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의 역설을 기억하시나요?
코로나19가 찾아온 지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단지 약 한 달,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태우지 않고, 관광지를 봉쇄했을 뿐인데,
지구가 회복하기 시작했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모든 것이 진짜로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대기의 질만 조금 좋아졌을 뿐이었죠.
수질은 침전물이 가라앉아 맑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잠시나마 회복된 모습은 우리를 돌아보게 했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렇게 맑아진 하늘과 바다로 다시 여행을 간다면
당장은 저 장소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가 문제가 있고,
그중에서 우리가 여행 갈 때 이용하는
비행기와 배는 최악에 오염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비행기와 배를 운행해서 안된다, 여행을 떠나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19가 조금만 회복되어도 여행부터 계획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과 몇 개월 전 온라인을 달궜던 친환경 이슈가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 같아서 시작한 글이죠. 독일의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해리어트 쾰러는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통해서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지역을 재발견해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_제임스 러브록
베를린에서 인도의 케랄라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면, 아유르베다(인도의 고대 의학 체계로 서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휴양지에서 채식으로만 이루어진 아침 뷔페의 첫 스푼을 뜨기도 전에 당신은 비행기를 탄 것만으로도 이미 평균적인 인도인이 1년간 소비하는 양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탄소 2.3톤으로는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하거나 정확히 9일간 항해하는 크루즈 여행을 할 수 있으며, 중형 차를 타고 1만 2천 킬로미터를 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집의 난방을 포기해야 하며, 최신 넷플릭스 시리즈도 보지 못하고 우유를 넣은 커피는 한 잔도 마실 수 없을 뿐 아니라, 코딱지만 한 소고기 스테이크(그 결과 80킬로미터로 다니는 자동차 여행에서 발생되는 것과 맞먹는 탄소량이 발생한다.)를 먹어야 한다.
사실 어떤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기보다 덜 나쁘다고 판명되기도 하는데, 여행은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 비행 중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항공기에서 생산되는 구름이나 베일 구름과 비행운 등이 모조리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 게다가 질소 산화물은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오존을 형성한다.
하지만 선박으로 여행을 해도 그 피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이상으로 증가한다. 왜냐하면 대형 선박들 대부분이 값싼 연료유를 사용하고, 이로 인해 입자 물질과 그을음이 발생해 항구 도시의 공기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선박 연기로 발생한 조기 사망자가 유럽에서만 연간 약 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심지어 환경을 생각하는 도시의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과 지속 가능성에 중점에 둔 라이프스타일) 족이 좋아하는 열차조차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승객 한 사람이 기차역을 왕래하기 위해서 전동 수단을 이용한다는 걸 염두에 두고 우회 경로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그 결과는 더욱 비관적이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도 많은 사람이 가장 심각한 대기 오염원이라고 본능적으로 믿는 이동 수단 중 하나이며, 결국 가장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대도시 속물인 우리가 경멸하는, 할인점에서 쇼핑하면서 죄책감 없이 비닐봉지를 가져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환경친화적인 여행이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휴가 및 여행연구협회 FUR에 따르면 독일 휴가객의 절반 이상이 지속 가능한 휴가에 큰 비중을 두며,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여행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익숙한 모든 것과의 낯선 만남,
집에 머물며 동네를 여행하는 스테이케이션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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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해리어트 쾰러
출판 애플북스
발매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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