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태극권 (36) 몸 풀고, 마음 가라앉히는 태극권

치유의 태극권 (36) 몸 풀고, 마음 가라앉히는 태극권

캔서앤서 2020-11-30 15:00:00 신고

태극권은 장권(長拳)이라고 한다. 유장하고 긴 호흡으로 큰 동작을 하는 무술. 노자와 장자, 도가의 철학에 바탕을 둔 운동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구결, 정신, 철학, 개념 같은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알아야 그 깊이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그냥 형태만 따라해서는 제대로 할 수 없다. 

이 원리들은 우리 몸의 조화로운 건강을 지향하기 때문에 암을 비롯한 환우들의 회복운동, 회복철학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유연하고 깊은 호흡과 움직임은 건강을 위한 첫 걸음이다. 

그동안 이 코너에서 12단금과 테라피 타이치를 소개해 왔는데, 이제 본격적인 무술로서의 태극권에 들어갈 단계가 되었다.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대표적인 태극권 동작인 '태극권 37식'이다. 준비 이론으로 태극권 움직임의 원리가 되는 구결들을 소개한다.  (정자양가)태극권에서 정리해 사용하는 구결이다. 

태극권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 중 하나인 기침단전. 온몸의 힘을 빼고 정신을 단전에 가라앉혀 본격적인 수련을 할 수 있는 심신상태를 만든다.
태극권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 중 하나인 기침단전. 온몸의 힘을 빼고 정신을 단전에 가라앉혀 본격적인 수련을 할 수 있는 심신상태를 만든다.

▶송(鬆)= 태극권의 옛 고수들은 "매일 반드시 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송은 느슨하게 하는 것이다. 전신송개, 즉 온몸을 느슨하게 열라는 것이 태극권 운동의 기본이다. 송이 안되면 구타 당하는 자세가 나온다. 송이 되어야 유연하게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할 수 있다. 온몸의 근육과 경락을 풀어놓아야 한다. 긴장하면 안된다. 뼈가 없는 것 같다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몸을 만들어야 태극권의 많은 비술들이 실현 가능해진다. 실제로 수련할 때는 중국식 경음이 강조돼 "쏭"이라고 말하며, 거듭거듭 강조된다. 

 ▶침(沈)= 송이 완전하게 되면 침, 즉 가라앉음이 따라온다. 근육과 경락이 느슨하게 풀리면 신체에 딸린 모든 것이 따라서 가라앉는다. 몸을 가라앉히는 것이 먼저요, 기(氣)가 가라앉는 것이 보태져야 완성된다. 그렇게 되면 신(神)에 집중해 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온몸의 균형을 맞추며 기의 흐름이 왼발에서 오른손으로 연결되고, 오른발과 왼손이 연결되게 한다.
온몸의 균형을 맞추며 기의 흐름이 왼발에서 오른손으로 연결되고, 오른발과 왼손이 연결되게 한다.

▶분허실(分虛實)= 허와 실이 함께 한다. 오른손이 왼발과 서로 한가닥의 경으로 관통해야 하고, 오른발과 왼손 역시 그렇다. 만약 오른손과 왼발이 실이라면, 그때 오른발과 왼손은 허가 된다. 이를 분명히 하는 것을 '분청'이라고 한다. 명확하게 가르는 것이다. 

▶허령정경(虛靈頂勁)= 예를 들어 머리를 땋았을 때, 그 땋은 머리를 들보에 매단다면 몸 또한 땅에서 떨어져 허공에 뜰 것이다. 이같은 상태에서 온몸을 함께 빙빙 돌릴 수는 있지만, 머리부위만 숙이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허령정경은 정두현인데, 온몸을 하나로 생각해 움직이는 것이다. 하나의 연결체로 축 늘어져 있는 것과 비슷하다.

▶마전심부전(磨轉心不轉)= 마전은 허리가 도는 것이고, 심부전은 마음은 돌지 않는 것이다. 마음은 기침단전, 즉 단전에 딱 자리를 잡아야 한다(중정)는 것이다. 허리는 바퀴의 굴대와 같다. 허리를 큰 깃발로 삼는다. 마음의 명령으로 허리를 돌리게 된다는 구결이다. 

▶아불시육가자(我不是肉架子)= 태극권은 오로지 송과 영활함을 중시하는 권법으로 융통성이 없는 것을 금기시한다. 고기걸이에 걸어놓은 고기와 같다면 죽은 고기와 다름없다. 영기가 없는 움직임으로는 태극권의 정수에 이를 수 없다. 나는 죽어 걸쳐져 있는 고기가 아니다. 

▶발부도(撥不倒)= 오뚝이는 온몸이 가볍과 영활하며 그 뿌리가 발에 있다. 송과 침이 이뤄지면 오뚝이처럼 될 수 있다. 넘어지지 않는 오뚝이. 마치 기러기 털과 같은 가벼움을 터득하게 된다면, 발부도, 즉 밀어도 넘어지지 않게 된다. 

기운을 축적해 앞으로 쏘아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힘이 아니라 경을 쏘아야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이겨낼 수 있게 된다.
기운을 축적해 앞으로 쏘아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힘이 아니라 경을 쏘아야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능발경(能發勁)= 경과 힘은 다르다. 경은 근육에 말미암은 것이고, 힘은 뼈에 말미암은 것. 부드럽고 유동적이며 탄성이 있는 것이 경이고, 굳세고 고정적이고 탄성이 없는 것이 힘이다. 발경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발 다리 허리를 완전히 일치시켜야 힘이 모여 멀리 보낼 수 있고, 몸이 산란하지 않아야 명중시킬 수 있다. 경을 쏘아내는 것도 그렇게 해야 한다.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 4량의 힘으로 1000근을 튕겨내는 것을 말한다. 지극히 적은 힘으로 큰 힘을 이겨내는 것을 말한다. 내공을 쌓아 작은 힘으로 큰 경을 쏘아내는 것을 뜻하지만, 내 작은 힘으로 상대의 큰 힘을 제압할 수 있다고 응용할 수도 있다. 사량발천근은 태극권 대련에서 가장 중요한 요법 중 하나다. 

도움말=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이찬태극권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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