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곳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빠삭이’, ‘군라면’과 같은 알쏭달쏭한 단어들이 본래의 이름을 대신할 뿐이다. 해방촌 신흥시장 골목 깊숙이 자리한 노가리공장의 메뉴는 노가리를 비롯해 김, 황태포, 생라면을 구운 추억 속 안주와 생맥주가 전부다. 다소 허름한 가게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선 손님들은 곧 단출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에 친근함을 느낀다. 그리고는 오래전 옛 서울 풍경을 마주한 듯 반가운 노가리공장만의 분위기에 금세 매료되고 만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 99-13
문의 02-3789-3264
이래 봬도 한식 요리 주점이다. 자숙문어다리 버터구이, 크림치즈 닭똥집튀김 등 그럴싸한 메뉴는 물론이고 주류 역시 다양한 한국 전통주를 두루 다룬다. 그래서인지 산첩첩물첩첩을 찾은 손님 중, 맛깔나는 갖가지 화려한 요리를 뒤로 한 채 굳이 먹태를 고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이곳에서 대접하는 먹태는 어쩐지 근사하다. 달짝지근한 향과 맛이 감도는 특제 소스를 곁들여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식감의 먹태를 맛보고 나면, 술맛을 돋우는 ‘요리’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될 것이다.
주소 서울 중구 만리재로35길 47-3
문의 070-4200-0075
무언가 아쉬운 기분이 드는 퇴근길. ‘가볍게 한잔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쯤, 마치 탈출구처럼 빛나는 네온사인이 저 멀리 눈에 띈다. 서울 익선동을 기점으로 수원, 안양, 인천, 울산 등 전국 여러 도시에 위치한 노가리슈퍼는 현대인들을 위해 만든 작은 휴식처와 같다. 맥주 가게와 슈퍼마켓의 분위기를 합쳐 놓은 ‘가맥’ 문화를 반영해 간편하고 저렴한 안주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내부 곳곳에 배치한 재치있는 멘트의 네온사인으로 이곳을 방문한 누구든 편안히 위로받도록 기꺼이 문을 열어 품을 내어준다.
주소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28
문의 010-3016-6608
건어물 안주가 맛있는 집을 찾을 때, 대부분의 이들이 손꼽는 주요 요건 중 하나가 바로 ‘정취’일 테다. 단돈 몇만 원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저녁 술자리를 가질 수 있고, 많은 사람들보다는 친한 친구 한두명과 함께 도란도란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기 좋은 곳. 이러한 정취에 특화된 짝태는 실내 좌석이 있음에도 불구, 길게 줄을 늘어선 것처럼 바깥 새파란 플라스틱 노상 테이블이 특히 붐빈다. 게다가 매끄럽게 코팅한 종이 한장짜리 메뉴판을 건네주는 워커힐호텔 조리장 출신 사장님이라니. 반전의 매력까지 완벽히 갖췄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8길 30
문의 010-4176-9820
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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