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의 맛②] 중고거래 핫플엔 ‘사기꾼’도 몰린다?

[중고의 맛②] 중고거래 핫플엔 ‘사기꾼’도 몰린다?

데일리안 2021-04-04 08:01:00 신고

온라인거래 피해 구제 신청, 최근 5년간 7만건

"시세보다 저렴한 상품·외부 링크 경계해야"

ⓒ당근마켓, 헬로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당근마켓, 헬로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 중고 가전을 대거 구매한 박모(34)씨는 흔히 말하는 ‘중고거래 마니아’다.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자신에겐 쓸모 있는 물건이 되는 것에 대한 즐거움 때문이다. 박씨는 “평소 중고 플랫폼을 통해 내 물건을 팔기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기도 했다. 주로 직거래를 이용하면서 단 한 번도 사기를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안심하고 있던 박씨는 최근 중고 거래 사기의 피해자가 됐다. 그는 “가전제품들을 각각 다른 사람을 통해 구매했는데, 건조기가 생각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이 되어있어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단 20만원 정도 가격의 건조기가 올라와 바로 거래를 위해 채팅을 보냈다. 세세한 것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판매자가 운송장까지 보내줘서 돈을 입금했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앱에 접속해보니 이미 사기 아이디로 신고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는 이제 더 이상 일부 마니아층만의 것이 아니다. 절약 소비로 여겨졌던 중고거래가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거래 방식이 됐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최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거래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행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4%가 1년 사이 중고거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2명꼴이다. 이들의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20조원 시장에 접어 든 중고 거래에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시장의 성장함과 동시에 사기와 같은 피해 사례 등 각종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금만 받고 상품을 보내지 않거나, 엉뚱한 상품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물건을 받고 대금을 보내지 않는 사례도 있다.


최근 5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온라인 거래 피해 구제 신청은 7만 건에 달하는 등 사기 피해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 개정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래 분쟁 발생 시 구매자가 판매자의 신원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입법 예고한 것이다. 판매자가 연락이 끊기거나 환불을 거부하면 플랫폼 사업자는 판매자의 실명, 주소, 전화번호 등을 피해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MBCⓒMBC

그러나 업체들은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개인에게 분쟁 해결책임을 떠넘기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당근마켓의 경우 전화번호로만 가입이 가능하게 돼 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개인정보를 플랫폼에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업체는 물론 개인 이용자들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추세에 시대를 역행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중고나라는 플랫폼 내 모니터링 전담 부서를 조직하고 월 평균 8000건의 위험 거래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고, 당근마켓도 연락처 공유를 비롯해 도용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주의 조치를 늘리고 있는 등 저마다 방법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기 수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최근 빅데이터 인텔리전스 보안 전문기업 에스투더블유랩과 손잡고 개인 간 중고 거래에서 신뢰성 강화를 위한 기술 도입을 본격화했다. 외부 경로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가입을 차단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사기 거래 유도 패턴을 인식해 차단하는 기술이다. 조직적인 사기 범죄 포착, 추적,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추진 중이다.


또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근 물건 거래뿐만 아니라 ‘같이 식사해요’ ‘소모임 멤버 구해요’ 등 취미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온다. 신원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 만남에 있어서 범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 중에 외부링크 건네고 다른 메신저로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 대부분이 피싱 링크일 가능성이 높다. 또 위험 우려가 있는 거래에서는 현금을 주고받는 것보다 각 플랫폼이 운영하는 ‘안전 페이’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면서 “최근 포털사이트의 안심페이 링크를 통한 사기수법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피싱 링크로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시세보다 현저히 저렴한 상품에 대해서는 일단 경계해야 한다. 간혹 일부 판매자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미끼인 경우가 많다. 미리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의 시세를 확인한 후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특히 어떤 상황에서든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행위는 본인이 모르는 사이 불법사이트 가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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