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4. “엄마, 나는 엄마 마음이 궁금해요”

Chapter 94. “엄마, 나는 엄마 마음이 궁금해요”

허그맘 2021-04-05 05:00:10 신고

Chapter 94. “ 엄마 , 나는 엄마 마음이 궁금해요

아침 등교 전,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낸 아이
그리고 사소한 짜증에 화를 낸 엄마
아이는 눈물을 찔끔 흘리고
학교에 갔어요.
 
학교 가던 아이가
전화를 해서 넘어졌다고 합니다.
아프겠다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대신,
어쩌다가 넘어졌냐고 물어봅니다.
아이는 엄마의 차가운 물음에 마음이 상했는지
삐딱한 말투로 됐다고 하며, 전화를 끊으라고 합니다.
예의 없는 말에 다시 화가 나서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라고
한 마디를 보태고 전화를 끊습니다.
 
그렇게 출근을 하고
하루 종일 일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며
아이의 전화를 받지 못하고 겨우 퇴근할 때가 돼서야
부재중 전화와 문자들을 확인합니다.
 
아이에게 온 부재중 전화.
2번의 영상통화와 2번의 전화.
하교 후에, 학원 끝나고 전화를 했나 봅니다.
전화를 받지 않는 엄마에게 문자를 남겼습니다.
[엄마, 죄송해요 pm 13:25]
[엄마. 아직 화나셨어요? pm 13:26]
[생각해보니까 아침에 제가 너무한 것 같아요 pm 17:15]
[엄마, 엄마 마음이 궁금해요 pm 18:01]
 
아이와 오전에 투닥거림이 있어서
출근길 기분이 엉망이긴 했지만
사실은, 일하느라 하루를 보내느라
아이와 오전의 일은 이미 저 멀리 넘어가 버린 상태였죠.
어떤 사소한 일로 아이가 짜증을 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요.
 
그런데 아니는 시간이 날 때
엄마와 있던 오전의 일을 곱씹었나 봅니다.
 
바빠도 중간에 전화 한통 해줄걸.
문자로 한번 사랑한다고 말해줄 걸.
후회가 됩니다.

아니, 그 전에 먼저
아침에 아이가 사소한 짜증을 낼 때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좀 더 이해해줄 걸.
아이의 퉁명스럽고 삐딱한 말투에 그렇게 차갑게 말하지는 말 걸.
좀 더 어른스럽게 아이를 대할 걸.
후회가 됩니다.
 

엄마, 엄마 마음이 궁금해요

라는 말을 하는 아이에게
무어라고 말해줘야 할까요.
한참을 머뭇거리다
문자를 보냅니다.
 
[, 엄마가 문자를 이제 확인했어]
[엄마는 우리 딸을 많이 사랑해]
이렇게 문자를 보내자
곧 아이에게 전화가 다시 옵니다.
 
엄마 일 끝났어요?
언제 도착해요?
나는 지금 아이스크림 먹고 있어요
조잘 조잘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의 재잘거림이 반갑습니다.
 
(그림 하나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부모인 우리는
아이와 어떤 일이 있던지 간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아이를 너무 믿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아이와의 사소한 일들이
아이에게도 별 일 아니게 넘어갈 거라고요.
아침에 인사를 잘하고 갔으니까
별 생각 없이 웃고 놀고 있으니까
분명 엄마에게 혼났던 일, 엄마의 차가운 태도나 행동을
모두 잊어버렸다고 말이죠.
 
어쩌면 아이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부모의 감정을 살필지도 모릅니다.
부모의 감정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도
기분이 좋은지 아닌지
혹이 나 때문에 엄마기 기분이 안좋은 건 아닌지
우리가 모르는 새에
아이는 우리의 표정을 살피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늘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 거 아닐까요.
화내고 난 후에 더 알아들을 수 있게 친절히 설명해줄 걸
타박하고 나서 왜 그랬는지 한 번 물어볼 걸
한숨 쉬기 전에 마음 한번 알아채 줄 걸
 
부모도 사람인지라
늘 현명하고 늘 멋지게 부모역할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그래서 오늘의 나의 후회가 나쁜 엄마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후회되는 나의 행동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 그럴 수도 있지 라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 날입니다.
 
그러기에는
엄마 마음을 궁금해 하며 마음 쓰는
아이의 넓은 마음이 저를 작게 만들거든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 실수 속에서 아이에게 후회 될 말과 행동은
하나씩만이라도 덜 할 수 있도록
오늘은 깊은 반성을 해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까
내 아이가 나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것처럼
나도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 하며
아침을 맞아볼까 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아마도 이런 반성과 성장을 반복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밤도 반성하고 주무시는 부모님들을 응원하며
내일은 좀 더 성장한 부모가 되길 같이 힘내 봅니다.

부모 i 추천 포스트입니다.

'아동상담사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최혜진 선생님은
까다로운 기질의 민감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누구보다 엄마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놀이심리상담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심리재활학과 놀이치료 전공 박사과정,
놀이치료사 1급, <<하루 5분 육아 기술>> 공저.

Copyright ⓒ 허그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