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자의 집

기은세가 제안하는, 친구들과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집들이 음식과 테이블웨어 스타일링.

Finding Joy in Food
살림에는 정답이 없다. 물론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킬과 법칙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주부라면 응당 해야 하는 살림. 주부인 에디터의 입장에서 늘 아쉬웠던 점을 떠올리면 살림은 자기 주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체로 주부들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말한다. 행복과 살림을 동일선상에 놓는 것이 영 불편한 모습이다. 이렇듯 주부들은 수동적인 자세로 살림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 세계 주부들의 우상인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는 이런 사회적 통념에 큰 충격을 주었다. 주부들은 그녀의 출현을 열렬히 지지했다. 그저 귀찮은 일로 치부하던 살림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최고의 기업가가 된 마사 스튜어트는 늘 그렇듯 정원을 손질하고, 주방을 정리하고, 텃밭을 가꾼다. 그리고 집안일이 곧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배우이자 MC로 활약 중인 기은세는 수준 높은 인테리어 감각을 자랑하는 지닌 살림꾼이다.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는 9월 창간을 준비하며 대한민국에서 마사 스튜어트의 삶을 누리는 인물로 배우 기은세를 떠올렸다. 그녀에게 창간 소식을 알리니 이렇게 소감을 전해왔다. “과거 잡지 인터뷰에서 마사 스튜어트 같은 여성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라고 표현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한국에서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를 창간한다니 기쁘네요. 영어로 보던 <마사 스튜어트 웨딩> 잡지를 이제 한글로 정독할 수 있겠어요.”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의 창간을 축하하며 기은세는 독자들에게 특별히 집 안 곳곳에 숨어 있는 인테리어 스타일링 팁과 스타일리시한 집들이 음식 레시피를 공개했다. “웨딩 잡지라는 특성상 독자 중에 결혼을 앞둔 신부가 많을 것 같았어요. 신혼에 다들 집들이를 하잖아요. 막막했던 제 신혼 시절을 떠올리며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내 친구들이 집에 오면 어떤 음식을 차려주는 게 좋을까 생각하며 준비했어요. ‘청량한 느낌의 숲속’을 컨셉으로 잡았죠. 캐주얼한 자리라 음료나 과일은 한곳에 모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게 했고요.”

1 로스트치킨, 튜나카나페, 가드닝 공간에서 직접 재배한 바질로 만든 바질 파스타.
2 남편의 제안으로 선택한, 다이닝 테이블이 있는 공간의 레드 컬러 벽은 매 순간 파티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준다.

Vintage Vibes
누구나 포근하고 아늑한 집을 꿈꾼다. 배우 기은세는 그런 일반적인 집의 개념보다는 그만의 특별한 의미를 투영한다고. 행동반경이 넓진 않지만 그녀는 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분주하게 생활한다. 집 안 곳곳의 소품과 가구를 재배치하는 건 그녀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다.
예술적 감각이 남다른 배우 기은세의 집에 가면 가장 먼저 그녀가 그린 자화상이 손님을 반긴다. 빈티지 숍에 있을 법한 가구와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녀의 집이 인상적인 이유는 모던과 빈티지, 로맨틱 등 다양한 컨셉의 가구가 한 공간에 잘 어우러져 있어서다. “모던함과 빈티지한 컨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길 바랐어요. 모던한 인테리어는 너무 심플하고 차가운 느낌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여기에 유행을 타지 않는 앤티크 요소를 더하면 쉽게 질리지 않아요. 저희 집엔 소품도 굉장히 많은데, 개인적으로 인테리어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 건 소품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대한 확고한 식견을 펼쳐 보인다. 인테리어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절대 한 번에 많은 가구를 사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홈 인테리어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 그리고 가장 먼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큰 가구부터 들여놓으세요. 천천히, 신중하게 모자라는 것들을 채워나가야 실패를 줄일 수 있거든요.” 가구는 옷이나 소품과 달리 한번 사면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고가 브랜드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섭렵한 이다운 자신감을 내비친다. “우리 집 가구는 브랜드가 정말 다양해요. 대중적인 가구 매장에서 산 것도 있고, 쎄덱 가구도 있죠. 빈티지한 가구를 선보이는 호메오라는 영국 브랜드도 있는걸요. 우리나라 가구 숍은 거의 모두 돌아본 것 같아요.” 그리고 원하는 인테리어 사진을 끊임없이 수집하라고 조언한다. “참고할 만한 인테리어 사진을 보고, 그렇게 꾸미려고 노력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똑같은걸 사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돼요. 그때 구입하는 인테리어 소품이야말로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잡지에서 찾은 소품과 똑같은 것을 구입하려고 애쓰지 마세요”라고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3 모던한 실버톤 스탠드 조명과 강아지 모티브 액자, 드라이 플라워, 해골 오브제 등 다양한 컨셉의 소품들을 매치한 사이드 테이블.
4 종종 남편과 취미로 즐기는 체스. 원목 체스와 게임판은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5 현대적인 모던함과 빈티지한 앤티크 컨셉이 조화를 이룬 배우 기은세의 집.

꽃을 들고 포즈를 취한 기은세.

Pleasures of Gardening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 덕분에 살아가고, 태양은 매일, 매 순간 당신을 보살핀다. 지구와 나무, 새, 곤충, 꽃, 식물 모두 당신을 위해 존재하며, 그 속에서 생명력을 발산하는 꽃과 나무를 바라보는 일은 행복의 가장 높은 경지다. 기은세는 요즘 식물을 돌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녀는 꽃을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로 여 긴다. “꽃에 따라 그 집에 대한 인상이 180도 달라져요. 한창 더운 여름에는 색이 강한 꽃과 나뭇가지, 잎을 사용해요. 반대로 가을과 겨울에는 흰색이나 베이비 핑크처럼 차분하고 로맨틱한 색을 활용하고요. 아참! 봄에는 꼭 벚나무가지를 꽂아요. 집 안에서도 봄기운을 느낄 수 있거든요.” 테라스의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가드닝에 푹 빠진 그녀. “평소 이탈리아 요리를 좋아해요. 먹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요리에 꼭 필요한 바질과 로즈메리를 키우게 됐어요. 이 밖에 상추와 고추, 로메인, 민트도 심었는데 올해는 로메인을 가장 많이 수확했네요.” 정성스레 키운 채소로 시저 샐러드를 만들고, 상추쌈도 먹었 다며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누구나 가드닝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정성 못지않게 기술 또한 요구되는데 그녀는 이렇게 조언한다. “가드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매일매일 돌보는거예요. 하루라도 손이 안 가면 금방 망가지거든요. 그리고 올해 깨달은 건데, 지렁이 똥이 들어간 흙이 꼭 필요하더라고요. 이것만 있으면 얼마나 튼튼하게 쑥쑥 자라는지, 그때의 감동은 가드닝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의 창간을 축하하며, 방배동 서래마을에 자리한 보금자리와 수준 높은 인테리어 팁을 직접 소개해준 배우 기은세. 집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를 통해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마사 스튜어트 웨딩 코리아>가 결혼을 준비하는 여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여성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을 좀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잡지가 되길 바라요.”

6 컴퓨터 모니터 뒤에 거울을 둬 인테리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싶었다는 그녀.
7 추상주의 작품과 빈티지한 가죽 의자, 자연 오브제를 곳곳에 장식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에디터 정순영([e-mail])
사진 심윤석  헤어 윤보라(헤움)  메이크업 노화연(헤움)  의상 협찬 Maje, Michael Michael K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