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SK 최태원 회장이 19금 동영상을 찍은 이유

빌게이츠가 강연장에 모기를 데려온 이유

2009년 한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선 빌 게이츠(Bill Gates)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모기와 말라리아’를 주제로 스피치를 진행했다.

말라리아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설명하고 말라리아 퇴치에 동참하자고 호소하는 것이 스피치의 목적이었다. 여기서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한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병입니다. 여기 제가 모기를 좀 데리고 왔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경험해 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자, 잠깐 여기 풀어놓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만 말라리아로 고생하란 법은 없으니까요. 아, 제가 지금 풀어놓은 모기들은 깨끗하니 걱정 마세요.”

이 일화는 테드 스피치의 매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실제 모기떼를 푼 빌 게이츠의 돌발 행동은, 사람들이 말라리아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게끔 치밀하게 계획한 하나의 짧은 공연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게이츠의 강연 시간은 18분이었고 모기 연출 부분은 전체 시간의 5퍼센트도 채 안 되었다. 하지만 이런 연출 덕분에 게이츠의 강연은 휘발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회자 되고 있다.

화려하게 꾸민 슬라이드가 아닌, 스피커 자신의 이야기와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 청중과 18분간 호흡하는 강연이 바로 테드다.

테드의 본질은, 언택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 반드시 적용해야 할 기술이기도 하다.

SK 최태원 회장 ‘유튜브 꿈나무’가 되다

최근 SK 최태원 회장이 유튜브 형식의 사내 방송에 등장해 화제를 끌었다.

그룹에서 추진 중인 포럼을 홍보하는 영상인데 최근 인기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하여 호평을 받았다.

편안한 폴로 티셔츠를 받쳐 입은 회장은 ‘유튜브 꿈나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 화면처럼 회장의 머리 위에는 말풍선이 떠 있다.
화면 속 그에게 미션이 하나 부여되는데 40초 안에 기업의 포럼을 몸으로 홍보하라는 것이다.
말은 하지 말고 몸만 사용하라는 주문에 애를 쓰던 그는 결국 답답한 마음에 겉옷을 벗어 보인다. 순간 회장의 몸 위로 ‘19금’ 표시가 떠오른다.
“이거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수가 없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룹 오너가 권위를 벗어던지고 B급 감성으로 메시지를 전하다니 신선해 보일 법도 하다.
단순히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공연 같은 느낌의 스피치 영상을 만들면 효과가 훨씬 크다.

B급 유머에 반응하는 Z세대들을 위해 유튜브에 도전한 최태원 회장처럼 사장은 직원의 눈높이에 맞춰 메시지를 전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