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행진,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을 타다

별들의 행진,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을 타다

오토카코리아 2021-01-19 10:53:55 신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금껏 만들어 왔던 모든 모델을 보존하고 있다. 그들은 마이크 더프를 초대해 그중 몇 대의 차에 태웠다.
1970년대의 C111이 1950년대의 300 SL과 2013년 SLS 블랙 시리즈를 만났다

자동차회사는 그들 역사와 공식적인 영광을 되돌려 보는 걸 즐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만큼이나 과거를 현재로 끄집어내는 데 많은 돈을 쓰는 회사는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양한 클래식 컬렉션은 이제 1300대에 이른다. 그리고 매년 그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긴 역사 동안, 수많은 레이스카, 단일 모델, 그리고 프로토타입까지 모든 모델 중 적어도 하나만큼은 꼭 저장해뒀다. 이 중 일부만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박물관에 상시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는 교육기관이나 역사를 보여주는 이벤트에 가끔 급파하며, 나머지는 장시간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세이프 하우스에 보관한다. 

메르세데스는 엄청날 정도로 다양한 자동차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메르세데스는 그들 중 몇 가지 모델을 선택해 끄집어낼 때도 있다. 최근 메르세데스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약 80마일(128km) 떨어진 임멘딩겐에 새롭게 프루빙 그라운드(자동차 성능 실험장)를 오픈하며 몇몇 언론을 초대했다. 통제된 환경 속에서 최고의 클래식 스타들을 체험해볼 기회가 주어졌는데, 기자는 운 좋게도 이 체험 역사 수업에 부름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게르만족스러운 조 편성으로 분명 일반적인 체험행사가 될 수는 없었다. 듬성듬성 엉성하게 짜인 그룹에, 각 그룹마다 10분이 채 넘지 않는 한정된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처럼 구성원이 많은 그룹은 모든 차를 다 타볼 수도 없었다. 

190E 2.5-16은 코스워스 혈통의 E-클래스 변형이었다

나는 G-클래스 4×4 중에서도 매우 점잖은 오프로딩 모델로 시작했다. 클래식 운영팀은 차량에 어떤 상처도 용납할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다음 차례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모델을 줬다. 다이내믹한 핸들링을 느껴볼 수 있는 서킷을 달렸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퍼포먼스도 체험했다. 바로 190E 2.5-16 에볼루션 II, CLK DTM, SLS 블랙 시리즈, 그리고 뉴 GT R이 주인공이다. DTM 때는 포뮬러원 노장 버나드 슈나이더, 칼 밴링거가 동석했다. 

어떤 차를 먼저 탈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해변에서 어디에다 타월을 펼칠 것인가와 같은 고민의 순간이다. 하지만 기자는 190E 모델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며, 에보가 아닌 버전의 똑같은 모델을 가졌던 적도 있다. 그리고 다른 차들과 비교하기에도 이 차가 좋을 거 같았다.

오리지널 모델은 500대 한정판으로 생산된 에보 II에서 그 가치를 이미 인정받은 공격적인 보디킷과 거대한 리어윙을 단 트랙 전용 190E DTM 레이서이다. 최근에는 일반 도로용으로 내놓은 모델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일리지가 길지 않은 클래식카에서 낮은 마일리지는 확실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사실상 일반 모델과 다를 바가 없다. 기술자들은 준비된 2.5 모델에는 보디킷과 더욱 스포티한 캠샤프트, 네 조각의 브레이크 캘리퍼, 그리고 유압 프런트 리프트가 적용돼 있다고 확인시켜줬다. 

트랙에서 더욱 괜찮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기본형 모델보다는 더 열렬하게 회전하며 더 격앙된 소리를 낸다. 하지만 급격한 각도의 코너링 중에는 눈에 띄게 기울어져 시트의 지지력이 더 필요했다. 개인적으로는 16만 마일(25만7400km)을 달린 내차보다 더욱 세련되고 급수가 더 높아 보이는 클래식카지만, 악명 높고 덜 교정된 데다 성격까지 나쁜 도그레그(dog-leg) 시프트 게트락 기어박스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았다.

