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물 폭탄에 광주·전남 쑥대밭…5명 사망 등 피해 속출

500㎜ 물 폭탄에 광주·전남 쑥대밭…5명 사망 등 피해 속출

연합뉴스 2020-08-08 12:17:11 신고

곡성 산사태로 4명 사망·1명 수색, 담양서도 사망·실종자 발생

영산강·섬진강·광주천 범람 위기…전역이 '물바다'

물바다 물바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집중호우가 내린 8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교가 침수돼 일대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정회성 천정인 기자 = 이틀째 광주·전남에 퍼붓고 있는 물 폭탄이 악몽을 안겼다.

산사태 등으로 사망자가 속출했으며 강, 하천, 호수는 범람하고 있다.

열차는 멈춰서고 도심, 농경지 곳곳은 물에 잠겨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 약해진 지반에 '와르르'…잇단 산사태

쉴 새 없는 폭우를 버티지 못하고 산사태가 속출하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8일 방재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께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쳤다.

한데 모여 있는 3채는 토사에 완전히 뒤덮여 김모(71·여), 윤모(53·남), 이모(60·여) 씨가 숨졌다.

멈추지 않은 폭우에 중단했다가 이튿날 재개된 구조 작업에서는 다른 주택에 사는 이모(73·여) 씨가 발견됐으나 숨졌다. 방재 당국은 동거인 1명이 더 매몰된 것으로 보고 수색하고 있다.

산사태 현장 산사태 현장

(곡성=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산사태 발생 현장에서 구조대가 매몰자를 수색하고 있다.

8일 오전 4시 11분께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는 주택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당시 집안에 2명이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오전 5시께에는 담양군 금성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7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폭우로 약해진 지반 탓에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담양군은 파악했다.

오전 4시께 담양군 봉산면 한 하천에서는 8세 여자 어린이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어린이는 폭우로 침수된 집을 빠져나와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곡성군 오곡면에서는 마을창고 뒤편 경사면이 무너져 내려 주민 4명이 다치는 등 곳곳에서 주택 파손 등으로 부상자도 나오고 있다.

◇ 강물 넘치고·둑 무너지고…곳곳 홍수위기

이날 오전 전남 구례와 곡성에 걸쳐 흐르는 섬진강이 제방을 넘어서 주변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했다.

담양군 광주호도 오전 5시 50분을 기해 물이 넘쳐흐르면서 주변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 곳곳에서도 수위가 한계치를 향해 오르고 있다.

구례 서시천에서는 둑이 무너졌으며 장성 황룡강 단광천도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도 범람 직전까지 갔다가 수위가 다소 낮아졌지만 그치지 않은 장대비에 안심한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 극락교와 장록교·나주 나주대교와 남평교 등 영산강 4개 지점, 곡성 금곡교·구례 구례교와 송정리 등 섬진강 3개 지점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담양댐, 광주댐, 장성댐, 나주댐, 주암댐 등 영산강과 섬진강 수계 댐들도 일제히 제한 수위를 넘어섰다.

◇ 열차·지하철 운행 중단·축소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동산∼전주 구간 선로 침수와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 수위 상승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전라선 모든 열차(KTX, 새마을, 무궁화호)는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만 운행한다.

월곡천교 침수로 열차가 교량을 건널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광주역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 용산발 무궁화호(12회)는 익산역까지만 운행된다.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이어진 폭우로 광주와 전남에서는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광주 지하철도 평동역 일대 도로 침수로 노선을 단축했다.

광주 지하철 1호선은 녹동∼평동역까지 20개 역이 있지만, 평동역을 제외하고 녹동∼도산역까지만 운행한다.

구명조끼 입고 피신 구명조끼 입고 피신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8일 오전 폭우로 침수된 광주 광산구 선운동 주택가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피신하고 있다.

◇ 이틀간 최고 511㎜…피해 '눈덩이'

광주와 전남, 도심과 외곽 할 것 없이 전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광주에서만 이틀간 58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 187곳이 침수되는 등 196개 공공시설, 387개 사유시설이 피해를 봤다.

주택 182채를 비롯해 하수도(60), 석축 옹벽(10), 농경지(26) 등도 속절없이 망가졌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 천변 도로, 상가, 주택, 농경지 모두 '물의 공포'를 실감했다.

치명상을 입은 전남 농경지, 과수·축산 농가 등 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이틀간 내린 비는 곡성 옥과 511.5㎜, 화순 북 486.5㎜, 담양 485.0㎜, 광주 469.1㎜를 기록했다.

이날 주요 지점 1시간 강수량은 화순 북 55.0㎜, 광주 조선대 43.5㎜, 구례 43.0㎜, 곡성 석곡 36.5㎜ 등이었다.

광주와 화순, 나주, 영광, 함평, 순천, 장성, 구례, 곡성, 담양 등 전남 9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

무안, 장흥, 신안, 목포, 영암, 광양, 보성 등 전남 7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광주·전남에 50∼150mm, 많은 곳은 250mm 비가 더 내리고 9일 오전(남해안은 오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외출이나 차량 운전을 자제하고 하천이나 계곡 근처에 머물지 말고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areum@yna.co.kr

hs@yna.co.kr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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