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ETF 보수 인하 전쟁, 실제 성과 있나

운용사 ETF 보수 인하 전쟁, 실제 성과 있나

이데일리 2021-03-08 02:00:00 신고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특정 운용사들의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후발주자들이 경쟁적인 보수 인하로 뒤흔들고 있다. 실제 타 운용사와 보수 격차가 벌어졌던 기간 동안 자금 유입도 활발히 이뤄졌다. 투자 규모가 작은 일반 투자자에겐 소수점 단위 보수 인하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지만 굴리는 금액이 큰 기관 투자자나 연금 등으로 ETF를 택한 장기 투자자로서는 1bp(0.01%포인트) 차이도 크게 와 닿기 때문이다.

주요 운용사별 ETF 규모 비교 (그래픽=문승용 기자)
사실상 무료 선언 ETF, 한달새 1000억원 쑥↑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기준 코스피200를 벤치마크로 삼는 ‘KBSTAR 200’ ETF는 지난 1월 말 대비 순자산 총액이 918억원 늘어났다. 반면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 ‘KODEX 200’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은 각각 6363억원, 3590억원 줄어들었다.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에서 여전히 ‘KODEX 200’과 ‘TIGER 200’가 앞서지만 ‘KBSTAR 200’가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공격적인 보수 인하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초 KB자산운용은 ‘KBSTAR 200’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45%에서 연 0.017%, ‘KBSTAR 200 TR’은 연 0.045%에서 연 0.012%,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BSTAR 미국나스닥100’은 연 0.07%에서 연 0.021%로 대폭 낮췄다. ‘KODEX 200’은 연 0.150%, ‘TIGER 200’은 연 0.050%로,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에서는 최저 수준이다.

보수 인하 전쟁은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시작됐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8월과 10월 ‘KINDEX 미국S&P500’와 ‘KINDEX미국나스닥100’을 상장하면서 보수를 당시 업계 최저 수준인 0.09%로 책정했다. ‘KINDEX 미국S&P500’와 같은 날 상장한 ‘TIGER 미국S&P500’는 0.30%, ‘TIGER 미국나스닥100’은 0.49%였다. ‘KINDEX 미국S&P500’은 상장일부터 10월까지 약 석달 동안 순자산 총액이 156억원 늘어났다. ‘TIGER 미국S&P500’의 21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후발주자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고, 11월 타 운용사들도 수수료 인하에 돌입하면서 해당 ETF들은 현재 총보수 0.07%로 내려왔다.

수수료 몫 뚝↓…“수익 창출원 확대 가능해”

그만큼 운용사에 돌아가는 몫은 줄었다. ‘KBSTAR 200’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투자자가 부담하는 총 비용은 연 2000원 수준이다. 이중 집합투자업자가 0.001%, 판매회사가 0.001%, 신탁업자가 0.01%, 일반사무관리회사가 0.005%를 가져간다. 펀드 규모가 10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운용사가 챙기는 수수료는 100만원에 불과하다.

양강 구도도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순자산 총액 기준 전체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50.63%)과 미래에셋자산운용(27.69%)이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1%포인트 늘어났다. 1년새 KB운용과 한투운용의 ETF 전체 순자산 총액이 대폭 늘었지만 수수료 인하가 시장 구도를 뒤흔들 만큼 강력하진 않았던 셈이다.

일각에선 ETF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저보수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면서 ETF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로 별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MP(ETF managed portfolio·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에 투자하는 패시브형 상품) 펀드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등 다른 상품의 포트폴리오로 사용해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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