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蔘)이 붙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삼은 아니다

삼(蔘)이 붙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삼은 아니다

헬스경향 2021-01-23 09:10:04 신고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보통 삼이라고 하면 인삼을 떠올린다. 그런데 인삼 이외에 삼(蔘)이란 글자가 들어간 약초 이름들이 많다. 종류도 많아 헷갈리면서 효능도 제각각이다. 다양한 삼의 종류와 효능 등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인삼(人蔘, 두릅나무과)이다. 인삼은 밭에서 키운 삼이다. 인삼이란 이름은 사람이 직접 재배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닮아서 붙여진 것이다. 인삼이 재배되기 이전부터 인삼이라고 불렸다. 동의보감 인삼 편에 보면 ‘이것은 대부분 깊은 산속에서 난다’고 했다. 인삼은 원래 재배삼이 아니라 산삼(자연삼)의 이름이었다.

중국 진한시대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신농본초경에도 인삼이 나온다. 역시 사람을 닮은 것이 좋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진한시대 역시 인삼 재배기술이 없었던 시기로 과거에는 산삼이 바로 인삼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삼 재배는 고려 때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서 고려인삼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하지만 언제부터 인삼재배가 이뤄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라면 우리나라의 인삼은 고려인삼, 중국인삼은 중국산 인삼으로 구별이 되겠다.

인삼은 형태에 따라서 이름을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말리기 전의 상태를 수삼(水蔘), 말린 것은 백삼(白蔘)이나 건삼(乾蔘), 잔뿌리는 미삼(尾蔘), 몸통이 잘리거나 상처나 난 것은 파삼(破蔘), 몸통이 여러 갈래로 나뉜 것을 난발삼(亂髮蔘)이라고 한다. 병들거나 섭취 불가능한 것은 병삼(病蔘)이라고 한다.

보통 수삼은 쉽게 썩기 때문에 옛날에는 한 번 쪄서 보관을 했다. 이것을 숙삼(熟蔘)이라고 한다. 숙삼은 홍삼의 시초로 여러 번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색이 붉게 된 것을 홍삼(紅蔘)이라고 불렀다. 수삼과 홍삼의 중간단계를 태극삼(太極蔘)이라고 한다. 열이 가해지면서 색이 변하는 과정을 갈변화라고 하는데 계속해서 찌고 말리기를 반복하면 색은 검어진다. 이것을 흑삼(黑蔘)이라고 부른다. 인삼만으로도 이름이 무척 많다.

인삼이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실제로 산속에서 캐낸 자연삼을 산삼(山蔘)이란 이름으로 불렀다. 그런데 산삼에도 종류가 있다. 자연상태의 산삼의 씨앗으로부터 발아된 것을 천종산삼이라고 하고 재배인삼의 씨앗을 동물이 섭취한 후 산에 배설해서 발아된 산삼을 지종산삼이라고 한다. 천종산삼과 지종산삼은 자연삼에 속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산삼은 바로 산양산삼이다. 산양산삼은 재배인삼의 씨앗을 사람이 직접 산에 심어서 키운 것이다. 노두가 길어서 장뇌삼(長腦蔘) 또는 장노(長蘆), 장노삼(長蘆蔘)이라고도 부른다. 참고로 몸통에서 올라와 있는 노두(蘆頭)는 뇌두(腦頭)의 원래 이름이다. 산양산삼은 재배인삼과 함께 재배삼에 속한다.
우리는 삼하면 보통 인삼을 떠올리지만 삼이라고 다 같은 삼이 아니다. 재배방식이나 형태에 따라 인삼,홍삼,수삼,장뇌삼,흑삼,태극삼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삼들이 있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인삼과 함께 오삼(五蔘)이 있다. 바로 인삼, 사삼, 단삼, 현삼, 고삼이다. 사삼(沙蔘, 초롱꽃과)은 우리말로 잔대라고 한다. 폐의 기를 보하는 효능이 있는데 열이 많은 사람의 경우 인삼 대신 사삼을 처방하기도 한다. 인삼이 폐기를 보한다면 사삼은 폐음을 보하는 작용이 있다.

다음은 단삼(丹蔘, 꿀풀과)이다. 단삼은 뿌리의 색이 붉어서 단삼이라고 했다. 단삼은 보혈하는 작용이 있어서 효능은 대표적인 보혈처방인 사물탕(四物湯)과 맞먹는다고 했다. 인삼이 기를 보한다면 단삼은 혈을 보하는 작용으로 구별된다. 이는 단삼의 색이 붉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

현삼(玄蔘, 현삼과)도 있다. 현삼 뿌리는 옅은 노란색을 띠고 있지만 자르거나 햇빛에 말리면 색이 검어져서 현삼 혹은 흑삼이라고 부른다. 현삼은 기운이 서늘해서 열독(熱毒)을 내리고 인후염에 다용하는 약재로 인삼이 폐와 췌장을 보한다면 현삼은 검은 것과 관련해서 콩팥의 기운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다음은 고삼(苦蔘, 콩과)이다. 고삼은 우리말로 너삼이라고 하는데 맛이 아주 써서 고삼이다. 같은 콩과인 황기는 맛이 달아서 단너삼이라고 한다. 고삼은 쓰고 성질이 서늘해서 주로 피부염, 피부궤양, 가려움증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염증조절 작용은 강하지만 보하는 작용은 없다. 많은 양을 복용하면 토하고 설사를 한다.

이밖에 당삼(黨蔘, 초롱꽃과)도 있다. 당삼은 만삼(蔓蔘)의 뿌리를 말한다. 따라서 당삼과 만삼은 같은 식물이다. 맛은 달고 기운이 평이한 편이다. 당삼은 폐의 음기를 보하는 작용이 강해서 사삼과 비슷한 효능이 있다. 따라서 당삼 역시 인삼이 체질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경우 대체 사용이 가능하다.

인삼과 함께 오삼에는 인삼, 사삼, 단삼, 현삼, 고삼이 있다. 인삼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

문제가 되는 명칭은 바로 봉삼(鳳蔘) 혹은 봉황삼(鳳凰蔘)이다. 항간에 백선(白鮮, 이명 백양선, 운향과)의 뿌리가 마치 봉황을 닮아서 봉삼이나 봉황삼이라고 부른다고 하면서 이것을 마치 산삼보다 효능이 좋은 귀한 약초라고도 한다. 하지만 백선은 산삼과는 전혀 무관한 약초다. 백선피는 백선의 뿌리껍질을 약으로 사용하는데 피부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효능이 있을 뿐이고 특히 목심부를 제거하지 않으면 간독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봉삼(백선)을 산삼으로 효능으로 들먹인다면 이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삼(蔘)자를 차용한 약초들을 보면 뿌리가 인삼 모양을 하고 있거나 뿌리가 굵은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인삼과 같거나 비슷한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삼이란 공통된 이름이 사용됐을지라도 그 효능들은 서로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해야한다. 너도 삼? 나도 삼? 삼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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