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참고인 채택⋯펭수는 탈을 벗지않고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까

국정감사 참고인 채택⋯펭수는 탈을 벗지않고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까

로톡뉴스 2020-09-25 19:21:33 신고

이슈
로톡뉴스 박선우 기자
sw.park@lawtalknews.co.kr
2020년 9월 25일 19시 21분 작성
황보승희 의원, 다음 달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펭수' 부르기로
국회 출입하려면 신분 확인은 필수인데⋯
펭수는 국정감사 현장까지 '신비주의' 유지할 수 있을까
다음 달 15일에 예정된 EBS 국정감사에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

'펭하.'

이제는 국회다. 정부 기관인 외교부와 교육부 러브콜로 당당하게 해당 기관에 입성했던 EBS 캐릭터 '펭수'. 이번엔 국회가 불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다음 달 15일에 예정된 EBS 국정감사에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신청자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그는 "EBS가 캐릭터 저작권을 정당하게 지급하는지, 캐릭터 연기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불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펭수 연기자에게 참고인 출석은 반가운 소식일 수 없다. 그동안 '신비주의'로 신분 노출을 피했던 연기자가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안이 철저한 국회의 특성상 신분 확인은 필수. 연기자는 탈을 벗어야 하거나, 신분 공개를 요구받을지 모른다. 로톡뉴스와 통화한 국회 관계자조차 "탈을 쓴 채로 국회에 들어오는 사례가 없었다"고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펭수가 국정감사에 참석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국정감사에 출석한다는 가정하에 동선을 따라가며 분석해봤다.

펭수가 국회에 가면 "민낯을 보여야 할까?"

가장 큰 난관으로 예상되는 국회 입구부터 국정감사 현장까지 세 단계로 나눠 따져봤다.

국정감사에 출석을 한다는 가정 하에 분석해본 펭수의 동선.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국정감사에 출석을 한다는 가정 하에 분석해본 펭수의 동선.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① 국회 출입 전 = 신분 확인이 원칙

일반적으로 국회 출입을 하려면 신분 확인이 필수다. 이때 출입을 원하는 사람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대통령 등 국내외 주요 귀빈 정도가 돼야 신분 확인 절차 없이 통과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펭수 연기자도 탈을 벗고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실제로 국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출입 절차는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본인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탈을 쓰고 있으면 안 된다"고 답했다.

다만, 신분 노출 가능성을 막을 여지는 있다. 펭수를 참고인으로 부른 과방위 측에서 신분이 공개되지 않도록 관계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면 가능하다. 국회 관계자는 "해당 위원회에서 출입 협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6일, 펭수 연기자가 외교부에 출입할 당시에는 '사전에 비표를 받는' 형식으로 신원 노출을 막았다. 외교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와 국회의사당이 똑같이 최상위 국가 중요시설 '가'급이라는 점에서, 외교부 때의 전례가 이번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② 국회 출입 후 : 국회 내부서 '인형 탈 착용' 사례 없어

무사히 출입을 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 안에서 펭수 탈을 쓰고 돌아다녀도 되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는 장⋅차관은 물론 피감기관의 고위 공직자들이 상시적으로 출입한다. 그래서 국회 출입 시에는 출입구에서 발급받은 비표와 본인 것이 맞는지를 확인한다. 국회 방호원들이 상임위 출입문 앞에서 개별 확인을 거쳐 사람들을 출입시킨다.

예를 들어 펭수가 국정감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화장실 출입 등 국회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신분 확인을 요청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때를 대비한 뚜렷한 방안은 없다. 국회 관계자도 "아직 사례가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③ 국정감사 현장 : "펭수 탈 벗어보세요" 요구 받으면?

황보 의원 측에 따르면, 펭수 연기자는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탈을 벗지 않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국정감사에 참석한 다른 국회의원이 "탈을 벗어보라"는 등 실제 EBS에 소속된 펭수 연기자가 맞는지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

이때 펭수는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며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경우, 의원들이 어떻게 조치할지는 회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위증 논란' 휩싸일 가능성은?

국정감사에서 펭수의 인격을 바탕으로 평소처럼 연기하듯 답을 하면 문제가 될까.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
국정감사에서 펭수의 인격을 바탕으로 평소처럼 연기하듯 답을 하면 문제가 될까.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

이런 난관을 거쳐 참고인으로 참석한 펭수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펭수의 인격을 바탕으로 평소처럼 연기하듯 답을 하면, 그것은 위증일까?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는 "참고인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펭수는 캐릭터"라며 "펭수를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 /로톡 DB

최 변호사는 "위증 역시 사람인 증인이 돼야 하는데, 펭수 자체는 사람이 아니니까 증인 자격이 없다"고 했다. 즉, 위증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는 취지다.

한편, 펭수의 신분노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황보 의원은 펭수 연기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관심받고 싶어서나 펭수를 괴롭히고자 함이 절대 아니다"라며 "펭수는 참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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