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집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료진이 자가 채취 기반으로 한 자궁경부암 검진에 대한 유효성 결과를 발표했다.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김문홍 박사팀은 의료기기 제조 전문업체 닥툴(DocTool)이 개발한 자가 검체 채취기(G+KitⓇ)를 이용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자가 검체 채취지, 암 여부 예측력 뛰어나
김 박사팀은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20∼65세의 여성 150명을 대상으로 자가 검체 채취기(G+KitⓇ)를 이용해 채취한 질 검체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가 검체 채취기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양성률은 의료진이 채취한 검체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경우 의료진이 채취한 검체의 양성 환자는 72명, 자가 채취한 검체의 양성 환자는 87명으로 확인됐다. 이상 세포 여부를 확인하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의 민감도 및 특이도에서는 의료진이 채취한 검체에서는 고등도세포변형(HSIL) 88%, 저등도세포변형(LSIL) 85%, 자가 채취 검체에서는 고등도세포변형(HSIL) 100%, 저등도세포변형(LSIL) 92%가 나와 자가 채취 검체의 예측력이 더 높은 것이 확인됐다.
◇검진자 스스로 손가락에 채취기 끼워 사용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결과는 암 세포 전 단계인 이형성 세포가 발견되면 세포의 염색패턴을 통해 이상 여부에 대한 등급이 매겨지고, 고등도세포변형(HSIL) 혹은 저등도세포변형(LSIL) 진단이 내려진다.
김 박사팀은 의료진이 채취한 검체가 자궁경부라는 해부학적으로 좁은 부위에서 채취되는데 비해, 자가 채취는 자궁경부 뿐 아니라 질벽과 외음부 세포도 포함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했다.
자가 검체 채취기(G+KitⓇ)는 환자가 본인의 손가락에 골무형태의 채취기를 씌우고 외음부 질 검체를 묻혀서 채취하고 부착된 끈을 이용해 이를 뒤집어서 검체를 담아내는 형식이다. 딱딱한 기구를 질 내에 삽입하는 삽입식 검체 채취기나 오랜 시간 패드를 부착해야 하는 패드식 검체 채취기 등 기존 방법에 비해 거부감을 덜하다. 무엇보다 가정에서도 손쉽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도록 개발돼 국내·외 특허를 획득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자가 채취 검체 기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법으로 병원 방문 없이도 자궁경부암 선별검사가 가능해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산부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y & Obstetrics) 2020년 12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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