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레라 : 한국의 중년은 자신을 챙길 줄 모른다.

나빌레라 : 한국의 중년은 자신을 챙길 줄 모른다.

비전비엔피 2021-04-07 11:47:27 신고

며칠 전 tvN 월화 드라마 <나빌레라>를 보면서 몇 번이나 울컥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울컥한 게 저뿐만은 아니더라구요.
아마도 한국의 부모님은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 공식처럼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할아버지를 응원하는 한편, 좋아하는 취미 하나 없이 가족만 생각하는 엄마가 떠올라서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바라는 게 가족의 건강과 성공보다 자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떠오르는 날이었죠.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 4화

"아부지, 엄마랑 그냥 등산이나 다니세요.
 갑자기 웬 발레, 난 아부지가 발레를 좋아하는지도 몰랐는데."

어렸을 때 발레가 유일한 관심이었던 할아버지. 가족을 위해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자녀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친구의 죽음을 겪을 때쯤에야 발레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그런 할아버지(박인환)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 4화

성산: 아버지, 정말 왜 이러세요!
할아버지: 성산아... 그게... 마지막으로 그냥 한 번 입어 본 거야.
성산: 마지막이요? 그 말을 믿으라구요? 내가 싫다고 했잖아요!
        내가 진짜 이런 말 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아버지 난 뭐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산 줄 아세요?
        내가 동생들 때문에 포기한 게 얼마나 많은데, 그뿐이에요? 아부지 때문에 제가 뭘 그만둬야 했는지          아세요? 왜 제가 8살 때부터 집에 돈이 없다는 걸 걱정해야 했는데요. 

<나빌레라> 4화는 전반적인 한국의 중년부터 노년들의 삶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희생으로 지금 가족이 잘 살고 있지만, 부모도 자식도 그 시절에 대한 부채감이 쌓여있고, 살아온 시대와 환경이 다른 비교적 젊은 세대들은 가족들의 희생과 간섭에 부딪히고 있었죠.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 4화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그 아들 성산이도 포기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중년을 거친 사람들과 지금 중년인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보다 가족을 우선하며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삶을 살았겠죠.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중년은 그 속에서 쓸쓸하고 허전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유인경 작가는 이러한 모습들 속에서 한국의 중년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을 챙길 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자식과 남편, 부모를 챙기다가 나이 들어 초라한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유인경 작가님은 중년부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연습을 하라고 말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삶을 살기 위해 해야 할 4가지를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 말고, 자신을 가장 먼저 사랑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4가지.

하나, 나에게 가장 잘해 주기
이제 식탁에서 생선구이를 먹을 때도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부터 선점하세요. 그래야 가족들도 좋은 것은 엄마부터란 인식을 하게 됩니다.”

한국의 중년 여성들은 자신을 챙길 줄 모른다. 싱글 땐 자기밖에 모르던 여자도 결혼하고 가정이 생기면 공식처럼 자신은 뒷전이다. 자식과 남편 먼저, 부모와 형제 먼저 챙기다 보면 나이 들어 초라한 자신만 남는다. 그래서 저자는 중년부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것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걸 사보는 연습을 시작하라고. 꼭 돈을 많이 들이란 것도 아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아이크림을 아낌없이 발가락에 바른다거나, 향기 좋은 샤워 젤로 샤워해도 좋다. 그렇게 내가 나를 어루만지고 사랑해 주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 저자는 초라한 인생을 반짝반짝 빛내기 위해 이제라도 가족에 대한 지나친 관심일랑 뺄셈하고, 자신을 위해서는 무조건 덧셈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익히라고 말한다.

,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기
 화려한 꽃만 쫓느라 정작 열매 없이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 최후에 웃는 자가 되자고요. 꽃이 졌다고 슬퍼하는 하수가 되지 말아요. 꽃보다 열매랍니다.”
 
저자는 노년이 온갖 오해와 억울함을 안고 사는 시기라고 말한다. 노년은 병약하고, 아무 희망이 없고, 불쌍하다는 편견 때문이다. 실제로 중년 때는 노년이 되면 모든 것이 목석같고 무덤덤해질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그런데 몸과 마음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노년은 다르게 펼쳐진다. 그러니 노년에 대해 너무 이른 실망과 두려움을 안은 채로 인생을 선행 학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노년 역시 하나의 삶의 단계일 뿐, 그 나이에 찾아오는 마땅한 즐거움과 활력이 있고, 무엇보다 나이에는 실질적인 힘이 있다고 장담한다. 인생을 조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젊음을 부러워하지 않으며, 현재를 긍정하는 여유와 혜안이 노년에 있다는 거다. 인생의 재미와 의미는 누가 선물하는 것도, 알아서 굴러오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찾고 발견해내는 거다.

, 돌봄 신화에서 벗어나기
 나는 이제 엄마들이 조금 더 뻔뻔하고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00점짜리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던지는 엄마가 아닙니다.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듯 자녀와 자신이 균형 있게 발전하고 성장해야 좋은 엄마이지 않을까요?”
 
일과 가정을 모두 돌봐야 하는 워킹맘은 둘 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함을 자책한다. 그러나 저자는 워킹맘들이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남편과 자녀에게 자신의 부재를 미안해하지 말고, 오히려 가족들 스스로 독립성과 기초 생활을 익히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여기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가족을 믿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가족들이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것,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걸 믿어야 죄책감이 사라진다. 빨래나 설거지가 며칠 밀린들 집안이 폐허가 되지 않고, 배달 음식으로도 얼마든지 건강한 식사가 가능하며, 꼭 내가 아니어도 가족을 돌봐줄 사람은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것. 언제나 인내와 감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감당 못할 헌신은 호구 노릇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 혼자서도 행복하기
 중년기의 내가, 이것저것 너무 많은 음식 앞에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허둥대던 뷔페식당 같았다면, 오십 이후의 나는 단출한 한두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전문식당 같아요. 딱 맞는 내 스타일, 내 입맛을 찾은 듯 망설임 없이 메뉴를 선택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깁니다.”
 
저자는 중년이 되어서야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 다른 의견도 수용하는 유연성이 생긴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꾸민 내가 아닌 진짜 나의 성격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시기라서 무엇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 왜 자신을 더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지를 알고 실천하는 나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때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좋아하는 일을 찾고,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경제력도 키우고, 가족이 곁에 없어도 같이 잘 늙어갈 친구들을 많이 만들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때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중년이 되어서도 반짝반짝 빛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내용은 유인경 작가의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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