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안도현의 열한 번째 시집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인의 시선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깊고 섬세하다. 시인은 “갈수록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누군가 불러주는 것을 받아 적고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대신 말하는 사람일 뿐, 내가 정작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걸 깨닫는다”고 말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불러주는 말을 받아 적고 있다는 시인의 고백은 실제로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실감을 안긴다. 그러니까 시인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보고, 듣는 사람이라는 것!
■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안도현 지음│창비 펴냄│108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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