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주식 책임투자 '연구 맡길 곳이 없네'

국민연금 해외주식 책임투자 '연구 맡길 곳이 없네'

이데일리 2021-03-08 03:00:00 신고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책임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연금이 해외 책임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 기관 선정에 차질을 겪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당장 하반기부터 해외 자산에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
7일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달 공고를 낸 ‘해외증권 책임투자 이행체계 구축 연구용역’은 입찰이 성립하지 않아 최근 재입찰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달 23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지만 지난 2일 재공고를 내고 오는 15일까지 다시 접수하기로 했다.

입찰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두 곳 이상의 유효한 후보가 의사를 밝혀 경쟁입찰이 돼야 하지만 조건을 만족하는 기관이 한 곳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입찰 참가의사를 밝히는 곳은 복수로 있었지만 사전심사 기준에 충족하는 곳은 한 곳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과 채권 자산 운용방식에 적합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전략을 마련하고, 현재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기업을 상대로 주주권행사의 일환인 기업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처럼 해외 투자기업 상대 기업과의 대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용역 기관으로 선정되면 해외 기관투자자의 ESG 평가 프로세스와 미주·유럽·아시아 등 주요 지역별 ESG 관련 제도 현황, 국제기구별 ESG 중점 이슈 등에 관한 조사를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책임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내용의 연구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 풀(pool)이 크지 않은 점이 입찰 차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제입찰로 진행된 이번 연구용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해외 기관이 들어오기에 책정된 예산(1억8000만원)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구용역을 맡을 만한 곳이 적다고도 할 수 있고 현재 가격으로는 인건비가 감당이 안 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며 “해외 기관 입장에선 해외 연구용역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니 수지타산이 안 맞다고 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용역 입찰은 긴급공고 형식으로 이뤄졌다. 국민연금은 공고에서 “지난 2019년 11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해외주식의 ESG 통합전략 적용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설정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연구용역을 완료할 필요가 있어 긴급공고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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