CLK DTM은 2004년에 제작된 100대의 차종 중 하나로 AMG의 588마력 V8 슈퍼차저 엔진을 얹어 풀메이크업한 DTM 버전이다. 때문에 더 희귀하다. 토크 컨버터 자동 기어박스와 거대한 모터스포트 시프트 패들 조합은 이상하지만, 우렁찬 사운드와 관성의 크기는 235마력의 190E보다는 더 컸다.

옆에 탄 칼 벤링거는 GT 포뮬러원 세이프티카와의 거리 세팅에 주의하라고 했다. 소름 끼칠 정도의 파워가 스티어링으로 전달될 때까지 무슨 말인지 몰랐다. CLK의 오래된 자세제어 반응은 느리다는 것도 느지막이 알았다.

SLS 블랙 시리즈를 따라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그리고 내가 몰고 있는 GT R이 슈나이더가 몰고 있는 또 다른 GT를 따라붙었다.

1903 심플렉스는 확실히 무언가를 말하는 듯한 1986 AMG 해머보다 훨씬 무섭다

확실히 그는 느리게 행동하는 사람은 아니다. 혁신의 매력적인 경험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GT R은 그립감이 가장 좋았으며, 쉽게 원하는 속도를 뽑아냈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SLS는 더 좋은 소리를 낸다. 날카롭게 회전하며 훨씬 더 건강한 느낌의 경험이었다.

다음으로 1886년 벤츠의 특허인 모터바겐(왼쪽 참조)의 레플리카에 가까운 모델들을 탈 기회가 찾아왔다. 78마력을 내는, 이 수치에 제동 파워가 제한된 1937년 320 콤비네이션 쿠페는 얌전한 주행감이 생각 이상이다. 또한, 1903년에서 날아온 40마력짜리 심플렉스(Simplex)에서는 끔찍한 주행감도 느꼈다. 참고로 이 차는 임멘딩겐의 까다로운 도로 위에서 기록 달성에 미쳐 있는 한 남자가 몰았다. 위장막이 더덕더덕 붙어 있는 AMG 원 프로토타입 모델도 만났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가 얼마나 오랫동안 빠른 차를 만들어 왔는지를 상기시켜줬다. 

다음 그룹은 가장 덜 까다로운 ‘컨트리 로드’이다. 성능 시험장의 일부 42마일(67.2km) 길이 구간은 실제 도로를 본떠 만들었다. 주행 페이스는 얌전했다. 나처럼 메르세데스 팬에게도 적당한 흥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3단 슬러시 자동변속기와 수동형 윈도를 가진 W123 230E와 같은 녀석을 타고도 말이다. A560 SEC는 좀 더 특별해 보인다. 만약 스릴을 더 느낄 수 없었다면, 거대한 직육면체 기어박스와 결합한 매력적인 V8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쿠페 모델에 일본말로 쓰여진 경고문을 봤다. 클래식카를 사는 사람들은 종종 드라이빙 이벤트에 사용된 차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게 사용된 차가, 좋은 상태로 보관만 해온 양산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위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라인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차는 곧바로 컬렉션으로 보내진다. 마지막 생산 차는 가장 인기 높았던 엔진이 들어가며 가장 많이 팔린 색상이 선택된다. 

스포츠카 그룹의 하이라이트는 1957년 300 SL 로드스터다. 부드럽게 달려도 진심 특별하게 느껴지는 차다. 직분사 엔진은 당시 최첨단 기술이었고, 퍼포먼스보다는 믿을 수 있는 엔진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채택됐다. 그리고 가속 페달감이 매우 부드러웠다. 인체공학적이며 조향 무게감은 10년 또는 20년 뒤에 나온 차들보다도 나아 보였다. 괜찮은 이 로드스터는 이제 ‘0’이 여섯 개나 붙는 가격대(수십억 원 대)가 됐다. 

