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창 “야속합니다” 한마디에 이안삼 향한 그리움 왈칵

송기창 “야속합니다” 한마디에 이안삼 향한 그리움 왈칵

아이뉴스24 2020-09-23 15:43:29 신고

한국가곡연구회의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에서 성악가들이 피날레곡을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 이재욱, 김성혜, 하성림, 정선화, 송기창.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성악가들과 관객들은 콘서트가 거의 끝날 때까지 그리운 마음을 꾹꾹 억누르고 있었다. 정선화, 김성혜, 하성림, 이현, 이재욱, 송기창 등 6명이 프로그램북에 나와 있는 이안삼 작곡가의 한국가곡 12곡을 모두 불렀을 때도 견딜만했다. 오랫동안 이안삼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인 까닭에 울컥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오긴 했지만, 주먹을 꽉 쥐거나 눈길을 슬쩍 돌리며 먹먹함을 이겨내고 있었다.

하지만 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바리톤 송기창이 출연진 피날레 합창곡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남겨둔 상태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첫 마디가 “야속합니다”였다. 지난 8월 18일 향년 77세로 별세한 이안삼 선생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뒤섞여 있는 멘트다. 선생은 1943년생이다.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할 연세인데 77세로 우리 곁을 떠났으니 너무 가슴 아프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문병조차 가지 못했던 것도 속상하다.

송기창은 잠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가곡의 큰별을 떠나보낸 슬픔이 콘서트장을 채웠다. 모두들 콧등이 찡했다. 송기창은 “팬데믹 상황 탓에 널리 알리지도 못하고 이렇게 조촐한 추모음악회를 열게 돼 마음이 무겁다”라며 “내년엔 선생님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시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악가들이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버린 그대여” 1절을 노래했고, 관객들은 “그리움 그 깊은 곳에 / 바람만 남기고 떠나버린 그대여” 2절을 이어 부르며 선생을 생각했다. 비록 가사엔 없었지만 ‘보고 싶어요’라는 새 노랫말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면서 그리움이 왈칵 쏟아졌다.

한국가곡연구회의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에서 성악가들이 피날레곡을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 이재욱, 김성혜, 하성림, 정선화, 송기창.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정선화 회장이 이끄는 한국가곡연구회는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9월 21일(월)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익아트홀에서 열었다. 선생이 떠난지 한달만에 열린 이안삼 추모음악회다. 그만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곡이 그를 향한 그리움으로 물들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더욱 여린 날 /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바리톤 송기창 ‘바람 부는 날) “노랗게 어루만지는 가을날 / 너를 알기 위해 이 세상을 이 세상을 살아보는 것이다”(소프라노 김성혜 ‘위로’) “가을 물든 저녁놀 단풍 되어 떨어지면 / 첫눈 같은 설렘이 겨울 되어 다가서면 / 아~ 기억 속에 새 한 마리 나래 벋어 가노라”(소프라노 정선화 ‘느티나무’) 등에서 자연스럽게 선생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이밖에도 ‘여름 보름밤의 서신’ ‘산길’ ‘그대가 꽃이라면’ ‘세월의 안개’ ‘금빛날개’ ‘연리지 사랑’ ‘잎새바람’ ‘시절 잃은 세월에’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에서도 선생을 잃은 아픔이 배어 나왔다.

이날 피아노 반주는 장동인과 김건와가 번갈아 맡았다.

민병무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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