섰다. 이 오랜 세월 동안 마이클 조던이 이룩한 수많은 성과와 기록들은 후배 선수들이 우러러보게 될 만큼 웅장한 것이다.

NBA의 두 전설, 코비와 MJ / 출처 : businessinsider.com

그 자리에는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가 있었다. 1996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로 샬럿 호네츠에 입단해, 약 20년간 NBA 코트를 전광석화처럼 누비다가 은퇴한 브라이언트.

2020년, 그는 LA 레이커스의 영원한 전설이 되었다.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코비의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조던에게 코비는 친동생 같은 존재였다. 추억을 되새기며 그와 부딪혔던 선수로서의 이야기부터 그를 향한 애정과 안타까움 섞인 목소리가 센터를 울리기도 했다.

자, 코비의 경우를 따져보자. 마치 에어조던과 경쟁이라도 하는 듯 처음에는 아디다스의 전속모델로 시작했지만, 이후 나이키와 콜라보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스폰서십 역시 나이키로 변화된 케이스에 속한다.

Adidas The Kobe / 출처 : nicekicks.com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The Kobe’나 ‘KB’ 시리즈의 디자인을 보다 보면 장갑차나 우주선이 떠오르기도 한다. 비교적 낮은 편이기도 하다. 보통 농구화라면 발목을 감싸는 하이탑이지만, 코비의 농구화는 그보다 낮은 편인 ‘로우’에 속한다.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위는 나이키의 에어 조던, 아래는 Kobe / 출처: Air Jordan from slamonline.com & Kobe from complex.com

MJ의 Air Jordan 그리고 Nike의 Kobe 출처 : Air Jordan from slamonline.com & Kobe from complex.com

지금 NBA에는 르브론 제임스나 제임스 하든 등 NBA의 역사를 잇게 될 선수들이 현존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또 다른 전설들이 나타나 코트 위에 이름을 새기게 될 것이다. 영원히 기억될 레전드로.

그러나 마이클 조던이 코트에서 떠난 지금도 에어 조던은 농구 코트 위를 누비고 있다. 에어 조던이라는 이름은 나이키라는 브랜드에게도, 나이키와 조던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충분히 상징적인 아이템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Air Jordan 출처 : kicksonfire.com

원문: Pen 잡은 루이스의 브런치


※ 아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나이키를 애정 하는 한 사람으로서, 마이클 조던의 광팬으로서 작성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키’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 이 글은 지난 2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 R.I.P. Kobe!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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