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전하는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위로 ‘Souls’

‘서울’서 전하는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위로 ‘Souls’

아이뉴스24 2020-09-23 15:07:33 신고

제니퍼 스타인캠프 ‘Blind Eye 4’(2019).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3D 애니메이션 분야의 개척자인 미국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가 자연을 소재로 새로운 영상미를 구현한 작품들을 국내에 공개했다.

지난 3일 개막한 제니퍼 스타인캠프 개인전 ‘Souls’는 리만머핀과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다음달 31일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리만머핀에서는 지난 2018년 개관전 이후 두 번째 전시고, 리안갤러리에서는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개인전을 선보인다.

작가는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독특한 사이클로 자연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과거의 표현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인공 생명체의 묘한 인상을 상기시킨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Primordial, 1’(2020).

이번 전시는 개최 도시인 서울과 유사한 발음의 ‘soul’에 두 개의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의미로 복수형 ‘s’를 붙여 제목을 정했다. 작가는 “예술작품에는 많은 사람의 영혼이 깃들기 때문에 전시의 제목으로 적절하다”고 했다.

리만머핀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작 ‘태고의, 1(Primordial, 1)’(2020)와 ‘보이지 않는 눈 4(Blind Eye 4)’(2019), ‘데이지 체인 트위스트, 톨(Daisy Chain Twist, tall’(2004) 3점을 볼 수 있다.

‘태고의, 1’은 공생과 더불어 지구 생명의 초기를 묘사하는 수중 애니메이션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작은 생물들과 식물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산소 방울이 위로 상승하는 생명력 넘치는 수중 생태계에 대한 자신의 상상력을 드러낸다.

‘보이지 않는 눈 4’는 울창한 자작나무 숲을 정면으로 마주한 장면을 묘사한다. 작품의 제목은 작품 속 나무의 흰 껍질 중간중간 박혀있는 검은 점들이 공허하게 응시하는 눈동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Daisy Chain Twist, tall’(2004).

‘데이지 체인 트위스트, 톨’은 엮인 꽃들이 걸려있는 화환이 부드러운 바람에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리만머핀 관계자는 “작가가 전시를 설치하기 전에 공간에 대해서 3D 도면을 다 만들어 굉장히 치밀하게 작업했다”며 “관람객과 프로젝터의 위치, 빛이 들어오는 방향 등 완전히 이해한 다음에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으로만 승부를 보는 예술가”라며 “공간을 변형하지 않고 영상을 쏘는 것만으로 기존의 공간에 대한 인지를 새롭게 하는 것이 스타인캠프 작업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Retinal 1'(2018) 'Retinal 2'(2019) [리안갤러리]

리안갤러리에서는 ‘Retinal 1’(2018)와 ‘Retinal 2’(2019), ‘Still-Life 4’(2020), ‘Judy Crook 12, 14’(20190를 선보인다. ‘Retinal 1’ ‘Retinal 2’는 2018년에 건축가 스티븐 제이 홀이 설계한 캔자스시티 넬슨 앳킨스 미술관의 브로쉬 빌딩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스티븐 제이 홀이 빌딩 창문을 렌즈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망막 정맥을 모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눈 속 망막 정맥의 반투명하고 굴절되는 모습이 운동감 있게 표현됐다.

‘Still-Life 4’에서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 17세기 플랑드르 화파의 바니타스 정물화에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전통적인 정물화를 21세기 디지털로 재해석했다. 삶의 허무, 인생무상이라는 바니타스 정물의 형식을 깨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생의 환희를 표현하고자 했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Judy Crook 12'(2019) [리안갤러리]

제니퍼 스타인캠프 'Judy Crook 14'(2019) [리안갤러리]

‘Judy Crook 12, 14’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나무가 이리저리 소용돌이치며 열매를 맺고 잎을 떨어뜨리는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나무의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렌더링했다. 제목은 스타인캠프가 패서디나 아트센터 디자인 칼리지 재학시절 큰 영감을 준 색 이론 교수 주디 크룩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스타인캠프의 시리즈 작업에 대해 “부유하는 속도나 밀집도, 형태 등에 차이가 있다”며 “디지털로 하나하나 다 그려서 섬세하게 작업을 하기 때문에 한 작품당 길게는 1년 정도 걸린다”고 전했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Still-Life 4'(2020) [리안갤러리]

그는 “‘Still-Life’의 경우 단순히 아름다운 물체를 충실하게 재현한 정물화가 아니라 마치 인간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고 반복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관람자들의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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