일정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쁨을 남겨뒀다. 올스타 그룹은 임멘딩겐의 2.5마일(4km)의 타원형 서킷에서 달린다. 이 트랙은 고속 주행 테스트보다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해 지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고속주행이 더 많은 편이다. 마련된 네 대의 차 중 300 SL 걸윙 모델이 있었다.

C111 모델 옆을 달리고 있었는데, 이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는 처음에 ‘실험용’으로 미드십 엔진의 차 16대를 만들었다. 대부분은 반켈 엔진을 달았지만, 여기 있는 이 차는 200마력을 내는 V8 3.5L 엔진을 얹었다. 데토마소 판테라(역주-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데토마소의 2인승 쿠페. 데토마소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레잔드로 데 토마소가 1959년 모데나에 세운 자동차회사)처럼 센터 콘솔 한쪽 귀퉁이에 붙여 놓은 라디오도 있었고, 1970년대 여러 가지 메르세데스 장비를 결합해놓은 모습이었다. 넓은 트랙에서도 그렇게 빠르게 달릴 것같이 보이지 않았고 km/h 방식 읽기도 mph 표시로 돼 있었다. 이에 비해 W124 E-클래스의 385마력 V8 버전인 AMG 300E 해머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인상적인 속도를 선사했다.

이날의 마지막 차는 독재자가 가장 좋아했던 차, 600 풀만 리무진이다. 이 차는 이전 독일 정부 때 것이다. 당시 첨단 통신 장비들을 아직도 갖추고 있다. 운전 자세는 거대한 차체 크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좁다. 운전석과 뒷좌석 간에는 대형 격벽이 설치돼 있고 퍼포먼스는 250마력 V8 6.3L 엔진에서 느긋하게 뽑아낸다. 부드러운 에어 서스펜션 기울기 각도는 매우 많이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풀만의 주행 느낌은 제법 만족스러운데다 한 번 속도를 내면 좀처럼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는 다른 어떤 제조업체보다 규모가 크고 훨씬 포괄적인 클래식 부문을 자랑한다. 고급 와인을 줄 세워 높고 뿌듯해 하는 와인 감별사처럼 부지런히 컬렉션에 차를 추가하는 이 회사는 역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기적인 투자임이 분명하지만, 이제껏 모아온 귀한 차들로 오늘 같은 하이라이트 데이를 마련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벤츠의 시작, 그리고 자동차

최초의 자동차는 단기통에 조향을 위한 조종기가 달려있을 뿐이다

메르세데스의 자동차 역사에 대한 헌신은 단지 최초여서만은 아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독일 뮌헨의 박물관에 있다. 하지만 1986년 세계 최초의 자동차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복제품들을 소량 생산했고, 나는 이들 중 하나를 운전할 기회가 있었다.

시동부터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단기통 엔진을 움직여 시동을 걸면 손가락이 눌릴 위험도 있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냉각 라인과 스티어링 휠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동차 혁신보다 앞서 있다. 냉각은 자주 교체해야 하는 물이 담긴 관을 통해 이뤄지며, 어디로 가든지 흔적을 남기는 중력식 드리퍼에 의한 윤활이 이루어진다. 엔진 속도는 흡기구 위 로터리 제한 밸브를 통해 설정한다. 운전을 위해선 약 400rpm 정도의 회전수가 필요하다.

이동은 가죽 소재의 구동 벨트가 크랭크와 접촉하도록 시트 오른쪽으로 레버를 밀어내는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된다. 엔진은 부하가 걸리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쉽사리 멈춰서진 않는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느린 속도에도 불구하고 노출된 주행 포지션으로 인한 강화된 속도감과 스티어링 입력에 대해 갑작스런 반응으로 운전자를 놀라게 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6km에 불과하지만 컬렉션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자동차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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