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앞이지만 이재민 막막" 재정자립도 6.9% 구례의 고민

"추석 코앞이지만 이재민 막막" 재정자립도 6.9% 구례의 고민

연합뉴스 2020-09-26 07:01:02 신고

휴일 없는 수해 복구에도 180여명 임시 숙소 생활…재난지원금

복구비용 3천400억원 예상…"지원 절실, 피해 배상 요구 노력할 것"

지난 8월 8일 오후 지붕까지 잠긴 구례읍 지난 8월 8일 오후 지붕까지 잠긴 구례읍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추석이 다가오는데 수해 입은 주민들은 정말 잠도 안 오죠. 명절은 집에서 보낼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송구합니다."

지난 8월 수마가 휩쓴 전남 구례군은 아직도 제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26일 "공직자, 자원봉사자들과 휴일도 없이 복구 작업을 했지만 워낙 피해가 컸다"며 "이재민 180여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추석을 맞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수해 이후 하루의 절반은 장화를 신고 현장을 다녔다.

그는 얼마 전 5일시장이 재개장하는 등 응급복구가 95% 이뤄졌지만 아직 축축한 방바닥 위에 텐트나 스티로폼을 깔고 생활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전했다.

구례에서 침수 피해를 본 가옥과 상가는 전체의 10%에 달하는 1천100여가구.

대부분 주택 지붕까지 물이 차오를 잠길 정도로 큰 피해를 당했다.

구례여중 이재민 대피소 구례여중 이재민 대피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해 당시 1천149명이었던 이재민은 180여명으로 줄었지만 집으로 돌아간 주민 상당수도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 등의 지원으로 도배·장판을 하고 있지만 대상 가구가 워낙 많고 8월에 이어 이달 초에도 태풍이 잇따르면서 집이 마를 새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각한 피해로 갈 곳을 잃은 주민 180여명은 실내체육관에서 생활하다가 코로나19 위험 때문에 구례군이 임차한 숙박업소나 공공기관 연수 시설 등에서 임시 거주 중이다.

이재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설치 중인 전기와 수도 설비를 갖춘 조립 주택 50동에 오는 28일부터 입주해 이곳에서 추석을 보낼 전망이다.

다시 활기찾은 전남 구례 오일시장 다시 활기찾은 전남 구례 오일시장

(구례=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8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 오일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길을 오가고 있다. 구례 오일시장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가 복구를 마치고 이날 재개장했다. 2020.9.18 iny@yna.co.kr

공공시설 침수 피해도 심각했다.

상하수도사업소가 완전히 침수돼 한동안 하수 처리 기능이 마비됐고 생태공원, 종합사회복지관, 문화예술회관, 평생교육원 등도 지하층 기계 설비와 1층 시설이 모두 물에 잠겼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낮고 자체 재원이 적어 복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구례군의 재정자립도는 6.9%로,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중 219위다.

군은 수해 발생 직후 예비비 61억원 중 45억원을 확보해 복구에 나섰지만, 지역 내 쓰레기 처리 비용만도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전국에서 온 업체들에 사실상 외상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하천 제방 정비를 비롯한 구례의 항구적인 복구 비용은 지역 한 해 예산보다 많은 3천400여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중 국비와 도비(250억원)를 제외한 군비 부담분이 4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구례가 확보한 자체 재원 규모가 216억원에 불과해 당장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복지·농업·관광 등 주요 행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따라서 구례, 곡성 등 재정자립도 낮은 재난 지역은 특별교부세, 도비 부담 확대 등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순호 구례군수 김순호 구례군수

[전남 구례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군수는 "이재민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옷도 사고 쌀도 살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특별재난지원금으로 침수 가구당 200만원씩 지급했고 별도로 군비로 1천500여가구에 100만원씩 지급했지만 실제 군민들의 피해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단 것을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군수는 "주민들은 이번 섬진강 범람이 자연재해가 아니고 수위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의 과실이라며 정부의 100%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저 역시 인재라고 본다"며 "군에서도 주민들이 속히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신속하게 하고 피해 배상 요구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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