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푸조에 뒤쳐진 벤츠 EQC…국내 시장 자존심 회복 ‘빨간불’

아우디·푸조에 뒤쳐진 벤츠 EQC…국내 시장 자존심 회복 ‘빨간불’

한스경제 2020-09-23 12:47:25 신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초 순수 전기차 벤츠 EQC의 국내 판매가 기대 이하로 부진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아우디 등에 ‘완패’를 당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보다 출발이 늦었던 아우디 e-트론이 지난 7월 공식 출시 후 2개월 동안 벤츠 EQC의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23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한 ‘더 뉴 EQC 400 4MATIC’과 ‘더 뉴 EQC 400 4MATIC edition 1886’ 등 EQC 라인업은 지난 8월 현재 334대가 팔렸다.

하지만 아우디 코리아가 지난 7월부터 판매한 ‘e-트론 55 콰트로’는 출시한 달에 394대, 8월 177대가 팔려 총 판매량 595대로 완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보다 떨어지는 푸조에게도 뒤쳐졌다. 지난 7월부터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판매를 시작한 e-208, e-2008은 두 차종을 합쳐서 372대 계약을 기록했다. 9월 말까지 국내에 들어오기로 했던 물량은 150대였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푸조 관계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가 짧은 편이지만 가성비가 뛰어나고, 도심에서 몰고 다니기에 적합하다는 평가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제공

보조금 대상 제외?…“차별화된 프리미엄 감성 부족”

약 3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지켜왔던 메르세데스-벤츠다. 국내에선 수입차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입지를 다져왔지만 성장세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수입차 업계에서 지적하는 부진 원인도 다양하다.

일각에선 출시 초반 정부의 저공해자동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게 부진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영하 7도의 저온에서 주행거리(1회 충전 기준)가 상온의 60% 이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벤츠 EQC는 저온 주행 거리가 171㎞로 상온 주행 시(309㎞)의 55.3%에 불과해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다만 최근 주행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보조금 대상에 들어갔다. 판매 가격은 1억140만원이지만 국고 보조금 630만원,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서울 기준) 450만원 등을 받아 847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프리미엄 감성 공략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차량 내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통풍 시트를 추가해 편의성을 끌어올리고,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브랜드 부메스터와 공동 개발한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프리미엄 전기차’에서 기대한 감성을 충족시키기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우디 e-트론이 양산차 최초로 ‘버츄얼 사이드미러’ 등으로 항력계수를 SUV 세그먼트 최고 수준인 0.27까지 개선하는 등 프리미엄 전기차 감성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와 상반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아우디·푸조와 달리 국내 소비자 공략에 미흡했던 것 같다”며 “국내 전기차 경쟁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부문 총괄부사장과 위현종 쏘카 부사장이 지난 6월 1일 MOU를 체결했다. /쏘카 제공
(왼쪽부터)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부문 총괄부사장과 위현종 쏘카 부사장이 지난 6월 1일 MOU를 체결했다. /쏘카 제공

EQC 앞길 ‘첩첩산중’…쏘카 200대 공급에도 소비자 “글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EQC가 출시 초기 시장 공략에 실패하자 지난 6월 1일 쏘카와 EQC 200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7월까지 제주 지역을 포함해 전국에 총 200대의 차량을 공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 더클래스 효성은 지난 21일 쏘카와 더 뉴 EQC 유지·관리 서비스 협약을 체결했다.

이상국 벤츠코리아 세일즈부문 총괄 부사장은 지난 6월 체결식 당시 “더 뉴 EQC가 가진 다양한 장점과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함께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다 많은 소비자가 EQC를 경험하고 판매량 증가에 간접적으로나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수입 전기차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판매량 역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EQC를 구매한 차주들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며 “성능과 고급스러움은 어떤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기에 더 많은 소비자들이 EQC의 진가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8월 수입차 등록대수 1위를 차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밀어내고 2년 8개월 만에 선두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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