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게 경기하라"…우즈 문자 받은 디섐보 역전승

"대담하게 경기하라"…우즈 문자 받은 디섐보 역전승

이데일리 2021-03-09 00:01:11 신고

브라이슨 디섐보.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우승하려면 대담하게 경기해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차량 전복 사고 후 회복 중인 타이거 우즈에게 이 같은 응원 메시지를 받고 실제 용감한 플레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디섐보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디섐보는 단독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PGA 투어 통산 8승째를 올린 디섐보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골프로 우승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그는 골프에는 정석이 없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했고 다시 한 번 자신의 ‘특별함’을 골프계에 각인시켰다.

2017년 PGA 투어에 데뷔한 디섐보는 ‘필드 위의 과학자’ 또는 ‘괴짜’로 불려 왔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의 길이를 7번 아이언(37.5인치)에 똑같이 맞췄다. 여기에 벤 호건처럼 헌팅캡을 쓰고 퍼트를 할 때 왼쪽 팔뚝을 그립에 밀착시키고 스트로크를 하는 암록 퍼트를 하는 등 교과서적인 골프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지난해에는 근육량을 늘리면서 90kg였던 체중을 110kg까지 불리는 변화를 주며 장타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디섐보가 새로운 변화를 줄 때마다 정통파가 강세를 보이는 PGA 투어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디섐보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PGA 투어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데뷔 4년 만에 8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디섐보가 정상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였다.

나흘간 평균 드라이버 거리 321야드를 기록한 디섐보는 최종 4라운드 6번홀에서 377야드를 보내며 이번 대회 최장타 기록을 세웠다. 디섐보가 377야드를 날린 6번홀은 거대한 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홀이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은 대부분 호수를 가로지르지 않고 페어웨이 벙커가 있는 페어웨이 근처를 겨냥하고 티샷을 날렸다. 그러나 디섐보는 달랐다. 그는 3라운드와 최종 4라운드에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도전을 택했다.

결과는 완벽했다. 디섐보는 565야드로 세팅된 이날 경기에서 티샷으로만 377야드를 날렸고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챘다. 이 버디로 11언더파가 된 디섐보는 마지막 18번홀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나머지 모든 홀에서 파를 적어냈고 1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승 인터뷰에서 “마지막 날 경기를 앞두고 우즈와 문자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우승하려면 대담하게 경기해야 한다’는 파머의 말을 인용해 보내줘 그처럼 과감하게 플레이했는데 정상에 올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디섐보는 병상에서 회복 중인 우즈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를 생각해주고 있어 정말 놀랐다”며 “우즈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가 모든 걸 이겨내고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디섐보는 우승 상금으로 167만4000달러(약 18억 9000만원)를 받았으며 페덱스컵 포인트도 550점을 추가해 지난주 12위에서 11계단 상승한 1위가 됐다. 남자골프 세계랭킹도 상승했다. 평균 포인트 7.1216점을 기록한 디섐보는 6위로 올라섰다.

단독 2위에는 10언더파 278타를 작성한 웨스트우드가 자리했고 코레이 코너스(캐나다)가 8언더파 280타 단독 3위로 뒤를 이었다. 임성재(23)는 1언더파 287타 공동 21위에 이름을 올렸고 안병훈(30)은 3오버파 291타 공동 43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브라이슨 디섐보.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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